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년간 반도체 슈퍼호황으로 매분기 사상 최대 실적을 이어온 SK하이닉스가 최근 D램 가격 하락세로 매출과 영업이익에 빨간불이 켜졌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오는 24일 2018년 4분기 실적발표를 실시한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는 지난해 4분기 SK하이닉스의 매출과 영업이익을 10조 6187억원, 5조 3403억원으로 전망했다. 직전 분기 대비 각각 7.0%, 17.5% 감소한 수준이다.
이는 주력 제품인 D램의 가격 하락이 주원인으로 꼽힌다. 모바일 수요 부진과 아마존 등 데이터센터 고객의 구매 지연, 인텔의 중앙처리장치(CPU) 공급 부족에 따른 PC 수요 부진, D램 공급 증가 등이 D램 가격 하락에 기인했다.
D램 가격은 작년 4분기 들어 2년 만에 처음으로 하락하기 시작했다. 시장조사업체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작년 4분기 D램 가격이 11% 이상 떨어졌다. 스마트폰에 주로 사용되는 낸드플래시 가격 역시 8.8% 하락했다. D램 매출 비중이 80%에 달하는 SK하이닉스에게는 큰 타격으로 다가올 수밖에 없다.
이수빈 대신증권 연구원은 "SK하이닉스의 2018년 4분기 매출은 직전 분기 대비 17% 줄어든 9조5000억원, 영업이익은 27% 감소한 4조7000억원으로 시장 기대치를 하회했을 것"이라며 "D램과 낸드 수요 부진에 따라 출하량이 예상보다 줄어들었을 것으로 판단된다"고 분석했다.
박유악 키움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4분기 SK하이닉스 영업이익은 5조1000억원으로 예상치를 밑돌 것으로 전망한다"며 "데이터센터를 포함한 서버 고객들의 주문 감소와 글로벌 스마트폰의 판매 감소 등으로 인해 D램과 낸드의 빗그로스(비트 단위 출하량 증가)가 예상치를 밑돌 것"이라고 밝혔다.
금융투자업계는 당분간 이런 흐름이 지속될 것으로 내다본다. 이에 따라 SK하이닉스의 올해 1분기 실적은 더 악화될 수 있다는 관측이다.
이수빈 대신증권 연구원은 올해 1분기 SK하이닉스 영업이익을 전분기 대비 38% 감소한 2조9000억원, 연간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44% 줄어든 11조 9000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추정했다.
이 연구원은 "2019년 상반기 수요 부진 상황이 계속되면서 판매 지연에 따라 출하량과 가격 둘 다 감소할 것"이라며 "원가부담이 높아져 2019년 D램 영업이익률은 52%로 감소, 낸드 영업이익률은 -23%로 적자 폭을 키울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김선우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올해 D램과 낸드플래시 판매 가격 하락은 각각 36%, 44%를 기록하며 역사적으로 가장 가파른 하락을 나타냈던 2011년과 유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디지털뉴스국 김승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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