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키워드 K팝] IOI·워너원…아이돌 위탁기획사 원조 YMC엔터
입력 2018-12-28 17:02  | 수정 2018-12-28 20:05
◆ 키워드 K팝 / ⑭ YMC엔터테인먼트 ◆
YMC엔터테인먼트(이하 YMC엔터)는 2010년 가수 태진아가 설립한 기획사다. 지금 대표는 태진아의 아들 조유명 씨가 맡고 있다. YMC엔터는 태진아의 후광을 입었지만 I.O.I와 워너원(Wanna One) 위탁 소속사로 지정되면서 존재감을 높였다.
'프로듀스 101'을 기획한 CJ ENM을 비롯해 방송계 너른 인맥을 보유한 덕분에 대형 아이돌 그룹을 운영할 기회를 얻었고, 이 과정에서 노하우를 쌓았다. 중소 기획사가 이처럼 도약할 기회를 얻는 것은 흔치 않다.
주요 주주로는 드림티엔터테인먼트로 YMC엔터 지분 80%를 보유하고 있다. 모회사 드림티엔터테인먼트는 2009년 설립한 신생 기획사지만 걸스데이를 육성하면서 중견급으로 떠올랐다. YMC엔터는 모회사의 자본과 위탁 운영 노하우를 결합해 성장세를 이어가겠다는 복안이다.
◆ 워너원 프로젝트로 존재감 높여
'워너원'이 1년 4개월간의 활동을 마치고 오는 31일 해체한다. 워너원은 2017년 4~6월 케이블TV 음악채널 엠넷에서 방송한 서바이벌 프로그램 '프로듀스 101 시즌 2'를 거쳐 탄생했다. 각자 기획사에서 활동하는 연습생 101명이 경쟁했고 그중 11명이 선발되면서 활동을 시작했다. 강다니엘, 박지훈, 옹성우 등을 정상급 스타로 키우며 워너원은 K팝 역사에 한 획을 그었다. 한국은 물론 중국 일본 등 아시아권에서 팬덤을 형성하며 프로젝트 그룹의 가능성을 엿볼 수 있었다.

워너원의 소속사는 2017년 8월~올해 5월까지 YMC엔터였다. 워너원은 올해 6월부터 스윙엔터테인먼트로 소속사를 옮겼지만, YMC엔터의 노하우는 그대로 이어졌다. 스윙엔터테인먼트는 CJ ENM이 지분 51%를 갖고 있어 사실상 CJ 레이블로 통하는 기획사다. 신동길 대표는 YMC엔터 본부장을 지내다 워너원을 전담하기 위해 독립해 스윙엔터테인먼트를 세웠다. 스윙엔터테인먼트는 처음부터 워너원만을 매니지먼트하기 위해 출범한 기획사다.
워너원으로 YMC엔터가 거둔 수익도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워너원이 활동하는 기간 거둔 매출은 800억원 안팎으로 알려졌다. 워너원 수익은 CJ ENM이 25%, 위탁 기획사가 25%, 멤버들 소속사가 50%를 갖는다. YMC엔터와 스윙엔터테인먼트가 워너원으로만 200억원가량 수익을 거둔 셈이다.
스윙엔터테인먼트 독립 이후에도 두 기획사가 수익을 어떻게 나눌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다만 처음부터 수익 배분 계약이 있었던 만큼 양측 모두 거액을 챙길 가능성이 높다.
◆ 실력파 가수 에일리·제시 주목
YMC엔터는 워너원이라는 대형 그룹을 매니지먼트하기엔 규모가 작은 기획사였다. 다만 '프로듀스 101 시즌 1'으로 탄생한 I.O.I를 위탁 운영하며 노하우를 쌓은 것이 주효했다. YMC엔터는 2016년 5월~2017년 1월 엠넷 '프로듀스 101 시즌 1'으로 탄생한 I.O.I의 활동을 성공적으로 도왔다. I.O.I 또한 프로젝트 그룹이어서 지속적인 수익을 보장하기는 어려웠다. 중소 기획사의 한계를 벗어나기 위해 YMC엔터는 과감히 위탁 운영을 선택했고 전략은 주효했다.
I.O.I는 워너원만큼은 아니지만 대형 서바이벌 프로그램으로 탄생한 최초의 아이돌 그룹으로 주목을 끌었다. 특히 JYP 소속 연습생이던 전소미와 김세정, 임나영 등이 점차 팬덤을 형성하며 대형 스타로 발돋움하고 있다.
I.O.I는 2017년 1월 31일을 마지막으로 활동을 끝냈고 멤버들은 각자 기획사로 돌아갔지만 여전히 복귀설이 흘러나오고 있다. 그만큼 YMC엔터가 아이돌 가수들을 비교적 강하게 통제하지 않고 자유롭게 활동할 수 있도록 배려한 것이 크게 작용했다. 휴대폰을 자유롭게 사용하게 하고 다이어트를 강제하지 않는 분위기 덕분에 워너원과 I.O.I 같은 프로젝트 그룹이 무리 없이 활동을 이어갈 수 있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YMC엔터가 워너원을 대체할 만한 대형 스타를 키우기 어려운 것은 한계다. '프로듀스 101 시즌 3'로 탄생한 한일 합작 걸그룹 아이즈원은 오프더레코드엔터테인먼트에 소속돼 활동하고 있다. 더 이상 YMC엔터가 위탁 기획사에 머무를 수는 없다는 방증이다.
그럼에도 YMC엔터는 실력파 가수들이 다수 활동하고 있어 미래가 어둡지만은 않다. 소속 가수인 에일리는 자타가 공인하는 차세대 여성 디바다. '한국의 비욘세'라는 별칭이 무색하지 않게 3옥타브를 넘나드는 폭발적인 성량은 여성 솔로 가수 가운데 최고 수준이다. 댄스, R&B, 발라드 등 모든 장르를 넘나들 수 있는 것도 장점이다.
제시 또한 여성 래퍼로서 최고 실력을 자랑한다. 윤미래 이후 여성 힙합 가수 가운데 가장 뛰어난 랩 실력을 자랑한다.
한동윤 평론가는 "YMC엔터는 엠넷과 교류로 성장하는 기회를 잡았지만 아직까지 자력으로 엄청난 성장을 보이진 못했다"면서도 "그간의 노하우를 발판 삼아 또 다른 아이돌 그룹을 데뷔시키는 단계로 나갈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평가했다.
[김규식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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