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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택 폭 넓힌 장르물, 명불허전 주말극 [M+연말결산…KBS①]
입력 2018-12-23 10:11 
‘추리의 여왕’ ‘슈츠’ ‘너도 인간이니’ ‘러블리호러블리’ 포스터 사진=KBS
[MBN스타 김노을 기자] 올해 KBS 드라마는 분기별로 꾸준히 장르물을 선보이며 시청자들의 선택 폭을 넓히고 흥미를 끌어올렸다. 또한 ‘주말극 명가라는 수식어에 걸맞는 주말드라마들이 안방극장을 웃고 울게 만들었다. 다만 하반기에 들어서며 시청률 부진을 털어내지 못한 점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 골라보는 장르물, 법정·추리·판타지·로봇·호러까지

‘추리의 여왕 시즌2는 KBS가 올해 첫 장르물로 선보인 드라마다. 지난해 5월 종영한 시즌1이 기존 추리물과 차별화된 신선함과 휴머니즘으로 호평을 끌어낸 데 이어 시즌2 또한 색다른 재미를 선사했다. 추리물 특성상 자칫 어둡고 무거운 전개로 흘러갈 수도 있었지만 ‘추리의 여왕은 시청자들과 호흡하는 노선을 택했다. 사건을 둘러싼 퍼즐 조각이 맞춰지며 서서히 드러나는 인물들의 사연에 시청자들은 함께 분노하고 공감했다.

‘완설 콤비 권상우(하완승 역)와 최강희(유설옥 역)의 열혈 공조수사도 마니아층을 형성하는 데 큰 역할을 했다. 티격태격하는 두 사람은 허술한 느낌을 주면서도 결정적인 순간에는 180도 다른 모습으로 변신해 몰입도를 높였다.

‘슈츠와 ‘너도 인간이니?도 꾸준한 사랑을 받았다. 동명의 미국드라마가 원작인 ‘슈츠는 장동건이 6년 만에 안방극장에 복귀한다는 점에서 방송 전부터 큰 이목을 모았다. 여기에 안정적인 연기력을 인정받은 박형식이 합세해 훈훈한 법정 브로맨스를 완성했다. 법정 속 매력적인 캐릭터들 또한 매회 보는 즐거움을 선사했다. ‘슈츠는 장동건, 박형식이라는 신선한 조합에서 오는 기대치만큼 높은 수치는 아니지만 최종회 시청률 10.7%를 기록하며 유종의 미를 거뒀다.


‘너도 인간이니?는 사전제작 드라마였다. 일찌감치 촬영을 마친 뒤 후반 작업에 공을 들였지만 티나는 CG와 유치한 스토리 전개가 아쉽다는 지적과 함께 저조한 시청률로 막을 내렸다. 하지만 인간과 로봇이라는 1인2역을 무리 없이 소화한 서강준의 재발견은 ‘너도 인간이니?의 성취로 남았다.

현재 방영 중인 ‘죽어도 좋아는 동일한 기간을 반복하는 ‘타임 루프라는 독특한 소재를 택했다. 소재 특성상 반복되는 상황이 나열돼 지루함을 느낄 수도 있지만, 사이다 대사와 높은 공감력으로 마니아층을 형성하고 있다. 여기에 한치 앞을 예측할 수 없는 흥미진진한 전개 그리고 강지환, 백진희의 능청스러운 연기 호흡이 더해져 한층 사랑스러운 드라마로 자리매김했다.

방영 전부터 논란에 휩싸였던 ‘러블리 호러블리는 최저시청률 1%를 기록하며 불명예 퇴장했다. 연출을 맡은 강민경 PD가 세월호 유가족 비하 발언을 한 사실이 밝혀지자 드라마는 뚜껑을 열기도 전에 비호감을 샀다. 여름에 딱인 호러물이라는 이유로 잠깐 주목받기도 했지만 흉내만 낸 연출과 박시후, 송지효의 애정 케미가 아쉬움을 남긴 채 저조한 시청률을 기록했다.

