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김정은 방중길, 신의주에서 평양까지 기차로 11시간 걸린 듯
입력 2019-01-11 16:31  | 수정 2019-01-11 19:15

'김정은 위원장 동선을 보면 북한 철도 상황을 알 수 있다'
북한 철도 시설이 낙후됐다고 흔히들 얘기합니다. 하지만 실상은 제대로 알려지지 않았는데 이번 김정은 국무위원장 4차 방중길 동선을 따져보면 북측의 철도 상황을 가늠해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10일 조선중앙통신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방중 일정을 마치고 평양에 귀환했다고 보도했습니다. 이날 중앙통신은 "최고영도자(김정은) 동지께서 타신 전용열차가 10일 오후 3시 평양역에 도착했다"고 밝혔습니다.
김 위원장은 전날 오후 3시(한국시간)께 중국 베이징(北京)역을 출발했는데 24시간 만에 평양에 도착한 것입니다. 앞서 김 위원장이 방중을 위해 단둥(丹東) 에서 베이징으로 향했던 보도를 살펴보면 북한 내에서 얼마나 시간이 소요됐는지 역산이 가능합니다. 중국 단둥은 북한 신의주 접경지역입니다.
홍콩의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앞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북중 접경 지역인 단둥 기차역을 7일 밤 11시15분(한국시간)에 통과했다고 보도했습니다. 김 위원장의 열차는 다음날 오전 11시 55분께 베이징에 도착했습니다. 단둥에서 베이징까지 13시간 가까이 걸린 것입니다.

앞서 김 위원장이 귀국길에 총 24시간이 걸렸다는 것을 감안했을 때 신의주에서 평양까지 무려 11시간이 걸린 셈입니다. 낮아 보이며 관련 보도도 전혀 없었습니다. 평양에서 신의주까지 거리가 225㎞인데 일반 열차는 시속 20㎞ 정도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북한 가장 빠른 기차가 평양에서 신의주를 가는 국제열차인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시속은 45㎞ 정도라고 합니다. 하지만 김 위원장의 전용열차는 의전·안전 등을 고려해서인지 국제열차보다 훨씬 느린 속도로 간 것입니다.
그런 상황 때문에 북측도 우리에게 고속철도 건설 지원을 요청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김 위원장도 지난 2015년 6월 평양 순안공항 리모델링 현장에서 "평양과 공항 사이에 고속철을 건설하면 좋겠다"고 말한적이 있습니다.
하지만 철도 표준화를 위해 넘어야 할 관문이 많습니다. 일례로 남측은 철도 전력이 교류 2만5000V를 쓰고 있지만 북측은 직류 3000V를 쓰고 있습니다. 전력·통신·신호 표준화가 안 돼 있고 각기 다른만큼 통합해야 하는 복잡한 문제가 있습니다.
또 북측의 전체 철도의 96%가 단선입니다. 이 때문에 한쪽에서 기차가 출발하면 반대편에서 올 수가 없는 것입니다. 열차가 운행하다 맞은편에서 열차가 오면 한쪽은 중간에 역에서 피해있든지 해야 합니다.
남북 간 철도는 끊어져 있는 구간이 3개 구간입니다. 동해선, 경원선, 금강산선이다. 일례로 동해선은 북측 구간과 남측 국경역인 제진역까지 연결됐는데 제진역에서 강릉역까지 110㎞ 연결이 안돼 있습니다. 남측 구간에 단절구간(Missing Link)가 있는 것입니다.
반면 중국과 북한 사이 철도는 신의주-단둥, 남양-도문, 만포-지안 이렇게 3곳으로 연결돼 있으며 북한-러시아 사이에도 철도 1개 노선이 연결돼 있습니다.
[김정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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