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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사랑 치유기’ 이도겸, 노력하는 치열한 삶 [M+안윤지의 PICK터뷰]
입력 2018-12-24 10:02  | 수정 2019-02-19 21:50
최근 이도겸이 MBN스타와 인터뷰를 진행했다. 사진=MK스포츠 천정환 기자
한 장면 속에는 많은 것이 담겨있습니다. 주인공, 그를 받쳐주는 다른 인물, 의미를 담고 있는 물건, 분위기를 설명해주는 빛과 그림자까지 있죠. ‘안윤지의 PICK터뷰에서 한 씬(scene)을 가장 빛나게 만든 주인공의 모든 걸 들려 드릴게요. <편집자주>

[MBN스타 안윤지 기자] 확실하게 눈을 이끈다. 다른 사람보다 한발 늦게 출발했다고 하지만 그만큼 더 성장해나가는 배우 이도겸을 만났다. 그는 늘 준비된 자세로 삶을 주체적으로 살아간다.

◇ 이도겸의 임주철

매주 일요일 오후 방송되는 MBC ‘내사랑 치유기는 착한 딸이자 며느리이자 아내이고 싶은 적이 한 번도 없었던, 그러나 식구들에게 그 한 몸 알뜰히 희생당한, 국가대표급 슈퍼 원더우먼의 명랑 쾌활 분투기를 그렸다.

이도겸은 극중 임주철 역으로, 임주아(권소현 분), 임치우(소유진 분)와 남매다. 체대 입학 후 태권도 국가대표 선발전을 무사히 통과해 국대의 꿈을 키웠으나 악성 림프종 진단을 받고 꿈을 접었다.

이번 드라마를 통해 주말 드라마가 처음인 그는 아직 신인 배우고 많이 하지 못 했지만, 운 좋게 좋은 역할, 좋은 사람과 만나서 좋다. 드라마의 성공보다는 삶 속에서 행복하게 작품하는 게 좋다”는 소감을 전했다.

이도겸은 2018년 주목받는 라이징스타다. 지난 8월 종영한 KBS2 ‘당신의 하우스헬퍼(이하 ‘헬퍼) 출연 당시 동성애자 역할을 하면서 뛰어난 연기실력을 보여줬기 때문이다. ‘헬퍼로 1020세대의 호응을 얻었던 이도겸은 차기작으로 주말 드라마를 선택했다. 그의 팬층과 주말 드라마의 시청층을 고려해봤을 때 의외의 선택이었다.

최근 이도겸이 MBN스타와의 인터뷰에서 MBC ‘내사랑 치유기에 대해 말했다. 사진=MK스포츠 천정환 기자

‘헬퍼 촬영 당시 오디션 기회가 왔다. 하지만 꼭 이 드라마를 하고 싶었고, 그래서 오디션에 참가했다. 그때 몸 상태가 너무 안 좋고 감기가 걸려서 당연히 내 뜻을 온전하게 전달하지 못했다. 오디션 마지막에 감독님이 나에게 ‘마지막으로 할 말이 있냐고 묻더라. 그때 ‘이 영상이 남는다면 10년 뒤 영상을 보고 있을 나 자신에게 편지를 쓰고 싶다고 말했다.”

독특한 방식이었다. 당시 이도겸은 더 좋은 배우, 사람이 되기를. 어떤 위치에 있을지 모르겠지만 그래도 넌 연기를 사랑할 것”이라는 자신을 향한 응원을 담았다. 마지막 말이 감독의 마음을 흔들었고 그는 ‘내사랑 치유기의 임주철이 될 수 있었다.

임주철은 앞서 말했듯 한 번 실패를 겪은 사람이었다. 그렇기에 표현해야 하는 감정이 더욱 복잡하고 깊어야 했다. 이도겸 또한 임주철을 연기하면서 이 점을 중점적으로 생각했다.

주철이란 친구가 힘든 일이 있었지만 어떻게 다시 웃을 수 있었나, 가족과는 어떤 관계인가 같은 생각을 많이 했다. 이런 관계성을 확실하게 해야 했다. 의욕이 앞서다 보니 ‘헬퍼가 끝나자마자 이틀 뒤에 촬영을 시작했다. 아직 ‘헬퍼의 옷을 벗기도 전이라 부담감이 있었지만 열심히 연습했다.”

