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7조 순매수 개미의 눈물…코스피 17% 추락
입력 2018-12-28 17:44  | 수정 2018-12-28 20:36
코스피가 올해 증시 폐장일인 28일 사흘 만에 2040선을 회복했다. 다만 연초보다 17% 넘게 떨어지는 등 올해 수익률은 10년 만에 최저인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국내 증시에선 개인 매수세가 두드러졌는데, 개인은 코스피·코스닥시장에서 10조원 넘게 순매수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날 코스피는 전날보다 12.60포인트(0.62%) 오른 2041.04에 마감했다. 간밤 뉴욕증시에서는 장 후반 저가 매수세가 살아나면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1.14%),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0.86%), 나스닥(0.38%) 등 주요 지수가 일제히 상승했다.
이에 코스피도 이날 상승세를 보였지만 지난해 말(2467.49)보다는 17.3% 내린 수준이다. 코스피가 마이너스 수익률을 보인 것은 2014년(-4.8%) 이후 4년 만이다. 낙폭으로는 글로벌 금융위기가 닥친 2008년(-40.7%) 이후 10년 만에 최고 수준이다. 주가가 곤두박질치면서 유가증권시장 상장사 시가총액도 1606조원에서 1344조원으로 16.3% 줄어들었다. 1년 새 262조원이 증발한 셈이다.
올해 증시의 낙폭이 커진 것은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 미국 기준금리 인상, 반도체 경기 전환, 바이오 업종의 분식회계 이슈 등 불확실성이 컸기 때문이다.

오현석 삼성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미국 주도의 글로벌 경기 확장 국면은 지속될 것이며 당장 경기 침체를 걱정하는 것은 기우라고 본다"며 "미국 금리 인상 속도 조절과 무역분쟁에 대한 투자자들의 우려가 완화되면 중국 등 신흥국 주식은 상대적으로 가격 상승 여력이 높다고 판단한다"고 밝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내년 3월 1일까지 유예기간을 두고 무역협상을 벌이고 있다. 한국은 수출 의존도가 높기 때문에 미·중 무역전쟁 결과에 따라 국내 증시도 큰 영향을 받을 수 있다. 또 미국의 통화정책도 중요한 변수다. 미국 연방준비제도는 기준금리를 2.25~2.50%로 종전보다 0.25%포인트 올리면서 내년 두 차례 금리 인상을 예고했다. 시장에서는 내년 기준금리 인상 횟수가 한 차례로 줄어들 가능성도 내다보고 있다.
바이오 업종의 분식회계 이슈도 아직 끝나지 않았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상장폐지 위기를 넘겼지만 검찰이 최근 압수수색 등을 통해 고의 분식회계를 수사하는 등 법정 다툼이 지속되고 있다. 금융감독원은 내년에 셀트리온헬스케어 분식회계 의혹에 대한 감리 결과를 내놓을 예정이다.
올해 국내 증시에선 개인투자자가 대거 순매수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개인은 코스피에서 7조414억원을 순매수했고, 코스닥에서는 3조8290억원을 사들였다. 개인투자자들이 코스피·코스닥시장을 합쳐 10조원 넘게 사들인 것이다. 작년에 개인은 코스피에서만 9조3288억원을 순매도한 바 있다.
개인들이 국내 증시에서 가장 많이 산 종목은 삼성전자였다. 개인들은 올해 삼성전자를 7조4870억원 사들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어서 셀트리온헬스케어를 1조5430억원 순매수했다.
작년 국내 증시에서 약 9조7000억원 순매수였던 외국인은 올해 순매도로 돌아섰다. 외국인은 코스피에서 5조7222억원, 코스닥에서 6054억원어치 팔아치웠다. 기관은 작년에도 4조2220억원 순매도한 데 이어 올해도 3조8780억원 순매도였다. 다만 이날 코스피에서는 외국인이 홀로 순매수를 기록했다. 외국인은 2028억원을 순매수했다.
이날 코스닥지수는 7.77포인트(1.16%) 오른 675.65에 마감했다. 코스닥지수는 올해 15.4% 하락했다. 코스닥 수익률이 마이너스를 보인 것은 2016년(-7.5%) 이후 2년 만이다. 올해 코스피는 '용두사미'로 끝났다. 종가 기준으로 1월 29일 2598이라는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며 기대감을 키웠다. 하지만 미·중 무역전쟁 등 잇따른 대내외 악재로 2월 이후 약세로 전환하며 10월 29일 최저치인 1996으로 2000선이 무너지기도 했다. 결국 올해 코스피는 작년 말보다 17.3% 하락한 2041.04에 마감했다.
[정슬기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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