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인터넷 추적 어려운 '다크웹'서 마약판매…20∼30대 무더기 구속
입력 2018-12-23 09:19  | 수정 2018-12-30 10:05

인터넷 프로토콜(IP) 주소 추적이 어려운 '다크웹(dark web)'에서 필로폰, 대마, LSD(혀에 붙이는 종이형태 마약) 등 마약을 전문적으로 판매한 이들이 붙잡혔습니다.

인터넷·소셜미디어(SNS)를 이용한 마약 유통이 급증하는 가운데 검찰이 다크웹 마약 사이트 운영자를 검거하고 사이트를 폐쇄한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서울중앙지검 강력부는 다크웹을 통해 50회에 걸쳐 마약 매매를 알선한 운영자 39살 신 모 씨와 판매상 22살 박 모 씨, 39살 김 모 씨 등 9명을 구속기소 했다고 오늘(23일) 밝혔습니다.

검찰에 따르면 신씨는 올해 3월부터 지난달까지 다크웹에서 마약 전문 판매 사이트를 운영하며 회원 636명을 끌어모았습니다.


이 사이트에선 판매상 16개 팀이 활동한 것으로 추정됩니다. 주로 20∼30대인 판매상들은 인터넷에서 배운 수법으로 대마를 직접 재배한 뒤 해시시를 만들어 팔고, 해외에서 밀수한 LSD, 엑스터시 등을 판매하기도 했습니다.

과거 미국군이 개발한 다크웹은 익스플로러, 크롬 같은 일반적 웹브라우저가 아닌 '토르' 등 특정 브라우저를 이용해야만 접속할 수 있습니다.

사이트 운영자와 이용자를 추적하기 어렵고 익명성이 보장돼 아동음란물 유통이나 마약·무기거래 등 범죄 수단으로 악용돼왔습니다.


이번에 검거된 다크웹 마약 사이트 판매상들은 수사기관의 추적을 피해 암호화된 메시지로 연락을 주고받고, 별도의 돈세탁 과정 없이도 거래기록을 감출 수 있는 가상화폐인 '다크코인'을 사용했습니다.

검찰은 다크웹 마약 사이트를 만들고, 서버를 운영한 프로그래머 35살 김 모 씨도 함께 구속해 사이트를 폐쇄했습니다. 마약 유통을 통한 범죄수익 1억원은 보전을 청구했습니다.

검거된 이들은 주로 온라인 마약 유통으로 생계를 유지해온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판매상 중엔 마약을 밀수한 뒤 다크웹 사이트에서 팔아 800만∼1천만 원 상당을 챙긴 이들이 많았습니다.

검찰은 "이번 수사에서 마약 투약 전력이 없는 무직자, 대학생 등 젊은 세대로 마약 공급자층이 두꺼워지는 추세를 확인했다"고 밝혔습니다.

올해 5월 경찰이 다크웹에서 아동음란물 사이트를 운영하며 수억원을 벌어들인 20대를 검거한 데 이어 검찰이 마약 사이트 운영자를 검거함에 따라 다크웹을 통한 불법 행위 추적에도 탄력이 붙을 것으로 보입니다.

[MBN 온라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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