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
[한현정의 직구리뷰]참 난감한 도전, ‘기묘한 가족’
입력 2019-01-31 07:25  | 수정 2019-01-31 09:14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한현정 기자]
차원이 다르다. 신개념이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모든 면에서) 불시착하다. 망측한 112분 뒤 오글거리는 민망함은 오롯이 관객의 몫이다.
신선하고도 기발한 코믹 좀비 블록버스터를 표방한 ‘기묘한 가족의 베일이 벗겨졌다. 아쉽게도 진부함 보다 못한, 억지스럽고도 촌스러운, 웃음도 감동도 없는 대략 난감한 좀비물로 완성됐다.
영화는 조용한 마을에 갑자기 찾아온 꽃미남 좀비와 골 때리는 가족의 좌충우돌 생존기다. 좀비의 개념조차 없는 농촌 마을에 불시착한 좀비 쫑비(정가람)와 그를 역이용해 신개념 회춘 비즈니스를 벌이는 가족들의 이야기.
전세대를 아우르는 휴먼 코미디를 지향했지만 전세대가 외면할 듯하다. 좀비물에 열광하는 마니아층에게는 더욱 더 위험하다. 촌스러움의 미학도, 참신함이나 풍자적 매력, 유쾌한 웃음 혹은 뭉클한 감동도 없다. 모든 걸 담으려다 전부 놓쳐버린 격이다.
말귀 알아듣는 좀비, 은근한 인간미가 느껴지는 ‘쫑비의 설정은 새롭지만 활용하는 과정에서 호기심은 금세 사라지고 기대감은 실망감으로 돌아온다. 웃픈 쫑비를 중심으로 이를 이용하려는 자, 지키려는 자, 그 외 인물들의 진부한 이야기가 야심찬 ‘반전이 펼쳐지기 전까지 지루하게 펼쳐진다. 비로써 장황하게 장르적 무기를 마구 쏟아내지만 이마저도 어정쩡한 코믹의 연속에 긴장감을 잃고야 만다.
캐릭터의 구성 역시 평면적이다. 정재영 김남길 엄지원 이수경 등은 이 같은 악조건 속에서도 이름값다운 투혼을 보여주지만 영화의 난해한 정체성을, 뚜렷한 장점 없이 꺼져버린 불씨를 구해내진 못한다. ‘꽃남 종비 정가람 역시 다소 어색한 연기로 연신 실소를 자아낸다.
영화의 유일한 미덕은 엔딩이다. 무려 1억2400만 명의 관객을 동원한 믿고 보는 배우들이 뭉쳤지만 그 힘을 제대로 발휘하진 못한다. 묘한 괴짜 매력을 기대했지만 끝내 충족시키지 못한다. 새로움을 넘어 당황스러운, 과욕이 부른 참사를 확인할 수 있는 영화다. 오는 14일 개봉. 12세이상관람가. 러닝타임 112분.
kiki2022@mk.co.kr[ⓒ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MBN APP 다운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