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가총액 상위 20개 기업 가운데 18곳의 목표주가가 최근 한 달 새 하향 조정된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올해 사상 최대 실적을 올린 후 내년부터 실적이 급감할 것으로 예상되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목표주가 하락률이 1·2위를 차지하며 가장 가파른 것으로 나타났다. 미·중 무역전쟁으로 수출 업종 실적 전망이 악화되면서 증권사들이 국외 사업 비중이 높은 대형주들의 실적 추정치를 내리고 있는 것이다.
일각에선 증권사들이 목표주가와 현재 주가 차이(괴리율)를 공시해야 하는 부담 때문에 실적 전망치를 내리면서 주가 하락을 부채질하고 있다는 의견도 있다.
23일 매일경제신문이 에프앤가이드와 함께 시총 상위 20곳의 목표주가와 올 4분기 실적 전망을 조사한 결과 분석 대상 20곳 중 18곳의 20일 현재 목표주가가 한 달 전(11월 20일)보다 낮아졌다.
목표주가는 증권사들이 분석하는 기업의 실적 추정치를 바탕으로 해당 상장사가 1년 내에 도달할 것으로 예상하는 주가의 최댓값이다. 목표주가가 내려갔다는 것은 향후 1년간 상장사의 실적과 사업 전망에 대해 의구심이 커졌다는 의미로 분석된다.
미·중 무역분쟁과 반도체 수요 둔화 등 대내외 악재가 이어지면서 수출 전선에 있는 기업들이 더 큰 타격을 받은 것으로 분석된다. 삼성전자부터 셀트리온, 현대차, 포스코, LG생활건강에 이르기까지 전 업종에 걸쳐 목표주가가 하향 조정됐다.
목표주가 하락폭이 가장 큰 곳은 삼성전자로 한 달 만에 5만9591원에서 5만5000원으로 7.7% 내려갔다. 업계 관계자는 "올 들어 개인들이 삼성전자를 5만원 이상에서 집중 매수했는데 이 같은 전망에 따르면 1년 내에 본전을 찾을 수 있을지 미지수"라고 말했다.
삼성전자 다음으로 SK하이닉스의 목표주가 하락폭(-6.59%)도 컸다. 두 종목 모두 D램 반도체회사인데 향후 반도체 시장 전망이 악화되면서 타격을 입게 됐다. 시장조사업체인 IC인사이츠에 따르면 올해 30% 이상 급성장했던 글로벌 D램 시장은 내년에 올해보다 1% 역성장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 같은 전망에 최근 한 달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가는 각각 9.7%, 13.2% 하락했다. 주가 하락률이 목표주가 하락폭보다 크기 때문에 향후 목표주가가 더 내려갈 수 있다는 걱정도 나온다. 이원식 신영증권 연구원은 "반도체 업계는 수요 둔화에 따라 가격 하락이 진행되고 있어 실적 악화가 본격화할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4분기 예상 영업이익 또한 1개월 전 추정치에 비해 각각 13.2%, 7.3% 낮아졌다.
현대모비스 목표주가는 한 달간 새 6.21% 하향 조정됐다. 미국과 중국에서 차 판매 부진이 지속되면서 부품 실적 전망도 악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 종목의 경우 정부의 수소차 육성 정책에 힘입어 최근 한 달 새 주가가 8.4% 올랐다. 목표주가와의 괴리율이 감소해 향후 목표주가 하락 속도는 줄어들 것이란 분석이다.
바이오 종목들도 목표주가 하향 조정을 피해가지 못했다. 셀트리온과 삼성바이오로직스 목표주가는 한 달 새 각각 4.69%, 4.42% 내려갔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정부의 분식회계 논란에 대응하느라 공장 가동률이 뚝 떨어지며 올 3분기에 부진한 실적을 기록했다. 이와 달리 셀트리온은 실적 전망이 우호적이지만 목표주가가 떨어졌다. 삼성을 강타한 분식회계 이슈가 셀트리온으로도 확산되면서 업종 불안감이 커졌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이와 달리 한 달 새 목표주가가 오른 곳은 한국전력(6.01%)과 SK텔레콤(0.99%)이다. 그러나 증권사들은 한 달 전보다 한국전력의 올 4분기 영업적자를 더 크게 잡고 있다. 같은 기간 SK텔레콤의 4분기 영업이익 추정치도 0.6% 하락했다. 4분기 실적 추정을 단기 전망으로, 목표주가를 중장기 전망으로 감안하면 두 전망이 모두 좋은 곳은 분석 대상 20곳 중 단 한 곳도 없는 셈이다.
일부에선 저평가 종목마저 목표주가를 내리고 있어 증권사들의 목표주가 산정에 의문을 품고 있다. 올해 예상 실적 기준으로 코스피의 주가수익비율(PER)과 주가순자산비율(PBR)보다 동시에 낮은 지표를 기록 중인 SK하이닉스, 현대모비스, 포스코, KB금융, 신한지주마저 모두 목표주가가 떨어지는 아픔을 경험 중이다.
여기엔 지난해 9월 도입된 목표주가 괴리율 공시제도가 자리 잡고 있다. 당초 이 제도는 증권사의 '뻥튀기' 목표가 책정을 바로잡기 위해 시행됐지만 최근 하락장에서 또 다른 부작용이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최근 한 달 새 코스피는 1% 하락했다. 결국 '주가 하락→괴리율 상승→기업 추정치 하향→목표주가 하향→투자심리 위축→주가 하락'이라는 악순환이 나오고 있다.
