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김주하의 2월 8일 뉴스초점-'기름값 인하' 인색한 주유소
입력 2019-02-08 20:07  | 수정 2019-02-08 20:39
'원래 비싸서 안 간다.', '직원이 아니고서야 가는 사람이 바보다.'

에너지·석유시장 감시단의 정유사별 기름값 조사 결과를 두고 네티즌들이 한 말입니다. 비싸서 안 간다는 이곳은 바로 'SK주유소'입니다.

지난해 11월 정부는 국제유가 상승으로 인한 국민들의 부담을 덜기 위해 기름값에 붙는 세금을 6개월 동안 15% 내리기로 했습니다. 주유소별로 시차가 있긴 했지만, 소비자들이 느낄 정도로 가격이 내려가긴 했지요.

에너지 석유시장 감시단이 유류세 인하 직전인 지난해 11월 5일과 이달 5일의 휘발유 판매가를 비교해보니, 서울 지역 주유소의 71%가 국제 휘발유 가격 하락분과 유류세 인하분을 합한 리터당 302.6원 이상 가격을 낮췄습니다.

전국적으로도 90% 이상의 주유소가 가격을 내렸는데, 현대오일뱅크가 95%, 에쓰오일이 94%, GS칼텍스가 93% 동참을 했지요.

그런데, 정유 4사 중 시장 점유율이 가장 높은 SK에너지만 쏙 빠졌습니다. 서울 지역 SK주유소 중 41%, 그러니까 5곳 중 2곳은 유류세 인하분보다 기름값을 덜 내린 겁니다. 전국적으로도 정유 4사 중 유일하게 90%가 안 됩니다.

타사에 비해 직영점 비율이 적다 보니 각 주유소에서 정하는 가격을 본사에서 일괄적으로 통제할 수 없는 데다, 임대료 비싸기로 유명한 강남에 유독 많다 보니 가격을 내리기 힘들었다는 게 이유입니다만, 다른 기업들이라고 사정이 크게 달랐을까요.

더구나 기름값의 60%를 차지하는 유류세를 15%나 낮췄는데도 가격을 내리지 않은 건 그만큼 마진을 더 늘렸다는 거로밖에 볼 수 없으니, 당장 '세금 횡령'이라는 비판이 쏟아지는 겁니다.


2017년 8월 15일 0시, 수도권에 있는 SK주유소는, 기름값을 리터당 40원 안팎으로 급격히, 그것도 기습적으로 올렸습니다. 이전 달의 유가 인상분을 반영하지 못해 부득이하게 올렸다고 했는데, 인상 전에도 정유 4사 중 기름을 가장 비싸게 팔고 있었지요. 이러니, 'SK주유소에 가면 바보'라고들 했나 봅니다.

소비자 없인 기업이 존재할 수 없죠. 이미 많은 소비자들이 SK주유소를 외면하고 있으니, 이를 어쩌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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