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문 표절 의혹의 중심에 선 배철현 전 서울대 종교학과 교수가 표절 검증에 응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15일 배 전 교수는 매일경제에 "(서울대 연구진실성위원회를 통해) 언제든지 검증을 받을 준비가 돼 있다"며 "2000년에 낸 논문부터 전부 검증 받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배 전 교수는 이어 자신의 단독저작 연구서인 "'타르굼 옹켈로스 창세기(2001)'를 특별히 검증 받고 싶다"고 덧붙였다. 논문 표절 의혹이 불거지자 이달 초 서울대에 사직서를 제출해 검증을 피했다는 비판과는 상반되는 모습이다.
서울대 규정에 따르면 현직 교수가 아니더라도 연구진실성위원회의 검증 대상이 될 수 있다. 정식 경로로 제보가 접수된 이후 사안의 중대성에 따라 검증을 진행할 것인지 여부를 결정하게 된다. 서울대 관계자는 "연구진실성위원회의 논문 표절 검증 결과 중징계 사안으로 결론날 경우 퇴직 교수의 사표 수리가 취소되고 해임 처분을 받을 수 있다"고 밝혔다. 또 "학교 구성원이 아닌 외부인에게도 제보의 통로는 열려있다"고 덧붙였다. 다만 현재까지 배 전 교수의 논문 표절 의혹과 관련해 연구진실성위원회에 접수된 제보 건은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표절 의혹을 처음으로 제기한 이성하 원주 가현침례교회 목사는 배 전 교수의 사표를 수리한 서울대가 책임 있는 모습을 보이지 못했다고 보고 향후 별도의 논문 검증이 이뤄지지 않을 시 법적 소송도 불사하겠다는 입장이다. 이 목사는 "배 전 교수가 표절 논문을 바탕으로 만든 책을 시중에 판매했다"며 "소비자에 대한 책임을 묻는 소송을 준비 중"이라고 전했다.
[김희래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