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김주하의 12월 31일 뉴스초점-폭로, 적폐 '데자뷔'
입력 2018-12-31 20:09  | 수정 2018-12-31 20:41
2014년 말, 지금처럼 세밑 정국은 급랭했습니다. 이른바 '정윤회 문건'이 터졌기 때문이죠.
비선실세 정윤회 씨와 청와대의 이른바 '문고리 3인방'이 온갖 월권을 일삼고 있다는 보고서가 유출된 겁니다.

당시 청와대는 '문건 내용은 지라시 수준에 불과하다, 문건 유출은 결코 있을 수 없는 국가문란 행위'라며 36일간의 검찰 수사 끝에 문건을 유출한 책임을 물어 조응천 당시 비서관 등을 공무상 비밀누설 등 혐의로 기소했습니다.
당시 여당인 새누리당은 "의혹이 새정치민주연합으로 가면 사실로 된다, 유령공세를 멈추라"며 야당을 비난했었죠.

딱 4년이 지난 지금. 청와대가 민간인을 사찰했다는 의혹이 공개됐고, 청와대는 이를 폭로한 김태우 전 특별감찰반원을 공무상 비밀누설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습니다.

"4년 만에 똑같은 일이 반복되는, 데자뷔를 보는 듯 하다" 유출과 폭로 등 일부 다른 점이 있긴 하지만, 둘 다 진실을 파헤치려는 노력은 온데간데 없고, 덮기에만 급급한다는 면에서는 너무나 흡사해 보입니다.

또, 2016년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폭로와 최근 나온 환경부 블랙리스트도 비슷합니다. 당시 청와대는 관여한 적이 없다고 선을 그었지만, 법원은 유죄로 판정했죠. 현 정부에서 터진 환경부 블랙리스트에 대해서도 청와대는 지금 '모르는 일'이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뿐만 아니죠, 청와대가 민간기업인 KT&G의 사장교체에 관여했고 지난해 불필요하게 대규모 적자 국채 발행을 강요했다는 얘기까지.
만약 사실이라면, 놀랍게도 현 정부도 그토록 비판하던 지난 정부의 적폐를 그대로 답습한 겁니다.

그리고 오늘 국민들은 대통령 비서실장과 민정수석이 국회에 불려 나와 민간인 사찰과 블랙리스트 작성 등 의혹에 대해 증언하는 모습을 하루종일 지켜봐야 했습니다.

이 모습을 본 국민들은 과연 뭘 생각했을까요. '확실히 4년 전과는 다르다?' 아닙니다. 대부분은 '다 똑같다, 그들과 그들은 결국 다를 게 없었다'..는 느낌을 받았을 겁니다.

본인들은 하늘과 땅 차이, 만들어진 호랑이라고 하지만, 국민들의 눈에도 그렇게 보일까요. 한 해가 지나가는 2018년의 마지막 날에도 국민은 여전히 정치에 실망하고 좌절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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