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집에 잠자고 있던 책·옷 공유해 돈을 번다?
입력 2019-01-17 16:31  | 수정 2019-01-17 16:57
지난 2011년 10월 문을 연 국민도서관은 책을 보관·관리해 주며 도서관으로 운영하는 세계 최초의 공유도서관이다. [사진 출처 = 국민도서관]

차를 공유하는 '우버', 집을 공유하는 '에어비앤비'로 대표되는 공유경제 서비스는 더 이상 낯설거나 새로운 개념이 아니다. 소유를 넘어 빌려 쓰고, 자신이 필요 없는 것은 다른 사람에게 빌려주는 공유경제는 이용자의 필요에 따라 세분화·다양화되고 있다. 집에서 자리를 차지하지만 사용하지 않아 애물단지로 전락한 물건을 맡기고, 필요한 사람에게 빌려주고, 본인도 필요하다면 빌리며, 수익까지 낼 수 있는 서비스가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책을 맡기고 공유하는 '국민도서관'과 옷을 맡기고 공유하는 '클로젯셰어'가 주목받고 있다.
지난 2011년 10월 문을 연 국민도서관은 책을 보관·관리해 주며 도서관으로 운영하는 세계 최초의 공유도서관이다. 이용자가 소장하고 있는 책을 맡기고 이를 다른 사람에게 빌려주고, 다른 사람의 책을 빌리기도 하며 여기에서 경제적인 수익까지 창출할 수 있다. 장웅 국민도서관장은 "이전에 인터넷 서점을 운영하던 중 품절 도서를 찾는 문의 사항을 받았는데 그 책이 내가 소장하고 있던 책이었다"며 "출간된 책은 누군가의 집에 반드시 꽂혀 있으니 이 책들이 모이면 도서관이 되겠다는 생각에 국민도서관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국민도서관에 현재 보관된 장서는 약 12만2000여권이다. 공공도서관 주요 통계에 따르면 2017년 지역별 1관당 장서 수는 서울이 8만4278권, 경기도가 11만7852권으로 일반 공공도서관이 보유한 장서 수보다 많은 책을 보유하고 있다. 장 관장은 "도서공유 시스템을 통해 독서 취약계층이 없게 하는 것이 목표"라며 "공공도서 접근성이 낮은 사람들이 제약받지 않고 독서를 즐길 수 있도록 하고 있다"고 말했다.
국민도서관에 현재 보관된 장서는 약 12만2000여권이다. [사진 출처 = 국민도서관]
국민도서관을 이용하는 법은 간단하다. 일반 회원은 원하는 책을 한 번에 최대 15권까지 2개월간 무료로 빌려볼 수 있다. 책을 맡기는 키핑 서비스는 연회비를 지불하는 회원부터 가능하다. 소장하던 책을 국민도서관에 맡겨 놓고 다른 이용자와 공유한다면 기본 15권에서 최대 10권을 추가로 빌릴 수 있다. 연회비 9만원을 내면 1000권까지 맡길 수 있으며 연회비 3만원을 낸다면 200권까지 보관할 수 있다. 도서는 택배비만 내면 언제든 보관이 가능하다. 기증의 의미와는 다르므로 맡긴 도서를 반환하고 싶다면 대출 중이 아닐 시 언제든 택배비만 내고 돌려받을 수 있다.
이용자는 맡긴 책이 다른 이용자에게 대여가 되면 도서 정가의 일정 퍼센트 적립금을 쌓을 수 있으며 1만원 단위로 현금화해 정산 받는다. 신간일수록 적립금 퍼센트가 높아지고 맡기는 책이 많을수록 대여될 가능성이 커진다. 현재까지 100만원 이상의 수익을 정산 받은 이용자도 있으며 수십만원대의 적립금을 가진 이용자도 많다.
