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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빚굴레서 빛으로-7] `우선 쓰고 보자` 무지가 낳은 빚의 악순환
입력 2019-01-19 10:59 
[사진 제공: 서민금융진흥원]

서민경기가 어려워지면서 빚 때문에 힘들어하는 가계가 눈에 띄게 늘고 있다. 소득 대비 과도한 빚으로 인한 고통은 개인을 넘어 사회적 비용까지 높인다. 1500조원이 넘는 가계부채 통계가 보여주듯 곳곳에서 신용불량자가 되거나 자포자기 심정으로 삶을 놓아 버리는 가계의 안타까운 사연도 전해진다. 이에 빚 때문에 고통을 겪었지만 기관(서민금융진흥원)의 도움을 받아 채무조정에 성공, 다시 살아갈 희망을 찾은 주변의 사례에서 지금도 과도한 빚 고통 속에 있는 이웃들에게 용기를 전해본다.[편집자주]
#직장인 A씨는 금융에 무지했다. 대출을 받을 때 은행에 문의하지 않고 편하게 쓸 수 있는 카드론이나 저축은행을 이용했다. 핸드폰 클릭 몇 번만으로, 전화 한 통으로 5분도 안 돼 원하는 금액이 계좌에 이체가 되니 아끼거나 안 쓰기보다는 대출을 썼다. 누구한테 앓는 소리하기도 싫고 돈이 바로 들어오니 우선 쓰고 보자는 마음이 앞섰다. 그 결과 사태는 걷잡을 수 없게 됐다. 카드론 1000만원은 연 20% 금리에, 연 20%를 넘는 저축은행 대출 300만원. 이뿐만이 아니었다. 잦은 연체로 인해 2금융권에서 신용대출을 받을 수 없는 상황까지 내몰렸다. 이런 와중에 대부업체 3건 1400만원의 빚이 또 늘었다.
금융에 대한 무지가 초래한 빚의 악순환을 경험한 직장인 A씨의 사연이다. A씨가 서민금융진흥원을 처음 알게 됐을 때만 해도 자신의 상황이 나아질 것이라는 생각을 못했다. '만약, 그런 곳이 있었다면 애당초 고금리 대출을 해주는 곳이 없어야 하는 게 아닌가'라는 불신과 불만 때문이었다.
하지만 급여통장의 계좌마저 거래중지가 되자 더 이상 머뭇거릴 수는 없었다. 이자가 빠져나가지 못해 또 연체가 될 것이 분명했다. 친한 친구한테도 말할 수 없는 부끄러운 이야기, 하소연이라도 해보자는 심정으로 수화기를 들었다.
"많은 분들이 무심코 받은 대출 연체이자 때문에 힘들어 하세요. 원금이 그리 크지 않으니 이자만 줄여도 훨씬 생활하기 괜찮으실 거예요." 서민금융진흥원 상담사는 '열심히 일하면 금방 빚을 갚을 것'이라는 응원과 함께 저리 대환 대출을 알아봐 주겠다고 말했다. 결국 상담을 통해 A씨는 햇살론으로 저축은행에서 1100만원을 연 8.53% 금리로 대출받아 대부업체 대출을 갚을 수 있었다. 상담사는 남은 6개월 이상 저축은행 대출 잔액에 대해서는 바꿔드림론으로 진행할 것을 권유했다. 대환대출도 고마웠지만 상담사의 조언과 응원 덕분에 A씨는 "일상의 소중함을 깨닫고 활기를 되찾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서민금융진흥원 관계자는 "처음 대출을 받을 때 '빚의 수렁'을 떠올리는 사람은 거의 없다"면서 "하지만 '소액이니 괜찮겠지'라는 생각이 그 시작이 되곤 한다. 대출에는 심사숙고가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또 "'빚이 정말 필요한가'라는 점검과 가장 낮은 금리를 찾는 노력이 수반돼야 한다"며 빚의 악순환이 시작됐다면 서민금융진흥원에 도움을 요청해 볼 것을 권했다.
A씨가 이용한 진흥원이 운영하는 맞춤대출서비스는 대출에 필요한 정보를 입력하면 정책서민금융상품을 비롯, 은행·저축은행 등 56개 민간금융회사의 대출상품의 한도, 금리 등을 한 번에 비교하고 신청(접수)까지 할 수 있는 서비스다.
접수 후 최종 대출 승인율이 약 70%로 높으며 접수 고객에 대해서는 대출 진행상황 등에 대해 피드백도 제공한다. 진흥원은 맞춤대출서비스를 통해 약 14만명에게 1조4000억원 대출을 중개했다. 지난 한 해 동안에는 2만3500명에게 2870억원 대출을 중개했다.
유재욱 진흥원 고객지원부장은 "진흥원 맞춤대출서비스를 이용하면 상담 중에도 은행 등 금융기관의 대출가능 여부를 가조회할 수 있고 수수료도 낮아 다른 경로로 대출을 이용하는 것보다 금리도 낮다"고 소개했다.
[디지털뉴스국 전종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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