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겨울이 무서워요"…비닐 하우스에 사는 아이들
입력 2018-12-24 19:30  | 수정 2018-12-24 21:08
【 앵커멘트 】
가족들과 따뜻한 시간을 보낼 성탄절이 하루 앞으로 다가왔지만, 마냥 즐겁지만은 않은 아이들이 있습니다.
곰팡이 피는 반지하에 심지어 춥고 벌레가 나오는 비닐하우스 등 주거 빈곤상태에 있는 아이들이 10명 중 1명에 달합니다.
임성재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기자 】
작은 부엌이 딸린 이 반지하 단칸방은 세 살배기 임 모 군과 아빠가 사는 30만 원짜리 월세방입니다.

환기가 되지 않아 벽엔 곰팡이가 피기 일쑤지만, 날씨가 추워 창문을 열기도 쉽지 않습니다.

▶ 인터뷰 : 임 모 군 아빠
- "지금 저희 집 건물 창문을 열어놔도 어차피 다 벽이거든요. 춥기도 많이 춥고, 덥기도 많이 더우니까 감기 같은 것도 잘 걸리고…."

고등학생 김 모 군은 단칸방이라도 부럽습니다.

비닐하우스에 살고 있는 탓입니다.


연탄을 떼고 석유난로에 불을 붙이지만 추위를 피하는 건 역부족입니다.

야산 근처에 있다 보니 한겨울에도 바퀴벌레 같은 벌레가 나오기도 합니다.

▶ 인터뷰 : 김 모 군 할머니
- "여기서 8년 살고 아주 추워요. 연통이 다 깨져서 연탄가스 먹었구나. 초등학교 6학년인가 그래서 학교 못 갔지."

▶ 스탠딩 : 임성재 / 기자
- "이렇게 비닐하우스 등 주택 이외의 장소에서 살고 있는 아이들은 전체 아동 100명 중 1명에 달하는데, 지하나 옥탑 등 열악한 환경에서 사는 아이들까지 합하면 그 수는 더 늘어납니다."

이런 열악한 환경은 아이들의 학습권을 침해할 뿐 아니라, 행복감이나 자존감 부족 등 정신건강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끼칩니다.

하지만, 현행법상 임대주택 우선 공급이나 주거비 지원의 대상이 되는 주거 약자엔 장애인과 고령자 등만 명시돼 있을 뿐 아동은 해당되지 않습니다.

▶ 인터뷰 : 전성호 / 초록우산어린이재단 경기북부아동옹호센터
- "주거기본법에 주거 약자가 명시돼 있는데 아동이 명시가 안 돼 있어요. 명시를 해줬으면 좋겠고요. 공공임대나 이런 데 우선권을 부여…."

주거 빈곤에 시달리는 아이들은 전국적으로 94만여 명,

아이들의 주거환경 개선을 위한 정책적 노력이 절실합니다.

MBN뉴스 임성재입니다.

영상취재 : 문진웅 기자 유용규 기자
영상편집 : 한주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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