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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주-김범수-방준혁, 인수전서 만난 `게임 1세대`
입력 2019-01-31 17:28  | 수정 2019-01-31 20:10
◆ 레이더M ◆
넥슨 매각에 나선 김정주 NXC 회장은 넥슨 인수에 나선 김범수 카카오 의장, 방준혁 넷마블 의장과 더불어 국내 게임 시장 초석을 다졌다는 공통점을 지니고 있다. 특히 모바일 메신저 카카오톡을 개발한 김범수 의장과 모바일 게임사 넷마블을 창업한 방준혁 의장은 모두 '모바일 시대' 리더다. 태동하는 모바일 시장을 일찌감치 발견하고 모바일 서비스를 준비해 정보기술(IT) 업계 강자가 됐다. 모바일 리더인 이들은 PC 온라인게임 시대를 풍미한 넥슨 인수로 재도약을 노린다.
김정주 회장과 김범수 의장은 서울대 공대에서 인연을 맺었다. 김정주 회장은 서울대 컴퓨터공학과 86학번이고 김범수 의장은 서울대 산업공학과 86학번이다. 둘은 2014년 이해진 네이버 창업주,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 이재웅 쏘카 대표 등과 함께 벤처 기부 'C프로그램' 설립 때 의기투합한 바 있다.
김범수 의장 출발점 역시 게임업계다. 그는 1998년 한게임을 창업했지만 한게임이 NHN에 합병된 이후 회사를 떠나 카카오톡을 비롯해 메신저·인터넷 등 다른 IT 서비스에 주력했다. 이번 넥슨 인수 추진으로 다시 '게임 산업'에 진출한다. 카카오게임즈는 매출 2000억원 규모로 주력 사업은 퍼블리싱(유통)이다. 게임 유통이 아닌 개발에 관한 한 자체 조직은 대형 게임사에 비해 역부족이다. 게임 포털 한게임으로 인터넷 기반 게임의 대중화를 이끌었던 김범수 의장이 멜론 인수에 이어 넥슨 인수로 또 한 번 성공 신화를 쓸지 주목된다.
방준혁 의장은 김정주·김범수·이해진 등 서울대 출신 벤처 1세대들과 달리 고등학교를 중퇴하고 서울 구로구 일대에서 일찌감치 인터넷·게임 사업에 뛰어들어 산전수전을 겪으며 경영을 배웠다. 그가 김정주 회장과 인연을 맺은 시점은 2011년 CJ E&M 상임고문 시절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넥슨 계열사 '게임하이'와 CJ E&M이 게임하이가 개발한 서든어택 퍼블리싱 계약을 놓고 갈등을 빚을 때 방준혁 의장은 김정주 회장과 주말에 만나 마라톤회의를 거쳐 '공동 서비스'하는 것으로 갈등을 풀었다.
김정주 회장이 '카트라이더' '바람의 나라' 등 PC 게임 시장을 열었다면 방준혁 의장은 '다함께 차차차' '모두의 마블' 등 모바일 게임 시대를 열었다. 2017년 넷마블 상장을 성공시키고 게임업계 부동의 1위였던 넥슨을 매출로도 꺾는 성공 스토리를 썼다. 승부사 기질을 타고났다는 방준혁 의장은 이번에 PC 온라인게임에 저력이 있는 넥슨 인수를 통해 글로벌 게임사로 도약하기 위한 승부수를 띄웠다.
[이선희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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