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추위에 굶주림에…멸종위기종들의 힘겨운 겨울나기
입력 2019-01-31 19:30  | 수정 2019-02-04 20:50
【 앵커멘트 】
무분별한 개발로 자연 생태계가 변하다 보니 야생동물들의 겨울나기가 쉽지 않습니다.
추운 겨울이면 먹이 찾기가 더 어려워져 멸종위기종들의 목숨이 위협받고 있습니다.
김영현 기자가 현장 취재했습니다.


【 기자 】
하천 풀숲에 멸종위기종인 큰 고니가 몸을 숨겼습니다.

구조대원들의 포위망을 뚫고 이리저리 도망칩니다.

겨울철 먹이를 찾아헤매다 도심 하천까지 날아들었는데, 이미 기력을 잃은 상태입니다.

▶ 인터뷰 : 김신환 / 충남 서산시
- "소리를 치고 날려보려고 했더니 안 날아서 뭔가 이상이 있다. (어느 날도) 한 마리가 또 굶어서 탈진해…."

▶ 스탠딩 : 김영현 / 기자
- "인근 바닷가에서는 낚시꾼들이 버린 낚싯줄이나 낚싯바늘에 걸린 새들이 종종 발견되기도 합니다."

멸종위기종인 수리부엉이는낚싯줄에 다리가 감겨 깊은 상처를 입었습니다.


괭이갈매기는 몸속에서 낚싯바늘이 발견돼 수술을 했지만 끝내 죽었습니다.

도심에서도 피해가 심각합니다.

밭에 설치된 폐그물에 새매가 걸리는가 하면, 너구리는 사람들이 버린 음료수병에 머리가 끼였다가 겨우 구조됐습니다.

들녘에서는 날개를 접고 웅크리고 있던 독수리가 발견됐습니다.

▶ 인터뷰 : 김봉균 / 충남야생동물구조센터 재활관리사
- "농약이 묻은 볍씨와 같은 것을 기러기류가 먹게 되면 폐사에 이르게 되고, (독수리가) 사체를 먹음으로써 연쇄적으로…."

해마다 겨울철에 충남에서만 구조되는 야생동물은 400마리.

추운 겨울 오랜 시간 발견되지 못하면 죽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 인터뷰 : 김성중 / 대전충남녹색연합 팀장
- "도시개발계획 과정상 산림 녹지가 많이 줄어들기 때문이라고 보이는데요. 다양한 먹이 공급 계획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해마다 바뀌는 자연 생태계에 매서운 추위까지 야생동물들이 혹독한 겨울을 보내고 있습니다.

MBN뉴스 김영현입니다. [ yhkim@mbn.co.kr ]

영상취재 : 박인학 기자
영상편집 : 김혜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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