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마일리지 사용 독려하는 항공사들, 정작 적립은 `첩첩산중`
입력 2018-12-27 16:52 
인천공항 출국장을 나서는 사람들. 사진은 특정 기사 내용과 상관 없음_매경DB

내년부터 시행되는 항공사 마일리지 소멸을 앞두고 항공사들이 저마다 마일리지 사용처를 늘리고 사용을 독려하고 있지만 정작 적립은 쉽지 않단 지적이 나온다. 발권 카운터에서 제대로 적립이 되지 않는가 하면, 등록 기준이 항공사마다 제각각이라 주의가 필요하다.
27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국적기인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제주항공, 진에어, 에어부산 등이 마일리지 또는 유사한 적립 프로그램을 운용 중이다. 마일리지로 보너스 항공권 구매나 좌석 승급, 호텔·렌터카 예약 등이 가능하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등은 공항에서 항공권 발권 시 마일리지를 적립하려면 국내선과 국제선 모두 예약번호 외 회원번호를 알고 있어야 한다. 마일리지 적립을 먼저 묻는 경우가 많지 않아 탑승객이 수속 시 마일리지 적립을 요청해야 하고, 이 때 반드시 회원번호가 요구된다.
회원번호는 사전에 시내·지점·공항·기내 및 항공사 공식 홈페이지와 모바일 웹을 이용해 회원 가입을 해야 부여받는다. 본인이 설정하는 아이디와 달리 항공사가 부여하는 회원번호는 대개 10여 개의 숫자로 이뤄져 있다.

현장에서 회원번호를 모른다면 발권 카운터 외 항공사가 운영하는 공항 지점이나 모바일 앱, 고객센터 전화 등을 통해 확인해야 한다. 발권 카운터에서는 동명이인을 걸려낼 수 있는 방법이 없어 여권 등의 국가 공인 신분증이 있더라도 회원번호의 정확한 확인이 어렵단 게 항공사 측의 설명이다.
항공사 관계자는 "경우에 따라 휴대전화번호 외 연락처, 주소지 확인 등을 통해 회원번호를 알려주기도 하지만, 대부분의 직원은 회원번호가 없을 경우 마일리지 현장 적립을 거부하고 추후 홈페이지를 통해 직접 등록할 것을 권유하는 편"이라고 설명했다.
무엇보다, 왕복 항공권의 경우 출국 시 귀국 항공편 마일리지 자동적립을 신청해놓더라도 귀국 후 시일이 지나도 적립이 되지 않는 경우가 발생해 문제가 되고 있다. 제대로 마일리지 적립이 되지 않았을 경우 일 년 이내 실물 탑승권과 항공권 결제 영수증 원본, 여권을 지참하고 지점이나 온라인을 통해 마일리지 적립을 재차 요구해야 한다. 소비자로서는 귀국 후 홈페이지를 통해 마일리지 적립을 반드시 확인해야 하는 셈이다.
항공사 관계자는 "고객이 사전 신청 시 탑승 후 마일리지가 자동으로 등록돼야 하지만, 누락되는 경우가 일부 발생해 회원들이 다시 한 번 홈페이지를 통해 마일리지 적립 여부를 확인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공동운항편 마일리지에 대한 안내도 부실하단 지적이 나온다. 국적기가 아닌 해외 항공사의 항공편을 예약했더라도 국적 항공사와 공동운항편일 경우 국적 항공사 마일리지로 적립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때 실물 탑승권과 결제 영수증, 항공사 회원번호 등이 필요하다.
마일리지 제도가 항공사마다 차이를 보이기도 한다. 제주항공은 마일리지 제도가 아닌 리프레시 포인트 제도를 운영한다. 거리와 좌석 등급에 따라 적립되는 마일리지와 달리 항공권 가격에 비례해 적립되는 것이 포인트의 특징이다. 대한항공이나 아시아나항공과 달리 공항 체크인 기기를 이용한 포인트 신청은 불가능하며, 홈페이지를 통해 60일 이내 등록해야 한다.
진에어는 공항 체크인 기기를 이용해 나비 포인트 적립이 가능하지만, 등록 가능일은 이보다 짧은 출발일 기준 30일 이내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마일리지 유효기간이 10년인 데 반해 유효기간 역시 3년으로 짧다. 국내선과 달리 국제선은 요일에 따라 적립율이 달라 확인이 요구된다.
에어부산의 경우 스탬프 제도를 운영한다. 탑승 후 90일 이내 홈페이지에서 적립해야 하며 스탬프 유효기간은 탑승일로부터 일 년이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기준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미사용 누적 마일리지 액수는 2조6000억원 규모로, 마일리지 보너스 항공권이나 좌석 승급 이용이 쉽지 않아 누적 액수가 매년 늘고 있다. 자주 사용하기 어려운 항공 마일리지 특성을 반영해 보완해야 한다"면서 "항공사마다 마일리지 정책이 일부 다르고, 타 업종과 비교해 사용 편의성은 물론 적립도 쉽지 않아 개선이 요구된다"고 전했다.
[디지털뉴스국 배윤경 기자/ 노경민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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