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 "박정희 유신 계엄령 무효"…재심 이어질 듯

【 앵커멘트 】
박정희 정부가 유신체제를 선포하며 내린 계엄령이 위법한 조치였다는 대법원의 첫 판단이 나왔습니다.
당시 계엄 포고 자체가 무효라고 결론지어서 유죄를 선고받은 피해자들의 재심 청구가 이어질 전망입니다.
이혁근 기자입니다.


【 기자 】
박정희 정부가 계엄령을 선포한 뒤 공무원이었던 허 모 씨는 뜻밖의 고초를 겪었습니다.

▶ 인터뷰(☎) : 변영철 / 피해자 허 씨 측 변호인
- "동네 주민 몇 사람이 고스톱을 치고 그랬던 모양입니다. 그것을 계엄포고령에 적시된 옥내 집회 위반으로 의율해서 마산보안대에 끌고 가서 아주 심한 고문을 했던…."

직업도 잃었습니다.

▶ 인터뷰(☎) : 변영철 / 피해자 허 씨 측 변호인
- "당시 철도청 공무원이었는데 회사에서 바로 파면이 됐죠. 사람을 만나보면 반쯤 정신이 지금도 나가 있어요."

허 씨는 1973년 징역 8월을 확정받은 뒤, 지난 2013년 재심을 청구했습니다.

대법원은 45년 만에 허 씨에게 무죄를 선고했습니다.

재판부는 "1972년 계엄령은 유신체제를 이행하고자 그에 대한 저항을 봉쇄하기 위한 것이 분명하다"고 봤습니다.

또 "계엄령 내용이 국민의 기본권을 침해해 당시 계엄 포고는 위헌이고 위법해 무효"라고 지적했습니다.

허 씨는 한국철도공사를 상대로 3억 4천만 원의 손해배상 청구 소송도 진행하고 있습니다.

▶ 스탠딩 : 이혁근 / 기자
- "대법원이 박정희 정부의 유신 계엄령이 무효라고 판단하면서 피해자들의 재심 청구가 이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MBN뉴스 이혁근입니다. [ root@mbn.co.kr ]

영상취재 : 최영구 기자
영상편집 : 윤 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