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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운 마음 꾹꾹 눌러 담은 ‘시인 할매’ [M+무비골라주]
입력 2019-02-08 09:44 
‘시인 할매’ 사진=㈜스톰픽쳐스코리아
영화는 보고 싶은데 입맛에 딱 맞는 작품이 없다고요? 보고 싶은 영화에 마땅한 정보가 없다고요? 그래서 준비했습니다. 상업 영화 외에도 최신 개봉한 다양한 장르의 영화를 ‘골라주는 코너로, 예비관객들의 영화를 향한 호기심을 살살 긁어내고자 합니다. <편집자주>

[MBN스타 김솔지 기자]

제목 : 시인 할매

감독 : 이종은

출연 : 김막동, 김점순, 박점례, 안기임, 윤금순, 양양금, 최영자, 김선자

등급 : 전체 관람가

상영시간 : 86분

개봉 : 2019년 2월 5일

◇ 시인 할매

‘시인할매는 인생의 사계절을 지나며 삶의 모진 풍파를 견뎌낸 시인 할매들이 이 세상 가장 아름다운 운율을 완성시켜나가는 과정을 담은 시(詩)확행 무공해 힐링 무비다.

홍보대사로 나선 소녀시대 수영이 내레이션을 맡았으며, 제10회 DMZ국제다큐영화제를 통해 공개된 후 뜨거운 호평을 이끌어냈다.

‘시인 할매 사진=㈜스톰픽쳐스코리아


◇ 서툰 솜씨로 한자 한자

평균연령 80세, 전쟁과 가난 혹은 여자라는 이유로 학교 문턱에도 가보지 못한 채 평생을 까막눈으로 살아야 했던 할머니들이 작은 마을 도서관에 모여 한글을 배운다. 도서관장 김선자 씨는 2009년부터 할머니들에게 직접 한글을 가르쳤다. 할머니들의 시와 그림을 모아 책을 발간하기도 했다.

글씨도 삐뚤빼뚤하고 맞춤법도 엉망이지만, 주름진 손으로 서툴게 한자 한자 써내려간 시에는 할머니들의 인생이 담겨 있었다. 고단한 시집살이와 오직 가족만이 전부였던 삶, 모진 세월을 견뎌내고 나서야 글을 배운 할매들. 이름 석 자를 쓰고 난 후엔 자식과 부모를 향한 그리움을 덤덤히 읊었다.

◇ 잘 견뎠다.”

영화는 파도처럼 잔잔하게 밀려와 마음을 일렁이게 한다. 지나온 세월을 돌아보며 ‘잘 살았다, ‘잘 견뎠다고 말 하는 시 구절은 일상에 지친 이들에게 작은 위로를 안긴다. 벌로(그냥) 살아온 삶을 벌로(그냥) 쓴 시라고 하지만 투박하게 쓰인 시에 담긴 할머니들의 솔직한 진심은 뭉클함을 자아낸다.

할머니들이 정성들여 선사하는 순수한 문장들은 아름다운 운율을 만들어내며 보는 이들의 감성을 자극한다. 뿐만 아니라 어머니의 무한한 헌신과 사랑을 떠올리게 해 보는 내내 눈물샘을 자극한다. 김솔지 기자 solji@mkcultur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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