강다현 이도겸 사진=MBC ‘내사랑 치유기 캡처

◇ PICK-SCENE ‘내사랑 치유기

이도겸이 분한 임주철은 드라마에서 많은 고난을 겪기 때문에 감정을 요구하는 씬들이 대다수다. 그가 꼽은 장면은 고난을 이겨내고 성공하는 장면이라고 추측했으나 전혀 달랐다.

그는 자신의 엄마인 이삼숙(황영희 분)과 호흡하는 장면이었다. 극 중에서 최이유(강다현 분)와 임주철은 모든 사람에게 뽀뽀하는 장면을 들키고 만다. 그때 이삼숙은 임주철을 데리고 가 조언 한 마디를 건넨다.

황영희 선배님이 ‘네가 금덩이와 엄청난 재물을 들고 와서 나한테 싫다고 하면 엄마는 싫다. 하지만 네가 거적대기를 입고 와도 좋다고 하면 엄마도 좋다. 네 마음에 집중해라라고 한다. 어떤 사회적인 시선보다 나 자신을 따라가라는 말인데 정말 울컥하더라.”

그는 황영희의 대사가 임주철 뿐만 아니라 이도겸 까지 울렸다고 전했다. 그저 흘러갈 줄 알았던 드라마 속 대사가 이도겸의 인생 속에 박혀버리고 만 것이다.

주철로 연기하는 나도 울컥하더라. 촬영이 끝나고 가서도 계속 생각했다. ‘내 마음은 뭘까. 내가 연기에 집중할 수 있는 사람인가. 내가 앞으로도 잘할 수 있을까. 등. 그 장면이 짧지만 강렬했다.”

최근 이도겸은 MBN스타와의 인터뷰에서 자신의 속마음을 털어놨다. 사진=MK스포츠 천정환 기자

◇ 이도겸의 인생 PICK

이도겸은 연기를 비교적 늦게 시작했다. 본래 전공도 연기와 거리가 먼 수학이었으며 부모님의 반대도 굉장했다. 그렇기에 연기를 선택할 당시 치열하게 고민과 고민을 거듭했다. 결국 25살이란 나이에 연기를 선택한 이유는 고등학교 3학년 때 기억이었다.

고등학교 때 반장이 연극을 보러 가자고 해서 갔다. 난 그때 연극 무대에서 보면 가장자리에 앉아있었다. 그때 주인공이 혼자 독백을 하고 있는데 뒤에서 대기하고 있는 배우가 같이 하고 있더라. ‘스포트라이트는 주인공에게만 향하고 있는데 아무도 안보는 자리에 있는데도 왜 연기를 했을까란 궁금증이 생겼다.”

하지만 그의 궁금증은 여기서 멈췄다. 그 이후 대학교에 입학하고 군대를 다녀오고 평범하게 살던 이도겸은 룸메이트의 한 마디로 다시 고등학교 3학년 당시 순간을 떠올렸다. 그때부터 걷잡을 수 없이 연기를 향한 열정이 커져갔다.

룸메이트가 배우 지망생이었는데 나보고 해보지 않겠냐고 제안하더라. 정말 많이 고민했다. 내가 중, 고등학생이 아니고 당시엔 20살이 넘었을 때니까. 처음엔 ‘일주일이면 끝나겠지 싶었다. 그때 (배우에 대한 열망이) 3개월이 가고 하니까 거부도 많이 했었다가 결국 연기를 시작하기로 했다. 입시를 다시 준비했고 서울에 있는 학교에 입학하고 여기까지 오게 됐다.”

그는 그 순간부터 지금까지 꽤 많은 성장을 이뤘다. 이도겸은 부모님 또한 반대하다가도 지금의 자신의 모습을 보고 뿌듯해하신다고 전했다. 그가 열심히 삶을 살고 싶다”고 말한 것처럼 과거도, 지금도 노력해왔다. 그리고 앞으로도 노력하는 자세로 기회를 쟁취할 것이다. 안윤지 기자 gnpsk13@mkcultur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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