[문일호 기자 / 박의명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특히 올해 사상 최대 실적을 올린 후 내년부터 실적이 급감할 것으로 예상되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목표주가 하락률이 1·2위를 차지하며 가장 가파른 것으로 나타났다. 미·중 무역전쟁으로 수출 업종 실적 전망이 악화되면서 증권사들이 국외 사업 비중이 높은 대형주들의 실적 추정치를 내리고 있는 것이다.
일각에선 증권사들이 목표주가와 현재 주가 차이(괴리율)를 공시해야 하는 부담 때문에 실적 전망치를 내리면서 주가 하락을 부채질하고 있다는 의견도 있다.
23일 매일경제신문이 에프앤가이드와 함께 시총 상위 20곳의 목표주가와 올 4분기 실적 전망을 조사한 결과 분석 대상 20곳 중 18곳의 20일 현재 목표주가가 한 달 전(11월 20일)보다 낮아졌다.
목표주가는 증권사들이 분석하는 기업의 실적 추정치를 바탕으로 해당 상장사가 1년 내에 도달할 것으로 예상하는 주가의 최댓값이다. 목표주가가 내려갔다는 것은 향후 1년간 상장사의 실적과 사업 전망에 대해 의구심이 커졌다는 의미로 분석된다.
미·중 무역분쟁과 반도체 수요 둔화 등 대내외 악재가 이어지면서 수출 전선에 있는 기업들이 더 큰 타격을 받은 것으로 분석된다. 삼성전자부터 셀트리온, 현대차, 포스코, LG생활건강에 이르기까지 전 업종에 걸쳐 목표주가가 하향 조정됐다.
목표주가 하락폭이 가장 큰 곳은 삼성전자로 한 달 만에 5만9591원에서 5만5000원으로 7.7% 내려갔다. 업계 관계자는 "올 들어 개인들이 삼성전자를 5만원 이상에서 집중 매수했는데 이 같은 전망에 따르면 1년 내에 본전을 찾을 수 있을지 미지수"라고 말했다.
삼성전자 다음으로 SK하이닉스의 목표주가 하락폭(-6.59%)도 컸다. 두 종목 모두 D램 반도체회사인데 향후 반도체 시장 전망이 악화되면서 타격을 입게 됐다. 시장조사업체인 IC인사이츠에 따르면 올해 30% 이상 급성장했던 글로벌 D램 시장은 내년에 올해보다 1% 역성장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 같은 전망에 최근 한 달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가는 각각 9.7%, 13.2% 하락했다. 주가 하락률이 목표주가 하락폭보다 크기 때문에 향후 목표주가가 더 내려갈 수 있다는 걱정도 나온다. 이원식 신영증권 연구원은 "반도체 업계는 수요 둔화에 따라 가격 하락이 진행되고 있어 실적 악화가 본격화할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4분기 예상 영업이익 또한 1개월 전 추정치에 비해 각각 13.2%, 7.3% 낮아졌다.
현대모비스 목표주가는 한 달간 새 6.21% 하향 조정됐다. 미국과 중국에서 차 판매 부진이 지속되면서 부품 실적 전망도 악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 종목의 경우 정부의 수소차 육성 정책에 힘입어 최근 한 달 새 주가가 8.4% 올랐다. 목표주가와의 괴리율이 감소해 향후 목표주가 하락 속도는 줄어들 것이란 분석이다.
바이오 종목들도 목표주가 하향 조정을 피해가지 못했다. 셀트리온과 삼성바이오로직스 목표주가는 한 달 새 각각 4.69%, 4.42% 내려갔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정부의 분식회계 논란에 대응하느라 공장 가동률이 뚝 떨어지며 올 3분기에 부진한 실적을 기록했다. 이와 달리 셀트리온은 실적 전망이 우호적이지만 목표주가가 떨어졌다. 삼성을 강타한 분식회계 이슈가 셀트리온으로도 확산되면서 업종 불안감이 커졌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이와 달리 한 달 새 목표주가가 오른 곳은 한국전력(6.01%)과 SK텔레콤(0.99%)이다. 그러나 증권사들은 한 달 전보다 한국전력의 올 4분기 영업적자를 더 크게 잡고 있다. 같은 기간 SK텔레콤의 4분기 영업이익 추정치도 0.6% 하락했다. 4분기 실적 추정을 단기 전망으로, 목표주가를 중장기 전망으로 감안하면 두 전망이 모두 좋은 곳은 분석 대상 20곳 중 단 한 곳도 없는 셈이다.
일부에선 저평가 종목마저 목표주가를 내리고 있어 증권사들의 목표주가 산정에 의문을 품고 있다. 올해 예상 실적 기준으로 코스피의 주가수익비율(PER)과 주가순자산비율(PBR)보다 동시에 낮은 지표를 기록 중인 SK하이닉스, 현대모비스, 포스코, KB금융, 신한지주마저 모두 목표주가가 떨어지는 아픔을 경험 중이다.
여기엔 지난해 9월 도입된 목표주가 괴리율 공시제도가 자리 잡고 있다. 당초 이 제도는 증권사의 '뻥튀기' 목표가 책정을 바로잡기 위해 시행됐지만 최근 하락장에서 또 다른 부작용이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최근 한 달 새 코스피는 1% 하락했다. 결국 '주가 하락→괴리율 상승→기업 추정치 하향→목표주가 하향→투자심리 위축→주가 하락'이라는 악순환이 나오고 있다.
[문일호 기자 / 박의명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