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故 김용균 씨 어머니 "아들은 정부가 죽인 것이나 마찬가지"
입력 2018-12-24 12:34  | 수정 2018-12-31 13:05

태안화력발전소에서 작업 도중 사망한 고(故) 김용균 씨의 어머니 김미숙 씨는 오늘(24일) 국회에서 더불어민주당 지도부와 만나 "아들이 억울하게 죽었다. 정부가 죽인 것이나 마찬가지다"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김 씨는 "'나라 기업이라면 어느 기업보다 낫겠지'하고 보냈는데 실제는 아니었다. 작업현장을 보고 너무 놀랐고 처참했다"면서 "조금이라도 아이에 관심을 뒀더라면 살릴 수 있었을 텐데 자책감이 든다"며 울먹였습니다.

김 씨는 "실상을 모르는 국민이 너무 많다. 알았다면 누구도 그런 곳에 자녀를 보내지 않았을 것"이라며 "또다시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는, 국민이 안심하고 살 수 있는 나라가 되도록 정부가 책임지고 앞장서길 부탁한다"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여러분이 도와주셔야 한다. 법안이 통과되지 않으면 우리 아들들이 또 죽는다"며 이른바 '김용균법'이라 불리는 산업안전보건법 개정안을 국회에서 통과시켜달라고 호소했습니다.


이에 민주당 이해찬 대표는 "아들의 죽음이 헛되지 않도록 법안을 개정해서 안전장치를 마련하겠다는 게 당의 공식 입장"이라면서 "26일 정부와도 다시 협의해서 가능한 한 빨리 법 개정을 하겠다"고 약속했습니다.

김 씨는 민주당 방문에 앞서 정의당 이정미 대표를 만난 데 이어 관련 법안을 논의 중인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고용노동소위원회 회의장도 찾아 '김용균법' 통과를 당부했습니다.

이 대표는 "정의당도 너무 죄송하다. 2년 전에 우리가 법안을 내놓고 통과시키지 못해 용균이를 보냈다"면서 "이번 12월만큼은 반드시 이 법이 통과될 수 있도록 죽을 힘을 다하겠다"고 했습니다.

이에 김 씨는 "우리처럼 없는 사람들은 인권도 무시되도록 법이 만들어져 있다. 우리도 따뜻한 가슴을 가진 사람인데 왜 이런 취급을 받아야 하는지 모르겠다"며 "우리 용균이를, 동료들을 살려주길 간곡히 부탁한다"고 말했습니다.


김 씨는 이어 바른미래당 손학규 대표, 자유한국당 김병준 비상대책위원장과도 차례로 만났습니다.

손 대표는 김 씨와 만나 "정부 법안이 방대해서 검토가 필요해 오늘내일 처리하는 것은 무리라고 들었다"며 "또, 한국당이 반대를 하고 있어 입법이 현실적으로 간단치 않다"고 말했습니다.

다만 같은 당 채이배 의원은 "반드시 이번 27일 본회의에서 법안이 통과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는 약속을 드린다"며 "정부안은 내용이 방대한 만큼 가장 급한 것부터 처리하고 이후 다른 내용은 내년 2월 국회에서 통과될 수 있도록 논의에 앞장서겠다"고 했습니다.

한국당 김병준 비대위원장은 "이런 문제를 일일이 챙기지 못한 데 대해 정당의 비대위원장으로서 책임감을 무겁게 느낀다"며 "우리 사회의 안전과 관련해서 생명의 고귀함을 알고 신경을 썼어야 했는데 정치권이 그렇게 하지 못한 부분이 있다"며 말했습니다.

김 비대위원장은 "법 전체를 개정하느냐, 부분 개정하느냐를 놓고 국회 안에서 입장이 조금씩 다르다"면서도 "이 문제에서는 여야가 따로 없다. 우리 사회 안전성을 높이는 데 매진하겠다"고 덧붙였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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