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미·북 정상회담 2월 말 개최"…비건 대표 스웨덴行
입력 2019-01-19 10:42  | 수정 2019-01-19 10:45

미국과 북한이 2차 정상회담 시기를 2월 말로 정하고 실무협상 개최에도 합의했다.
18일(현지시간) 워싱턴DC에서 열린 미북 고위급 회담이 끝난 뒤 미 국무부는 "싱가포르 회담의 합의 내용을 진전시키기 위한 방안을 논의했다"며 "그 결과로 실무 레벨(working level)에서 생산적인 첫 만남을 갖기로 양측이 합의했다"고 밝혔다. 고위급 회담에서 2차 정상회담 시기를 못 박은 만큼 이제부터 실무협상을 통해 구체적 합의를 이끌어내는 것이 숙제다.
이에 따라 스티븐 비건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가 오는 19~22일 스웨덴을 방문한다.
국무부는 일단 "스웨덴 외교부가 주최하는 국제회의에 참석한다"고 설명했으나 이미 스웨덴에 가 있는 최선희 북한 외무성 부상,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과 3자 또는 교차 실무협상을 통해 2차 정상회담 의제 조율에 본격 착수할 것으로 보인다. 비건 대표의 스웨덴 체류가 나흘이나 된다는 점에서 실무협상은 수차례 열릴 수 있을 것으로 관측된다.

한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백악관을 예방한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을 오후 12시 15분부터 1시45분까지 90분간 접견했다.
만남이 끝난 직후 세라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은 성명을 통해 "트럼프 대통령은 김 부위원장을 만나 비핵화 문제와 2월 말께(near the end of February) 개최될 2차 (정상)회담에 대해 논의했다"고 밝혔다.
앞서 일부 외신에선 2차 미북 정상회담이 3~4월로 미뤄질 가능성을 제시했으나 일단 시기는 2월 말로 사실상 확정된 셈이다. 다만 구체적인 날짜까지 확정 발표되지는 않았다.
회담 장소도 이날 공개되지 않았으나 아직까지는 기존에 논의돼온 베트남이 될 가능성이 높다. 다만 하노이, 다낭, 호치민 등 도시 선택에서 결론을 내지 못한 것으로 추정된다. 물론 제3의 국가가 새롭게 거론됐을 가능성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다.
샌더스 대변인은 이날 백악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생산적인 만남이었다"며 "그들은 그런 대화를 계속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당장 대북 제재 완화가 이뤄지는 것은 아니라는 점도 분명히 밝혔다.
앞서 마이크 폼페이오 장관은 이날 오전 10시 50분부터 약 50분간 워싱턴DC 듀폰서클 호텔에서 김 부위원장과 고위급 회담을 가졌다.
이 자리에는 스티븐 비건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가 동석했다. 애초 회담은 오찬까지 이어진 뒤 늦은 오후에 백악관을 방문할 것으로 예상됐으나 두 사람은 11시 40분께 호텔 밖으로 나섰고 행선지는 백악관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이 12시 30분으로 예정됐던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과의 약속을 일단 미루고 김 부위원장을 백악관으로 서둘러 '호출'한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지난해 6월 1일 김 부위원장이 백악관을 처음 방문했을 때 40분간 만난 데 비해 이번엔 1시간 30분을 할애하는 파격을 보였다. 이 자리에는 폼페이오 장관도 배석했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친서를 받은 것으로 보이지만 백악관은 이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았다. 또 트럼프 대통령은 김 부위원장 접견 이후에도 특별한 반응을 내놓지 않고 있다. 지난해 김 부위원장 방문에서 친서가 담긴 커다란 봉투를 들고 기념사진을 찍는 등 면담 성과를 홍보했던 것과는 사뭇 달라진 행보다.
백악관에서 90분간 머무른 폼페이오 장관과 김 부위원장은 오후 2시께 차량으로 10여 분 거리인 듀폰서클 호텔로 돌아와 오찬을 함께 했다. 이어 양측은 5시간 가까이 호텔 안에서 '마라톤 협상'을 계속 이어갔다.
이번 김 부위원장의 방미는 외견상 2차 정상회담 시기를 2월 말로 좁힌 것에 그친 듯 보이기도 하지만 그동안 단 한 번도 제대로 열리지 못했던 실무협상 개최에 양측이 합의한 점에서 성과가 없지 않다.
또 양측은 장시간에 걸친 백악관 접견과 고위급 회담을 통해 북한의 비핵화 선행조치는 물론 미국의 상응 조치에 대해서도 어느정도 '속내'를 털어놓았을 것으로 보인다.
일단 미북 양측이 '2월 말'로 데드라인을 정해놓은 만큼 남은 5주간 실무협상을 통해 실질적 성과를 도출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워싱턴 = 신헌철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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