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항공업계, 부산-싱가포르 노선 잡기 `사활`
입력 2019-01-14 10:11 
지난 4일 열린 에어부산의 부산-싱가포르 부정기편 취항식(왼쪽)과 이스타항공의 B737맥스8 도입 기념사진 [사진 = 매경DB]

부산 김해국제공항에서 출발하는 싱가포르 정기 노선의 운수권 배분을 앞두고 항공사 간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김해공항의 첫 중거리 노선인데다 부정기편을 통해 이미 해당 노선의 높은 수익성이 확인됐기 때문이다.
14일 항공 업계에 따르면 국토교통부는 이르면 이달 말 김해공항에서 출발하는 싱가포르 정기 노선 운수권 신청을 시작할 예정이다.
해당 정기 노선은 지난해 7월 문재인 대통령이 리센룽 싱가포르 총리와 만나면서 전격 결정됐다. 지난 2003년 인천-싱가포르 노선 취항 이후 15년 만의 싱가포르 정기 노선이다. 항공기 운항 가능 횟수를 최대 주 14회까지 확대하기로 한 만큼 국토부가 주 7회씩 나눠 항공사를 2곳 이상 배분할 수도 있다.
국토부가 '국제항공운수권 및 영공통과 이용권 배분 등에 관한 규칙'을 근거로 부정기편을 운항하는 항공사에게 기여도를 인정하면서, 에어부산은 앞서 지난 4일부터 부산-싱가포르 부정기편을 운항 중이다. 정기 노선 확보를 위한 고지 선점에 나선 셈이다.

해당 부정기 항공편은 A321-200을 투입해 화요일과 금요일, 주 2회로 오는 29일까지 운항한다. 비행시간은 약 6시간이다.
에어부산은 항속거리 4600km의 부산-싱가포르 노선을 운항하기 위해 A321-200의 항공기 좌석 수를 기존 195석에서 130석으루 줄였다. 탑승객을 줄이고 연료를 더 실어 항속거리를 늘린 것이다. 오는 10월에는 항속거리 6400km의 A321네오LR을 도입해 정기편에 투입할 계획이다.
이스타항공도 오는 16일부터 다음달 7일까지 부산-싱가포르 부정기편을 운항하며 운수권 확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이를 위해 지난해 말 보잉사로부터 B737 맥스8 2대를 잇따라 인도 받았으며, 국내선 운항을 거쳐 부산-싱가포르 부정기편에 투입하기로 했다. 이 항공기는 기존 B737-800 기종보다 연료효율이 약 14% 높아 항속거리가 6500km에 달한다.
최종구 이스타항공 대표는 도입식에서 "노선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밝혀 노선 확대에 강한 의지를 드러내기도 했다.
이 외 제주항공과 티웨이항공도 부산-싱가포르 노선에 높은 관심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티웨이항공은 부산-싱가포르 부정기편 운항 계획은 없지만, 오는 6월부터 B737 맥스8을 도입하는 만큼 중장거리 노선 운수권 확보에 강한 의지를 보이고 있다. 일반적으로 운수권을 받은 사업자는 1년 이내 해당 노선에 취항해야 하는 만큼 6월에 신규 항공기를 도입하는 즉시 해당 노선에 취항한단 각오다.
대한항공 계열로는 LCC(저비용 항공사)인 진에어가 아닌 대한항공이 직접 부산-싱가포르 노선 운수권에 도전할 것으로 보인다. 진에어는 LCC 중 유일하게 B777-200ER을 보유해 이미 중장거리 노선에 뛰어들었지만, 지난해 외국인 등기이사 논란과 총수 갑질 논란 등으로 국토부 제재를 받고 있어 운수권 배분이 쉽지 않은 상황이기 때문이다.
싱가포르 노선은 지역에서도 이용객이 많지만 직항편이 없어 그동안 인천국제공항으로 이동한 뒤 이용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었다. 정기편이 개설될 경우 지역민 편의 뿐 아니라 인바운드(해외 현지 판매) 유치도 가능할 것이란 게 항공업계의 기대다.
항공 업계 관계자는 "에어부산의 부산-싱가포르 부정기 노선이 전석 매진됐을 정도로 수익성이 보장되는 노선인 만큼 항공사들의 유치 경쟁은 앞으로 더욱 뜨거워질 것"이라고 말했다.
[디지털뉴스국 배윤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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