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리뷰] 영화 <극한직업> 닭 튀기는 마약반 형사들? 관객 배꼽 정조준
입력 2019-01-14 08:46  | 수정 2019-01-14 15:40
영화 '극한직업' 포스터/사진=CJ엔터테인먼트
다소 뻔하게 다가올 수 있는 권선징악 형사물에 '국민 음식' 치킨이 더해졌다. 기존 틀을 약간 비틀었을 뿐인데 처음부터 끝까지 빵빵 터뜨린다.


형사가 마약조직을 쫓으며 우여곡절 끝에 이들을 검거한다는 권선징악적 설정은 이미 많은 드라마, 영화에서 소비된 클리셰에 가깝다. 하지만 '극한직업'은 이 같은 형사물에 코믹 한 스푼, 치킨 한 스푼을 더하며 클리셰를 클래식으로 바꿔 놨다. "익숙함을 비틀어보고 싶었다"는 이병헌 감독의 제작 의도가 제대로 맞아떨어지면서 영화를 보는 관객들은 익숙한 설정 속에서 독특함과 참신함을 찾을 수 있게 됐다. 포스터 속 문구처럼, 지금까지 이런 수사는 없었다.

'극한직업' 마약반 5인방/사진=CJ엔터테인먼트

여기 다섯 명의 형사가 있다. 마약반인 이들은 불철주야 범죄조직을 뒤쫓지만 실적은 형편없다. 그러던 어느 날, 마약반은 마약계 큰손을 잡기 위해 범죄조직 맞은 편 치킨 집을 인수한다. 영화는 잠복 수사를 위해 인수한 치킨 집이 덜컥 대박이 나면서 일어나는 이야기를 그렸다.

치킨 집 성공의 1등 공신은 마 형사다. 아는 양념이라고는 갈비 소스 밖에 없는 마 형사(진선규)가 치킨에 갈비 소스를 접목시켜 만든 왕갈비치킨이 대히트를 친 것이다. 치킨 집 장사가 잘 되자 범죄조직을 소탕해야 하는 마약반은 점점 본연의 임무를 수행하기 힘들어진다. 마약반 5인방 중 유일하게 범죄조직을 밀착 감시하던 영호(이동휘)는 답답함에 한 마디 내뱉는다. "아, 왜 자꾸 장사가 잘 되는 건데!!!"

'극한직업' 마약반 5인방/사진=CJ엔터테인먼트

영화에선 마약반 5인방의 환상 케미가 단연 돋보인다. 부드러운 카리스마의 고반장(류승룡), 필터링 없는 거친 말빨로 팀원 휘어잡는 장형사(이하늬)부터 왠지 모르게 억울한 마형사(진선규), 고독한 형사 영호(이동휘), 열정 넘치는 막내 재훈(공명)까지. 5인방의 연기는 캐릭터 간 케미스트리와 밸런스를 절묘하게 극대화시킨다. 관객들의 웃음 포인트를 저격한 5명의 쉴 틈 없는 티키타카 대사도 아주 일품이다. "웃기고 싶었다"는 이병헌 감독의 간절함은 영화 속에 그대로 묻어났다.

영화엔 웃음뿐만 아니라 액션도 존재한다. 코믹 수사극이라 액션신에 큰 공을 들이지 않았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그렇지 않다. 액션신에는 마약반 5인방 개개인의 특성이 고스란히 묻어난다. 또한 범인을 잡기 위해 뛰는 형사들의 볼살 떨리는 모습을 클로즈업해 액션신에서도 재미를 추구했다. 멋있게 악당을 때려잡는 고전적 형사의 모습은 보너스다. 특히 이하늬와 진선규, 이동휘의 화려한 액션이 보는 이들의 눈을 사로잡는다.

'극한직업' 마약반 5인방/사진=CJ엔터테인먼트

수사극에 코믹을 더해 액션과 웃음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은 것이 '극한직업'의 최대 장점이다. 또 관객을 향한 쓸데없는 충고, 작위적 설정도 없다. 관객을 웃기겠다는 일념 하나로 만든 영화라는 게 느껴지는 대목이다.

다만 욕설이 심심찮게 등장한다는 점은 조금 아쉽다. 형사물 특성 상 분위기를 배가시키기 위해 욕설이 등장할 수밖에 없다는 것은 이해하지만 말이다. 그러나 영화는 이 같은 아쉬움을 상쇄시키고도 남을 만큼의 웃음 포인트를 이야기 곳곳에 숨겨놨다. 쉴 새 없이 웃고 싶다면, 평소에 쌓인 스트레스를 2시간 만에 날려버리고 싶다면 ‘극한직업을 강력 추천한다. 러닝타임 111분. 1월 23일 개봉.


[MBN 온라인뉴스팀 이희진 인턴기자]
MBN APP 다운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