패션셰어링 플랫폼인 클로젯셰어는 옷장에 잠들어 있는 옷을 공유하고 다른 이용자에게 대여해주고 수익을 받는 셰어링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사진 출처 = 클로젯셰어]
패션셰어링 플랫폼인 클로젯셰어는 옷장에 잠들어 있는 옷을 공유하고 다른 이용자에게 대여해주고 수익을 받는 셰어링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또 필요한 옷을 대여하는 렌탈 서비스도 있다. 2016년 명품가방 렌탈 서비스에서 출발한 클로젯셰어는 공유플랫폼으로 전환한 지 6개월 만에 20배 이상의 성장을 거뒀으며 현재 약 1만여개의 아이템을 보유하고 있다.
성주희 더클로젯컴퍼니 대표는 "명품가방 렌탈의 높은 인기로 많은 대기자 고객이 발생해 빠르게 제품을 수급할 방안을 고민하다가 옷장을 공유하는 플랫폼을 착안하게 됐다"고 밝혔다. 클로젯셰어를 이용하는 고객층은 20대부터 50대까지 다양하다. 명품 브랜드부터 유행하는 브랜드까지 다양한 제품이 공유돼 대학생부터 사회초년생, 직장인, 주부까지 전 연령층을 모두 아우를 수 있기 때문이다. 사회초년생 유 모씨(26)는 "TPO(시간, 장소, 상황)에 맞는 옷을 모두 사기는 아직 벅차서 결혼식이나 대학 졸업식 같은 중요한 날을 위해 값비싼 옷을 빌렸다"며 "꼭 사지 않아도 되고 질리면 다른 옷으로 바꿀 수 있어서 자주 이용한다"고 밝혔다.
클로젯셰어는 셰어링을 신청하면 셰어링 봉투에 수거해 감정을 한다. 감정된 제품은 월 정액권에 따라 맞교환 형식으로 공유된다. [사진 출처 = 클로젯셰어]
클로젯셰어를 이용하기 위해서는 먼저 자신의 옷장을 점검해야 한다. 10만원 이상 브랜드 제품이며 국내외 디자이너 브랜드, 중고가 브랜드, 온라인 편집숍 및 신진브랜드 제품인지 확인해야 한다. 또 명품 제품을 제외하고 의류는 4년 이내, 가방은 7년 이내 구매한 제품이어야 한다. 조건에 해당하는 제품을 셰어링 신청하면 클로젯셰어 측에서 셰어링 봉투에 수거해 가고 감정을 한다. 감정된 제품은 월 정액권에 따라 맞교환 형식으로 공유된다. 월정액 7만9000원이면 의류 2벌을 다른 2벌로 교환하거나 가방 1개를 다른 가방 1개로 교환하는 서비스를 월 2회 이용할 수 있다. 월정액 14만9000원이면 의류 2벌과 가방 1벌을 모두 맞교환하는 서비스를 월 2회 이용 가능하다. 이때 제품 가격에 상관없이 다른 제품과 교환 할 수 있다. 다만 명품 제품의 경우는 월정액이 아닌 1회권으로 대부분 이용할 수 있으며 대여 기간도 4, 7일로 짧아진다. 빌린 제품을 다른 제품과 맞교환할 때는 세탁 없이 그대로 보내면 된다. 또 맡긴 제품은 언제든 되찾아 갈 수 있으며 제품이 손상된 경우 A/S도 보장한다.
이용자의 정액권에 따라 수익율이 다르지만 보통 제품이 맞교환되는 횟수에 영향을 많이 받는다. 클로젯셰어는 의류 가격에 따라 수수료를 차등으로 매기고 있지는 않다. 보통 대여가 많이 되는 제품은 매일 편하게 입고 사용할 수 있는 무난한 '데일리' 제품이 인기가 좋다.
성 대표는 "미래의 패션 셰어링은 소비자들이 소유하고자 하는 제품과 경험하고자 하는 제품으로 구분해 쇼핑하는 형태로 발전될 것"이라며 "전 세계에 다양한 국가를 연결해 어디를 가도 나의 가상 옷장이 있는 라이프 스타일을 만들고 싶다"고 밝혔다.
[디지털뉴스국 손지영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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