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美中 무역협상 삐걱대자…국내증시 다시 `살얼음판`
입력 2019-02-08 17:43 
무역협상이 난항을 겪자 다시 한국 주식시장에 대한 불안감이 고개를 들었다. 연초 이후 한국 증시에 유입됐던 외국인 자금이 미·중 관계에 대한 우려로 빠져나가며 코스피가 하락했다. 외국인이 유가증권시장에서 순매도를 보인 것은 9거래일 만이다.
8일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26.37포인트(1.20%) 하락한 2177.05로 거래를 마쳤다. 지난달 30일 2200선을 돌파한 이후 4거래일 만에 다시 2100선으로 내려앉았다. 1월 이후 순매수세를 유지해왔던 외국인이 대거 '팔자'에 나서며 지수를 끌어내렸다. 외국인은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약 2774억원의 순매도를 기록했다. 낙관적으로 진행되는 것처럼 보였던 미·중 협상에서 잇따라 불협화음이 터져나오며 시장 불안감이 커졌다. 7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달 중으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의 정상회담을 진행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어 래리 커들로 백악관 국가경제위원장 역시 협상 타결까지는 갈 길이 멀다는 뜻을 밝혔다. 미·중 무역협상 진척은 연초 이후 코스피를 끌어올렸던 원인으로 꼽혀 왔다. 미 연준이 금리 인상을 멈춘 데 이어 무역협상도 진행되며 한국 시장에 글로벌 펀드 자금의 유입이 이어졌다. 그러나 또다시 협상이 난항을 겪고 있다는 신호가 나온 것이다.
정연우 대신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그동안 한국 증시가 싸다는 점이 많이 강조돼 왔다. 그러나 1월 상승세 이후 그러한 장점이 많이 희석됐다"며 "미·중 무역협상 관련 불확실성이 나타나자 외국인들이 차익 실현에 나선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특히 연초 이후 큰 상승폭을 보였던 반도체 종목에서 하락세가 두드러졌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가는 이날 각각 전 거래일 대비 3.03%와 4.17% 떨어진 4만4800원과 7만3500원으로 마감했다.
김학균 신영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미·중 정상회담 취소와 부정적인 발언이 오늘 하락세를 촉발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상승세 때 외국인 패시브펀드 자금이 한국에 많이 유입됐다. 시가총액 비중이 큰 반도체주가 많이 떨어진 이유"라고 덧붙였다. 펀더멘털에 대한 부담이 남아 있는 상황에서 주가가 급격히 오른 점도 반도체주 주가가 큰 폭 하락한 원인으로 꼽힌다. 10주 전까지 시장에서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올해 각각 60조원과 20조원을 넘는 영업이익을 거둘 것으로 전망했다.
[정희영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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