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보증권이 모회사인 교보생명의 상장 결정으로 한숨을 돌리게 됐다. 매각 가능성이 크게 낮아지면서 국내 1호 증권사에 대한 자존심을 지킬 수 있게 됐다.
11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교보증권은 전날 최대주주 지분매각 추진 관련 조회공시에 대해 "최대주주인 교보생명보험이 통상적 수준의 검토 결과 당사 지분 매각안을 검토 대상에서 제외하기로 했음을 알려왔다"고 밝혔다.
앞서 교보생명은 지난해 6월 교보증권을 매각하려는 의지를 드러냈다. 2015년까지 교보생명의 기업공개(IPO)를 약속했으나 이를 지키지 못했기 때문이다. 자회사인 교보증권 매각 카드는 재무적투자자(FI)를 달래기 위해 꺼내든 일종의 회유책이었던 셈이다. 당시 인수 대상자로 우리은행이 거론되기까지 하면서 교보증권 매각이 현실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기도 했다.
그러나 교보생명이 올해 IPO에 나서기로 전략을 선회하면서 교보증권은 일단 교보금융그룹 타이틀을 그대로 가져갈 수 있게 됐다. 교보증권은 올해 창립 70주년을 맞은 국내 1호 증권사로 한국 증권업의 태동과 성장에 궤를 함께 했다.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자기자본 규모는 8714억원 수준으로, 업계에서 몸집은 중위권 수준이지만 인하우스 헤지펀드 등을 중심으로 채권 운용 능력만큼은 업계 최고 수준을 자랑한다는 평가를 받는다.
실적 역시 지난해 증시 부침에도 불구하고 3분기 누적 순이익 683억원을 달성하며 증시 활황으로 평가받던 2017년 온기 수준(733억원)에 육박하는 순익을 내며 선방했다. 지난해 연간 실적이 역대 최대 순이익을 기록했던 2015년(789억원)을 뛰어넘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디지털뉴스국 김경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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