‘우만기 ‘라디오 로맨스 ‘당신의 하우스헬퍼 ‘죽어도 좋아 사진=KBS

◇ 좀처럼 헤어 나오지 못한 시청률 부진의 늪

올해 방송된 KBS2 평일 드라마 중 가장 높은 시청률을 기록한 건 ‘우리가 만난 기적으로, 최고 시청률 13.1%를 기록했다. ‘우리가 만난 기적은 이름이 같은 두 남자의 영혼이 바뀌며 벌어지는 일들을 그린 판타지 휴먼 멜로다. 각박한 현실을 잠시 잊게 해주는 따뜻한 스토리와 교훈 그리고 김명민, 김현주, 라미란, 고창석의 찰떡 조합이 시청자들을 사로잡았다.

앞서 언급한 ‘슈츠와 ‘우리가 만난 기적을 비롯한 몇 작품을 제외하면 KBS2 평일 드라마는 시청률 면에서 고전을 면치 못했다.

‘라디오 로맨스는 첫 방송 이후 꾸준히 하락 곡선을 그렸다. 아날로그 감성을 전면에 내세워 역으로 신선함을 노리는 시도는 좋았으나 스타와 작가의 사랑이라는 설정은 기시감만 안겼다. 극 전개 속도가 더딘 것도 시청률 하락의 요인 중 하나로 작용했다. 주인공들의 제자리걸음 같은 감정선이 시청자들의 감정 이입을 끌어내지 못했기 때문이다.

‘당신의 하우스헬퍼 ‘오늘의 탐정도 저조한 시청률로 퇴장했다. ‘당신의 하우스헬퍼는 첫 방송 시청률 4%대로 무난하게 닻을 올렸지만 뒷심 부족으로 하락세를 띠며 종영했다. ‘오늘의 탐정은 호러스릴러 장르를 표방, 웰메이드 드라마라는 수식어를 얻었다. 주인공이 단 2회 만에 죽는 파격적인 전개는 몰입도를 높였고 ‘언데드 부활은 색다른 볼거리를 제공했다. 다만 복잡한 추리 과정으로 인해 새로운 시청자 유입에 어려움을 겪으며 부진한 시청률로 막을 내렸다.

‘러블리 호러블리 바톤을 이어받은 ‘최고의 이혼도 시청률 부진의 늪을 피하진 못했다. 호감형 배우 차태현과 배두나의 만남으로 큰 화제를 모았지만 최고 시청률 4.5%로 조용히 퇴장했다. 일각에선 동명 원작인 일본 드라마와의 격차를 좁히지 못한 것을 저조한 시청률의 원인 중 하나로 꼽기도 했다.

‘황금빛 내인생 ‘같이 살래요 ‘하나뿐인 내편 포스터 사진=KBS

◇ 명불허전 KBS 주말극

올해도 KBS 주말극은 ‘열일 해줬다. 지난 3월 종영한 ‘황금빛 내 인생부터 ‘같이 살래요 ‘하나뿐인 내편까지 폭발적이고 꾸준한 인기로 1위 자리를 놓치지 않고 있다.

‘황금빛 내 인생은 성추행 논란에 휩싸였던 박시후를 남자주인공으로 캐스팅한 것과 막장 설정 논란에도 불구하고 최고 시청률 45.1%를 기록했다. 당시까지만 해도 생소한 얼굴이었던 신혜선 캐스팅도 우려를 샀다. 하지만 모든 걱정이 기우에 불구했다는 것을 증명, 폭발적인 인기를 얻었다.

중년 배우 파워를 다시금 느끼게 해준 ‘같이 살래요도 시청자들에게 꾸준히 선택받았다. 드라마 방영 중 화제를 모은 건 유동근과 장미희의 남다른 케미였다. 상극처럼 보이는 두 배우의 열연 호흡은 남녀노소 불문 모든 이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특히 장미희의 ‘러블리 그 자체인 연기는 연일 화제를 낳았다. 시청자들의 공감과 웃음, 눈물샘을 자극한 ‘같이 살래요는 최고 시청률 36.9%로 화려하게 막을 내렸다.

현재 방영 중인 ‘하나뿐인 내편도 안정적인 성적표를 받고 있다. 출생의 비밀을 가진 여자를 주인공으로 삼는 뻔한 스토리임에도 배우들의 호연, 지루하지 않은 전개가 호평을 이끌어냈다. 또한 주말극에서 빠져선 안 되는 ‘뭉클함까지 꾹꾹 눌러담아 시청자들에게 잔잔한 감동을 선사하고 있다. 안정적인 호성적을 유지 중인 ‘하나뿐인 내편이 오는 3월 종영까지 주말드라마 왕좌 자리를 지킬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김노을 기자 sunset@mkcultur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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