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대학 신입생 OT 풍속도 바뀐다…"음주 강요·군기 잡기 사라져"
입력 2019-02-10 07:53  | 수정 2019-02-17 08:05

지나친 음주, 불필요한 군기 잡기 등 부작용을 양산했던 대학 신입생 사전교육(오리엔테이션·OT) 풍속도가 확 바뀌었습니다.

대학마다 안전사고 등을 우려해 '당일치기'로 행사를 축소하는 가운데 일부에서는 아예 단과·학과별 행사를 폐지하기도 했습니다.

10일 광주 대학가에 따르면 전남대는 이달 중하순 단과대별로 신입생 OT를 합니다.

전남 장성에 있는 대학 수련원에서 1박 2일 행사를 하는 간호대 등 일부를 뺀 대다수는 강당 등 교내 시설에서 신입생들에게 대학 생활을 안내하기로 했습니다.


단과대 행사 뒤에 과별 모임을 별도로 하는 방식으로 하루에 모든 일정을 마칩니다.

조선대도 전남 나주에서 1박 2일 행사를 하는 미술대, 전북 남원에서 2박 3일 행사를 하는 사회과학대 등을 제외하고는 당일치기 교내 행사가 대세를 이룹니다.

합숙 행사를 계획한 한 학과에서는 학생 대표가 개인별 불참 사유 등을 공개하면서 학생들의 참여를 종용해 반발을 사기도 했습니다.

참여를 강요하고, 불참을 성토하는 SNS 단체 대화 내용을 캡처한 사진이 인터넷 커뮤니티에 오르면서 비난이 고조되자 단과대 학생회장은 사과문까지 올렸습니다.

다른 대학들도 교내 행사를 권장하는 추세입니다.

호남대는 단과대나 학과 차원의 OT를 폐지하고 2017년부터 입학식 당일에 문화 행사와 함께 대학 생활을 안내하는 '알짜 스쿨' 행사를 마련했습니다.

한 대학 관계자는 "2014년 2월 경주 마우나 리조트 체육관 붕괴 사고 후 달라진 OT 문화가 자리를 잡아가는 것 같다"며 "과거에는 대학 생활 적응을 위해 학부모가 나서 합숙 형식의 신입생 환영 행사에 자녀를 참여하게도 했지만, 최근에는 참가비조차 아까워할 정도로 인식이 바뀌었다"고 학내 분위기를 전했습니다.

각 대학본부는 교외에서 이뤄지는 OT에 관계자들을 동행시키고 행사 전에는 학생회 등을 상대로 안전·소방 교육을 하기도 합니다.

안전사고뿐 아니라 음주를 강요하는 행위나 선후배 간 폭행·성폭력 등이 없도록 하고 회계 관련 부정을 막으려고 집행비를 공개하도록 하는 등 주문도 강화했습니다.

교육부도 경희대, 한국외대, 웅지세무대, 숭의여대 등 대학 밖 오리엔테이션 참여 학생 수가 200명 이상인 대학들을 대상으로 OT 현장 안전점검을 하고 있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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