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단독][공무원 연수②] 교육 자료가 보고서 둔갑?…본문 '판박이'
입력 2019-02-07 19:41  | 수정 2019-02-07 21:00
【 앵커멘트 】
문제는 이곳뿐만이 아닙니다.
공무원들은 국외 연수를 다녀오면 결과보고서를 소속 지방자치단체에 제출합니다.
국민의 세금이 들어가기 때문에 그만큼 충실하게 작성돼야겠지만, 현실은 다른 사람 보고서를 베껴 제출하는 데 급급한 수준입니다.
이어서 김순철 기자가 단독 보도합니다.


【 기자 】
지난 2017년 6월, 전국 15개 지자체 소속 공무원 40여 명은 3박 4일 일정으로 일본에 다녀왔습니다.

이들은 한 사단법인의 교육기관이 주관한 국외연수차 농장 등을 방문했습니다.

MBN 취재진은 광주와 공주 등 9개 지자체의 연수 결과 보고서를 입수했습니다.


그런데 방문지의 현황이나 특징을 다룬 본문이 거의 같은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오야마의 특산품은 밤과 매실이다'로 시작된 문단은 판박이 수준입니다.

파일을 그대로 붙여놓은 듯한 표도 공통으로 발견됩니다.

▶ 인터뷰 : A 지자체 관계자
- "현장에서 볼 수 있는 건 봤고못 보는 건 보조 자료도 참고해서 작성을 했어요."

심지어 주관적인 생각이 담겨야 할 연수 후기마저 같은 지자체들도 있었습니다.

▶ 인터뷰 : B 지자체 관계자
- "'개별적으로 의견(연수 후기)이 나왔으면 좋았겠다' 하는 부분에 대해서는 미흡하다고 생각 되고요."

보고서의 출처를 따라가 보니 교육 기관에서 배포한 자료와 거의 같았습니다.

교육 자료가 정책에 반영될 수도 있는 보고서로 둔갑한 셈입니다.

▶ 인터뷰 : 교육기관 관계자
- "연수 중에 배포한 것이고 자료집 성격으로 교육 취지로 나눠 드렸던 것이고요."

한 참가자는 당시 단체 SNS 채팅방에서 보고서를 서로 주고받은 이들이 있었다고 털어놓기도 했습니다.

당시 연수 비용은 1인당 170만 원으로 대부분 소속 지자체에서 부담했지만, 사후 관리는 부실하기만 합니다.

MBN뉴스 김순철입니다. [liberty@mbn.co.kr]

영상취재 : 김 원 기자
영상편집 : 양성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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