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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본 공식에 충실한 코미디, 타율 높은 웃음 ‘내안의 그놈’ [M+Moview]
입력 2019-01-07 09:42 
‘내안의 그놈’ 포스터 사진=TCO㈜더콘텐츠온
[MBN스타 김노을 기자] 코미디는 재미있어야 한다는 기본 공식에 충실한 영화다. 빈틈마다 꽉꽉 들어찬 웃음 코드는 실패 없이 터진다.

영화 ‘내안의 그놈(감독 강효진)은 추억이 깃든 동네를 찾은 엘리트 건달 판수(박성웅 분)와 아웃사이더 고등학생 동현(진영 분)이 우연한 사고로 영혼이 뒤바뀌며 일어나는 일들을 그린 코미디다.

‘내안의 그놈에는 클리셰가 가득하다. 동현의 몸이 된 판수는 첫사랑이자 옛 연인 미선(라미란 분)과 존재조차 몰랐던 딸 현정(이수민 분)을 만나게 되고, 그 과정에서 그동안 잊고 살았던 소중한 것들을 깨닫는다. 이처럼 주인공이 가족애, 삶의 의미를 찾아간다는 스토리는 이미 수없이 많이 봐왔다. 물론 보디체인지라는 익숙한 소재까지도 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안의 그놈은 따분하지 않다. 익숙한 전개에 진부함이 느껴질 만도 하지만 적당한 때에 배치된 웃음 코드는 실패 없이 높은 타율을 자랑한다. 동현과 판수의 보디체인지로 인해 발생하는 온갖 오해의 향연, 그 속에서 연쇄적으로 터지는 코미디적 요소가 보는 이들의 웃음을 유발하기에 충분하다.

강효진 감독은 지난 2007년 개봉한 영화 ‘펀치 레이디로 입봉해 ‘육혈포 강도단 ‘미쓰와이프 ‘양아치 느와르 등 꾸준히 코미디 장르에 몰두해왔다. ‘내안의 그놈에서 감독은 서사를 심플하게 만들어 예측 가능한 전개를 펼쳤다. 대신 코미디의 변주에 집중했다. 무턱대고 웃음을 강요하는 게 아니라 각 상황에 안성맞춤인 코미디를 집어넣어 묘미를 선사한다.

‘내안의 그놈 스틸컷 사진=TCO㈜더콘텐츠온

감독의 주특기는 이번에도 발휘됐다. 10대 고등학생과 중년층 아저씨를 천연덕스럽게 바꿔치기해 자칫 공감 제로일 수 있는 스토리에 공감하게 만든다. 여기에 비현실적인 상황 속 인물들의 능청스러운 뻔뻔함이 관객으로 하여금 가드를 내리고 그들을 ‘귀엽게 바라보게 한다.

그룹 B1A4 출신 진영은 러닝타임 122분 동안 빠짐없이 등장해 극을 이끈다. 영화 ‘수상한 그녀, 드라마 ‘칠전팔기 구해라 ‘맨도롱 또똣 ‘구르미 그린 달빛 등을 통해 배우라는 수식어에 한층 더 가까워진 진영은 외톨이 동현부터 건달 판수에 이르기까지 안정적인 연기를 이어간다. 다만 부성애의 표현에 있어서는 약간의 아쉬움을 남긴다. 판수가 딸 현정의 존재를 알게 된 후부터 겪는 감정의 변화와 부성애를 다소 평면적으로 풀어냈다는 느낌을 지우기 어렵다.

박성웅은 영화 ‘신세계 이미지를 완벽히 탈피했다. ‘내안의 그놈 속 박성웅은 선 굵은 강렬한 연기부터 감성을 자극하는 섬세한 연기까지 탁월하게 소화해 폭넓은 연기 스펙트럼을 다시금 입증했다. 살벌하고 어둡게 느껴졌던 이미지를 벗어던진 박성웅의 연기는 색다른 관전 포인트다.

라미란과 이준혁의 코믹 연기는 높은 밀도를 자랑한다. 두 배우는 전체 스토리의 한 축씩을 맡아 영화의 완성도를 높임은 물론 적재적소 웃음을 책임진다. 특히 이준혁은 상황을 비트는 웃픈 대사를 차지게 소화하며 진정한 ‘신 스틸러로 활약한다.

학원 코미디물의 부활을 알리는 반가운 영화 ‘내안의 그놈은 오는 9일 개봉한다. 김노을 기자 sunset@mkcultur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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