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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의퀴즈5’ 류덕환 “수학공식 모두 암기, SNS에 올린 건..” [M+인터뷰①]
입력 2019-01-26 07:01 
배우 류덕환이 최근 MBN스타와 인터뷰를 진행했다 사진=씨엘엔컴퍼니
[MBN스타 김솔지 기자] 배우 류덕환이 4년 만에 초천재 한진우로 분해 시청자와 만났다. ‘신의퀴즈 다섯 번째 시즌까지 무사히 마친 그는 종영을 맞은 소감도 남달랐다.

OCN ‘신의퀴즈:리부트(이하 ‘신의퀴즈5)는 한국대 법의관 사무소의 엘리트 의사들이 미궁에 빠진 의문의 죽음을 추적하고 희귀병에 얽힌 미스터리를 풀어가는 과정을 그린 드라마다. 류덕환은 2010년 10월 방영한 시즌1을 시작으로 2019년 1월 종영한 시즌5까지 한진우 역을 맡아 극의 중심에서 열연을 펼쳤다.

‘신의퀴즈는 독특한 마음이 든다. 여타 다른 작품을 끝냈을 땐 ‘고생했다, ‘수고했다, ‘무사히 잘 끝냈다는 말이 먼저 나오는데, 이번엔 ‘또 잘 살았다는 말이 먼저 나왔다. 촬영을 마치고 다들 안아주기 바빴다. 분명히 끝났는데, 끝난 느낌이 안 든다. 복합적인 감정이 든다.”

‘신의퀴즈5는 지난 시즌 이후 4년 만에 돌아와 팬들의 반가움을 샀다. 그 사이 류덕환은 군 복무를 마쳤으며, 전작 ‘미스 함무라비를 통해 한층 더 성숙한 연기력을 보였기에 ‘신의퀴즈로 돌아온 그의 활약에 큰 기대가 모아졌다. 특히 ‘신의퀴즈는 워낙 마니아층이 두터운 작품이기에 오랜만에 안방극장을 찾은 것만으로도 이목을 끌었다.

독특한 주제와 구성, 캐릭터들로 이야기를 시작했는데, 저희에게도 도전이었다. ‘신의퀴즈는 시청자분들이 다 만들어주셨다. 이 드라마는 장르가 확실해서 남녀노소 모두가 즐길 수 있는 드라마라고 보기는 힘들다. 시청률이 어마어마하게 잘 나온 드라마도 아니고, 엄청난 톱스타가 출연하는 것도 아니고, 흔히 말하는 사랑의 감정을 일깨워주는 멜로물도 아닌데, 도전을 기특하게 봐주시고, 계속 응원해주시고 청원해주신 마음이 있었기 때문에 지금까지 올 수 있었다. 매번 감사하게 생각한다. 그것 때문에 저희도 힘내서 할 수 있었다.”

배우 류덕환이 최근 MBN스타와 인터뷰를 진행했다 사진=씨엘엔컴퍼니


‘OCN 최장기 시즌제 장르물 타이틀을 빛내고 있는 ‘신의퀴즈다. 약 10년간 시즌5까지 끌고 온 류덕환은 작품을 향한 시청자들의 사랑에 대한 감사함을 비롯 쉽지 않은 캐릭터 설정으로 인한 부담감, 고충 등 복합적인 감정을 털어놨다.

사실 매번 다음 시즌을 생각한 적 없다. 당연히 한다고 생각하지 않아야 하는 게 언제 끝날지 모르는 거고, 다음 시즌을 생각하면 너무 안일해진다. 무엇보다 ‘신의퀴즈를 끝내고 2주 동안은 뭔가를 할 힘이 없다. 작업 자체가 너무 힘들고, 한진우는 육체적, 정신적으로 힘든 역할이다. 감사하게도 사랑을 받다보니 무게감도 커지고, 부담감도 생기지만, 그만큼 자신감도 생겨 어떤 노력을 쏟았는지에 대한 느낌들이 조금이라도 잘 보였으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임했다. 한 시즌을 끝내고 나면 탈진될 정도로 힘들어서 애처럼 ‘다신 안 해라고 했지만, 지금까지 와버렸다. 그 추억을 가지고 흘러가고 있다.”

