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정신과의사 살해범 '묵묵무답'…동료들 애도 발길
입력 2019-01-02 19:31  | 수정 2019-01-02 20:08
【 앵커멘트 】
강북삼성병원에서 자신을 치료한 의사를 살해한 박 모 씨가 오늘 구속 전 피의자심문을 받기 위해 모습을 드러냈지만 범행동기를 묻는 질문엔 입을 닫았습니다.
숨진 임세원 교수는 마지막 순간에도 가해 환자로부터 간호사를 대피시켰던 것으로 전해져 안타까움을 더했습니다.
이현재 기자가 보도합니다.


【 기자 】
자신을 치료해준 정신과 의사를 살해한 혐의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을 받게 된 박 모 씨.

범행동기를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았습니다.

(현장음)
-"범행 저지른 이유가 뭐에요??"
="…."

경찰은 "박 씨가 자신의 혐의는 인정하지만 범행동기에 대한 진술이 일관되지 않아 구속 수사가 필요하다"고 밝혔습니다.

조울증을 앓고 있던 박 씨는 지난달 31일, 서울 강북삼성병원에서 정신과 상담를 받던 중 임세원 교수를 흉기로 찔러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 스탠딩 : 이현재 / 기자
- "임 교수가 절체절명의 순간에도 간호사를 대피시키려 했다는 소식도 전해지면서 안타까움을 더했습니다."

흉기를 휘두르는 박 씨를 피해 진료실에서 나온 임 교수는 복도를 지나가던 간호사에게 대피하라는 말을 전한 뒤,

간호사와 반대 방향으로 도망치며 박 씨를 유인했던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임 교수 유족 측은 "고인의 죽음이 헛되지 않도록 의료진 안전을 보장해야 한다"면서도 고인의 평소 뜻대로 "환자들이 사회적 낙인없이 치료받을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달라"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빈소를 찾은 동료들은 비통함을 감추지 못했고, 임 교수의 대학 동기는 허망하게 세상을 떠난 친구를 환자 밖에 모르던 의사로 기억했습니다.

▶ 인터뷰 : 백종우 / 경희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 "워낙 학생 때부터 사람을 살리는 일을 하고 싶어했습니다. 자기는 이제 마음과 머리로 할 수 있는 정신과를 하겠다고 해서 정신과 의사가 됐었고요."

'누군가에게 도움되는 삶을 살고싶다'는 임 교수의 생전 글이 회자되며 SNS에도 애도의 물결이 잇따르고 있습니다.

MBN뉴스 이현재입니다.[guswo1321@mbn.co.kr]

영상취재 : 최영구 기자·김 원 기자·조영민 기자
영상편집 : 이우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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