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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카이브리지 줄어들까
입력 2018-12-23 17:19 
서초 푸르지오 써밋에 설치된 스카이 브리지. [사진 제공 = 대우건설]
서울시가 스카이브리지(아파트 상층부를 연결한 다리) 등 재개발·재건축 단지의 특화시설 설계에 대한 허용 기준을 마련하는 방안에 착수했다. 특화시설을 무분별하게 허용하면 주변에 위화감을 줄 수 있다는 취지이지만 정부가 사유재산인 민간 아파트 설계까지 간섭한다는 비판도 나온다.
23일 서울시 관계자는 "조합이 낸 설계안을 보면 주변과 어울리지 않는 특화시설이 많다"며 "건축 분야 민관 전문가들 의견을 반영해 특화시설 설계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조속히 마련할 것"이라고 밝혔다. 서울시에 따르면 새로 마련될 특화설계 가이드라인은 해당 시설이 주변 지역사회에 얼마나 기여할 수 있는지 공공성을 중요 요소로 평가한다. 단지 내 주민들만 이용할 수 있는 시설보다는 인근 지역 주민들이 함께 사용할 수 있는 시설이 높은 평가를 받는 식이다. 또 주변 경관을 해치지 않는 디자인인지, 단지 내 주민들의 사생활을 침해할 우려가 없는지, 단지에 꼭 필요한 시설인지 등 평가 기준이 포함될 예정이다.
서울시는 앞서 지난달 열린 건축위원회 심의에서 신반포15차 재건축 조합이 제출한 설계안에 포함된 스카이브리지가 경관상 위압감을 준다는 이유로 이를 축소·삭제할 것을 지시한 바 있다. 이후 조합은 스카이브리지 규모를 축소하는 변경안을 제출해 지난 18일 심의를 통과했다.
변경된 설계안에는 새 단지 2개 동 최상층을 연결하는 안이 담겼다. 조합이 당초 3개 동 최상층을 연결한다는 계획에서 한발 물러난 것이다. 시는 여기에 더해 스카이브리지의 설치 층수를 낮출 것과 인근 주민들에게 전면 개방하는 것을 전제조건으로 변경안을 통과시켰다.

서울시 압박에도 불구하고 강남 지역의 재건축 단지를 고급화하려는 움직임은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반포 아크로 리버 파크' '서초 푸르지오 써밋' 등 완공된 고급 재건축 아파트 단지에 스카이브리지가 설치됐으며, 현재 재건축이 추진 중인 반포주공 1단지와 잠실 미성·크로바 등도 스카이브리지 설계를 고려하고 있다. 차별화를 통해 단지 가치를 높이기 위해 스카이브리지 외에도 스카이라운지, 옥상정원 등 특화설계를 고려 중인 단지가 많다.
서울시가 특화설계에 제동을 건 데 대해 조합이나 인근 주민들은 시가 사유재산에 대해 '월권'을 행사하고 있다며 불만을 터뜨리고 있다. 재건축 조합 관계자는 "이미 스카이브리지가 설치된 단지가 많은데 이제 와서 설계를 규제하는 것은 형평성에 어긋난다"면서 "지방자치단체가 차별화된 설계를 막으면 단지가 특색 없이 구성되고 가치 하락도 피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했다.
[정지성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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