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설 앞두고 '쓸쓸한 죽음'…"기술로 40년 버텼지만 이제는 막막"
입력 2019-02-04 19:30  | 수정 2019-02-04 20:40
【 앵커멘트 】
한때 서울 종로와 명동 일대는 맞춤 양복점으로 유명했습니다.
이제는 양복점을 찾기도 쉽지가 않은데요.
이렇게 양복점이 사라져가면서 30~40년간 양복점에서 일감을 받아왔던 양복 장인들도 점차 설 자리를 잃어가고 있습니다.
정수정 기자입니다.


【 기자 】
서울 종로의 뒷골목입니다.

간판도 없는 건물 6층에는 미싱 돌아가는 소리가 먼저 들립니다.

지난달 28일, 이곳에서는 양복점에서 일감을 받아와 일하던 60대 남성이 쓰러진 채 발견됐습니다.


구급대가 출동했을 때는 이미 늦은 상황, 주변에서는 지병에 생활고까지 겹쳐 월세내기도 빠듯한 상황이었다고 말합니다.

"안 좋을 때는 (월세를) 밀리고, 일감이 많으면 더 들어오고 일감이 적으면 적게 들어오니까…."

종로 일대에 남아있는 양복점 도급공장이 점차 설자리를 잃어가고 있습니다.

공장이라고는 하지만 혼자 일하는 곳이 많고 일감을 받는 만큼 돈을 버는 구조인데 최근에는 한 달에 1백만 원도 손에 쥐기 어려운 곳이 많습니다.

▶ 인터뷰 : 이재명 / 맞춤 양복 도급업
- "사람들이 거의 떠났으니까 남아 있는 사람들이 주문 들어오는 그걸로…."

대부분 60~70대로 젊은 시절에 기술을 배운 베테랑들.

하지만 양복점과 근로계약을 맺은 것도 아니라 일감이 없으면 바로 생계에 타격을 입습니다.

▶ 인터뷰 : 양복 도급업 35년 경력
- "월급쟁이가 없고 다 객공이에요. 한 만큼 가져가니까 일이 없으면…."

"통계를 낼 수가 없어. 안면으로…. (근로계약) 없고. 서로 잘 알잖아. 일해달라고 하면 하고. 딴 데도 다 마찬가지야."

이제는 새로 일을 배우려는 젊은 사람들도 유입되지 않는 퇴락한 시장이 돼버린 맞춤 양복업계의 쓸쓸한 단면입니다.

MBN뉴스 정수정입니다. [ suall@mbn.co.kr ]

영상취재 : 문진웅 기자
영상편집 : 김혜영
MBN APP 다운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