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룸메이트 대신 동거녀" 변질된 주거공유 서비스
입력 2019-01-18 19:30  | 수정 2019-01-18 20:40
【 앵커멘트 】
집세가 부담되는 대학생이나 사회 초년생들 사이에 룸메이트를 찾는 주거공유 서비스가 인기입니다.
그런데 주거공유 서비스가 변질돼 성범죄에 악용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옵니다.
김지영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기자 】
함께 살 룸메이트를 연결해 주는 한 주거공유 사이트입니다.

연락처와 함께 자신이 사는 방을 찍어 올리거나 방을 구한다는 글을 올려 룸메이트를 찾는 방식입니다.

일종의 동거 형태인데 대부분 보증금이 없고 월세도 원룸이나 고시원의 최대 절반에 불과합니다.

하루 생활비 마련도 빠듯한 청년들이 주거공유 서비스를 찾는 이유입니다.


하지만 집세 부담을 덜기 위한 이 서비스가 동거녀를 찾는 수단으로 변질되고 있습니다.

▶ 스탠딩 : 김지영 / 기자
- "실제로 주거공유 사이트에 방을 구한다는 글을 올리자 몇 시간 만에 20명이 넘는 남성으로부터 문자가 왔습니다."

가격 조건보다 먼저 나이를 묻고, 동성이 편하다고 거절하자 잘해주겠다며 남자친구가 생길 때까지만 같이 지내자고 말합니다.

보증금과 월세를 받지 않겠다는 한 남성은 성적 수치심을 유발하는 말도 서슴지 않습니다.

심지어 노골적으로 방을 구해주고 생활비를 지원해주겠다는 남성도 있습니다.

주거공유와는 전혀 다른 목적인 겁니다.

▶ 인터뷰(☎) : 주거공유 사이트 남성
- "취업하기 전까지 거기서 월세, 공과금 본인 돈 하나도 안 쓰게 해줄 수 있어. 서로 시간 맞춰서 낮이라든가 한 번씩 왔다갔다하고 만나고 데이트하고…."

주거공유 서비스를 이용했다 피해를 본 사례도 잇따르고 있습니다.

▶ 인터뷰(☎) : 여성 피해자 친구
- "(다른 방 쓴다고) 거짓말하고 가서 도망 나온 적도 있고…."

전문가들은 서비스 운영 업체에 신원확인 절차를 강화하는 등 이용자 보호장치를 마련하도록 의무화해야 한다고 지적합니다.

▶ 인터뷰 : 장미혜 / 여성정책연구원 박사
- "피해를 당한 여성들이 신고할 수 있는 창구, 신고버튼 같은 것을 운영하는 것이 한 방법…."

룸메이트를 찾는 주거공유 서비스가 자칫 성범죄 통로로 악용될 수 있다는 우려가 큽니다.

MBN뉴스 김지영입니다. [gutjy@mbn.co.kr]

영상취재 : 김석호 기자
영상편집 : 오혜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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