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143층 이익환수금 먼저 내 먹튀의혹 벗겠다"
입력 2018-12-24 17:35  | 수정 2018-12-24 20:02
이름 없는 소위 '듣보잡' 회사가 인구 65만 도시 전주에 143층 타워를 짓겠다고 하자 전국적인 이슈로 떠올랐다. 21만6000㎡(약 6만5000평)인 대한방직 용지에 사업 규모가 2조5000억원이다. 디벨로퍼 (주)자광 얘기다. 이런 가운데 지난달 말 전주시가 '2035년 도시기본계획'을 발표하며 자광이 신청한 지구단위계획을 담지 않겠다고 반려하면서 논란은 증폭됐다. 전은수 자광 대표는 기자와 만나 "계속 협의하겠다"면서 "필요하다면 개발이익 환수금을 현금으로 착공할 때 선납하겠다"고 말했다. 사업의 진정성을 믿지 못하는 전주시와 주민들에게 승부수를 던진 셈이다.
개발사업으로 발생한 이익 중 일정액(20~25%), 통상 수백억 원대로 예상되는 개발이익 환수금을 '선납'하겠다는 것은 그만큼 의지가 강한 것으로 풀이된다. 그는 특히 "2035 도시기본계획안에 우리 사업안이 추가되도록 '일부 변경 요청'을 하겠다"며 "전주시가 제안한 대로 공론화위원회를 열어서 개발이익 환수금을 얼마나 낼지, 현금 또는 공공채로 낼지 등을 논의하겠다"고 말했다. 다음은 전 대표와 나눈 일문일답.
―143층 고층 빌딩을 왜 짓겠다고 하는지 논란이 크다.
▷143층 타워라는 말 때문에 오해가 있는 것 같다. 자광의 고층타워는 롯데월드타워나 현대차 글로벌비즈니스센터(GBC) 같은 건물이 아니다. 상하이에 있는 '둥팡밍주' 같은 가늘고 긴 전망대다. 타워 중간층은 사실상 엘리베이터가 다니는 길목 기능만 수행하고, 꼭대기 5개 층은 전망대로 쓴다. 미국 라스베이거스 '스트라토스피어 타워'처럼 꼭대기층에 놀이기구나 체험시설을 넣을 것이다. 이는 '관광 전주'에 도움이 될 것으로 확신한다.

―대한방직 터를 용도변경하면 수천억 원대 특혜라는 지적이 있다.
▷21만6000㎡에 이르는 땅에 대한 용도변경이 전주시에 큰 부담이라는 것은 인정한다. 그러나 이곳은 대한방직 공장 터로 발암물질 1호인 석면이 함유된 건축물이 방치된 곳이다. 2012년 전주시도 2025 도시기본계획에 이곳을 주거용지로 포함해놨다. 그러나 이곳을 아파트로만 채우는 것은 현실성이 없다. 그래서 자광이 나선 것이다. 용지 중 절반 가까이를 공원 등 공개공지로 기부채납해 시민과 관광객에게 공간을 제공하고, 전북도가 원하는 컨벤션센터를 지어 지역 명물을 만들고 아파트와 전망타워를 짓는 '복합개발'을 하겠다는 것이다.
―이름 없는 디벨로퍼가 거대 프로젝트를 할 수 있겠느냐는 의문이 많다.
▷전주시가 용도변경 허가만 내준다면 실현 가능성은 100%라고 확신한다. 자광은 자본금 15억원인 작은 회사다. 하지만 개발사업은 시행사와 시공사로 역할이 구분되는데, 자광은 땅을 사는 시행사다. 타워, 호텔, 백화점, 컨벤센센터, 50여 층 아파트 8~9개 동을 직접 짓는 것은 시공사다. 그 시공사는 책임준공 보증을 확약할 것이다. 앞으로 2조원 규모인 공사비용은 프로젝트파이낸싱(PF)을 통해 조달하고 나머지는 분양 수익으로 마련하겠다.
―배후에 롯데가 있다는 이야기가 돈다. 이번 프로젝트에도 롯데건설이 연대보증을 서줘 자광이 용지 매입금 1980억원을 납입한 것도 의혹을 뒷받침하는데.
▷2012년 설립된 자광이 줄곧 롯데건설과 함께 일하다 보니 그런 '설'이 나온 것 같다. 하지만 이번 초대형 건설 프로젝트에는 여러 건설사들이 뛰어들 것이다. 시공사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용도변경 후 아파트만 건설할 것이란 '먹튀' 염려에 대해선.
▷그런 오해가 있을 수 있다. 그래서 지역에 세금을 납부하기 위해 개발 법인도 전주로 이전등기했다. 용도변경 후 토지를 분할해 매각하고 매매차익만 거둘 것이라고 하는데, 저희 지구단위계획은 필지 분할이 불가능하다. 모든 건축물에 대한 동시 착공과 동시 준공을 약속했다. 따라서 수익성 높은 아파트나 백화점만 짓고 사업에서 빠지는 일은 없다.
[박윤예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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