류덕환이 연기한 한진우는 문제적 천재의사이자 법의관 사무소 촉탁의로서 어마어마한 대사량과 낯선 의학용어, 수학공식들을 익혀야 했다. 특히 ‘초천재인 캐릭터이기에 이러한 설정들을 체화시키기 위한 상당한 노력이 필요했다. ‘믿고 보는 배우는 준비 과정도 남달랐다. 그는 드라마 속 등장한 수학공식을 모두 암기했다. 이는 그의 SNS에서도 살짝 엿볼 수 있다.

SNS에 올릴 생각이 없었는데, 잠깐 미쳤나보다. 어느 순간 팬들이나 자주 연락하지 못하는 사람들과의 소통수단이 된 것 같은데, 갑자기 애가 되더라. 누군가 알아줬으면 하는 마음에 순간적으로 올려버렸다. 드라마 들어가기 전에 감독님께서 장르물에 대한 고민이 많았다. 한진우의 천재성을 어떻게 보여줄까 저한테 많이 물어보셨다. 결과는 사람들이 당연히 알고 있으니 과정을 보여주는 게 어떠냐고 하셨다. 그래서 수학공식들을 제가 직접 쓰겠다고 했다. 아무래도 술 먹고 실수한 것 같다(웃음). 칠판에 있는 것 중 그림 빼고는 제가 다 썼다. 근데 그 공식을 촬영 하루전날 주셨다. 8시간 동안 한 번도 안 쉬고 계속 공부했다. 컨닝할 수도 있었지만 성격상 그러고 싶진 않았다. ‘신의퀴즈에서 처음으로 감정 없이 공식만 썼던 장면이었다. 힘들었지만, 보여지는 노력이랄까. 개인적으로 만족했다.”

배우 류덕환이 최근 MBN스타와 인터뷰를 진행했다 사진=씨엘엔컴퍼니


시즌을 거듭할수록 한진우도 류덕환도 성장했다. 이러한 흐름을 자연스럽게 잇는 것도 배우의 몫이었다. 새 시즌을 맞은 만큼 류덕환은 시즌5의 한진우를 위해 어떤 고민을 했을까.

고민한 부분 중 하나는, 시리즈물 특성상 사람들은 원래 고유의 색깔과 캐릭터가 가지고 있는 매력적인 부분을 다시보고 싶어서 찾는 부분도 있지만, 이 역할을 연기해야 하는 사람으로서 나도 나이도 들고 이 친구도 드는데 똑같은 수 없을 것 같았다. 엄청난 사건들을 통해 당연히 성장할거고 성숙해질 텐데 기본 성향만 안 바뀌고 성장하는 방법이었다.”

어린아이들의 대한 이야기는 항상 마음을 두드린다. 연민도 느껴지고, 그 아이들에 대한 책임감, 내가 살고 있는 것에 대한 회의감도 생긴다. 그런 부분들이 본인의 과거와 직결된다면 이 친구는 자연스럽게 성인이 되고 어른이 되는 게 아니라 많은 생각을 가질 수 있겠구나 하는 상황을 만들고자 했다. 많은 사건들을 마주하고 내 사람들과의 대화를 통해 사회에 대한 많은 생각을 하고 있구나 보여줌으로써 전 시즌과는 다른 진우의 모습이 나타나지 않았나 싶다.”

누구보다 류덕환에게 ‘신의퀴즈 시리즈가 주는 의미는 각별하다. 캐릭터를 준비하고 촬영에 임하는 순간만큼은 육체적, 신체적으로 고통이 따르지만 돌이켜보면 배우 류덕환의 필모그래피에서 가장 돋보이는 작품이다.

싸이월드 다이어리 같은 느낌이다. 그때를 들춰보면 이불을 발로 차고 싶고, 후회도 되지만 그때만큼은 진심이었다. 그래서 소중한 것 같다. ‘신의퀴즈를 매번 할 때마다 최선을 다하고, 진심으로 모든 걸 쏟아 붓는다. 한 시즌이 끝나면 마치 방학이 온 것처럼 ‘끝났다, 놀자하다가도 다시 나가야 할 것 같다. 급하게 일기장을 찾아보면 ‘내가 왜 이랬지, ‘다음 학기 땐 더 열심히 해야지라는 생각도 든다. 그래도 이번에도 잘 끝났으니 지나면 좋은 추억이 되지 않을까.” / 김솔지 기자 solji@mkculture.com

(인터뷰②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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