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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른쪽 골반’ 잡자…홈런타자가 된 박경수 (2편) [이종열의 진짜타자]
입력 2019-01-31 13:32 
박경수는 kt유니폼을 입고 홈런을 펑펑 때렸다. 제2의 유지현으로 불렸던 LG시절과는 180도 달라졌다. 혹자는 이를 두고 "탈LG효과"라고 했다. 하지만 비결은 오른쪽 골반에 있었다. 사진=MK스포츠 DB
(1편에 이어)
너 그렇게 칠 줄 알면서 왜 안 치는거야?”
2015시즌을 앞두고 스프링캠프에서 배팅 연습을 하고 있는 박경수를 보고 당시 kt위즈 조범현 감독이 했던 말이다. 박경수는 감독의 호출에 내가 타격 연습을 제대로 하지 못했나?”라는 불안한 생각으로 갔는데 의외의 칭찬이었다. 그 칭찬은 박경수를 다른 선수로 만드는 계기가 됐다.
물론 핵심은 타석에서 오른쪽 골반을 잡는 감을 알게 되면서다. 이는 박경수 야구인생에서 또 다른 전환점을 맞는 시작이었다.
LG트윈스 유니폼을 입고 뛰었던 2014시즌 박경수는 87경기에 출전해 0.228의 타율과 2개의 홈런을 때렸는데, FA로 kt로 옮긴 첫 시즌이었던 2015시즌에 박경수는 137경기 출전에 타율 0.284 홈런 22개 타점 73개로 완전히 다른 타자가 됐다.
혹자들은 이를 두고 ‘탈LG 효과라고 말한다. 이에 대해 박경수는 그렇다면 예전 LG에서 홈런을 펑펑 때렸던 로베르토 페타지니가 kt로 와서 수원 야구장을 쓰면 80홈런을 때렸겠네요” 라며 그건 아니라”고 강하게 부인했다.
박경수는 2015시즌 초반 마음먹은 대로 되지 않아 시즌 중간에 다 내려놓는다는 생각으로 타격 자세를 바꿨다. 박경수가 바꾼 것은 본인 표현으로 ‘오른쪽 골반을 잡는다는 것이다. 보통, 시즌 중에는 타격 자세에 변화를 주지 않는다. 하지만 야구에 대한 절실함이 과감한 변화를 택하게 했다.
필자가 구체적으로 부연 설명을 하면, 박경수가 바꾼 것은 스트라이드 방법이다. 타석에서 앞발인 왼발을 오른발쪽으로 끌어들인 후 다시 투수방향으로 움직이는 방식에서, 처음부터 다리를 넓게 벌린 후 거의 제자리에서 몸통을 회전하는 방식으로 바꿨다.

우연히 바꾼 타격 자세로 홈런을 쳤고 이 자세의 느낌을 계속해서 가져가고 싶었다. 보통 폼을 바꾸면 2, 3일 정도 반짝 좋아지고 마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거울을 보며 끊임없이 자세를 체크하고 그 감을 놓치지 않으려고 했다. 그 결과 두 달 동안 그 감을 유지했으며 홈런과 장타를 많이 터뜨릴 수 있었다.

박경수가 이야기한 ‘타석에서 오른쪽 골반이 잡힌다는 표현은 본인만의 느낌이다. 그리고 그것은 형태가 없기 때문에 꾸준한 노력 없이는 불가능하다. 그런 노력의 결과로 홈런을 터트리는 선수로 탈바꿈했다.
타격은 갑자기 한순간에 좋아지기 어렵다. 좋은 타격을 하기 위해서는 꾸준한 노력과 경험이 동반되어야 한다. 투수와의 싸움에 앞서 본인이 때릴 수 있는 준비가 되어 있었던 것이 비결이었다고 박경수는 말한다. 다시 한번 박경수 노력에 박수를 보낸다.
박경수의 미래의 희망이 무엇인지 3편에서 들어보자. (SBS스포츠 야구 해설위원)
영상제공=DC베이스볼
3편에 계속[ⓒ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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