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朴, 영동대로 지하개발 속도낼것…"아직도 설계중이냐" 간부 질책
입력 2019-02-10 18:14  | 수정 2019-02-10 20:14
10일 서울 동대문구 서울바이오허브 건물 옥상에서 박원순 서울시장(앞줄 왼쪽 넷째)이 김정욱 매일경제 편집국장(앞줄 왼쪽 셋째)에게 바이오허브 육성 방안을 설명하고 있다. 서울시는 2021년까지 서울바이오허브 내 4개동을 조성할 방침이다. [김재훈 기자]
◆ 서울시-매경 그룹인터뷰 ◆
"영동대로 지하 복합개발은 제 임기 중에 꼭 보고 싶습니다."
박원순 서울시장이 10일 매일경제신문 편집국과 그룹인터뷰를 하면서 서울의 도시 경쟁력 강화와 관련해 "영동대로 지하 복합개발을 최대한 서두르고 있다"고 강조했다. 박 시장은 "건축주나 기업은 숨이 넘어가는데 행정기관이 인허가를 하나 끝내고 그다음 절차로 넘어가고 하는 식이어서는 사업이 되지 않는다"면서 "사업 기간을 줄일 수 있는 '패스트트랙'을 만들어 오는 5월 기본설계가 마무리되고 나면 입찰을 통해 곧바로 시공사를 선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통상적인 사업은 밑그림인 기본설계는 물론 실제 공사에 적용되는 실시설계까지 마무리한 뒤 시공사를 선정하도록 돼 있지만, 패스트트랙이 적용되면 기본설계만 끝내고 시공사를 선정해 시공사가 실시설계를 해가면서 동시에 공사를 진행할 수 있다.
2017년 서울시가 발표한 영동대로 지하 복합개발 사업은 총사업비 1조3000억원의 대규모 개발사업이다. 도로 하부에 5개 광역·지역철도를 탈 수 있는 통합 역사와 버스 환승 정류장, 공공·상업시설을 갖춘 광역복합환승센터를 조성하는 프로젝트다. 시는 최초 사업계획 발표 당시 2023년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박 시장은 이날 서울시 담당 간부에게 "도대체 (설계안 공모작이) 당선된 지가 언제인데 아직도 기본설계 중이냐"고 질책성 발언까지 이어가며 조속한 추진을 강조했다. 이처럼 영동대로 지하 복합개발을 서두르는 이유는 서울의 MICE(회의 관광 컨벤션 전시·마이스) 산업 도시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서다.

그는 "제가 취임한 이후 서울시는 21세기 가장 중요한 미래 먹거리가 마이스·엔터테인먼트 산업이라고 보고 지속적으로 투자를 해왔다"면서 "특히 공간적으로 마이스 인프라스트럭처를 대폭 확대해야겠다고 생각해 추진한 것이 영동대로 및 잠실 일대 국제교류복합지구 사업"이라고 말했다.
박 시장은 "삼성동 글로벌비즈니스센터(GBC) 건립과 잠실운동장 일대 및 영동대로 지하 복합개발이 예정대로 이뤄지면 현재 코엑스의 3배가 넘는 전시·컨벤션 공간이 생긴다"면서 "서울은 전 세계 마이스 산업 분야에서 압도적 1위를 수십 년간 이어갈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대치동 서울무역전시컨벤션센터(SETEC·세텍) 확대 개발 예정 용지였던 동부도로사업소 용지가 작년 말 서울시가 발표한 공공주택 택지로 바뀐 데 대해 "서울역 북부 역세권 개발이나 마곡 등에도 전시·컨벤션 시설이 들어가기 때문에 그런 것들이 어우러지면 마이스 산업 세계 1위는 지켜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박 시장은 "서울이 마이스 산업의 메카가 되기 위해서는 매경 세계지식포럼 같은 훌륭한 컨벤션을 개최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 서울에서 1년에 530개 정도의 다양한 국제 행사가 열리고 있는데, 종로에 있는 서울글로벌센터가 이와 같은 해외 행사·기관을 유치하는 데 주요한 역할을 했다"면서 "제2글로벌센터를 만드는 방안도 추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박 시장은 이번 인터뷰에서 재건축 추진 단지 주민 등 서울시민 반발이 거센 아파트 35층 층수 규제에 대해 전향적으로 재검토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35층 층수 규제는 2014년 수립된 '2030 서울도시기본계획'에 담겨 있다. 그는 "층수 규제는 제 견해라기보다 2030 서울플랜이라는 게 2년 동안 시민 등 다양한 논의 과정을 거쳐서 만든 것"이라며 "이 계획은 5년마다 새롭게 재정비하는 것으로 현재 2040 서울플랜을 다시 만들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35층 규제에 대해 많은 반론이 제기됐기 때문에 그런 내용을 새로운 플랜에 담아낼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지난해 분양된) 용산4구역은 40층 이상을 허용하는 대신 광장을 만들도록 했다"면서 35층 규제를 획일적으로 밀어붙이는 것은 아니라고 말했다.
박 시장은 여의도·용산 통합개발계획(마스터플랜) 발표에 대해서는 시장 상황을 좀 더 봐가면서 시기를 결정하겠다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 그는 "서울 부동산 가격이 최근 안정기에 들어서긴 했지만 아직 유보 결정을 바꿀 수 있는 단계는 아니라고 생각한다"면서 "상황을 좀 더 지켜보면서 판단하겠다"고 말했다. 박 시장은 민선 세 번째 임기 개시 직후인 지난해 7월 10일 싱가포르에서 한 '여의도 통개발' 발언 이후 서울 집값이 급등하자 8월 26일 "시장이 안정될 때까지 여의도·용산 마스터플랜 발표를 무기한 보류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최재원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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