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현행 지원체계에 포섭되기 어려워 대부업이나 사금융 이용이 불가피한 신용등급 7~10등급 저신용층 지원 정책서민금융상품을 1조원 규모로 신설한다.
또 상대적으로 시장 접근이 원활한 계층의 초과 대출수요를 완화하고 저신용층 지원을 위한 재원 확보를 위해 현행 정책상품 금리대를 조정한다.
아울러 서민금융진흥원 등을 중심으로 서민에 특화된 신용평가체계도 마련한다.
금융위원회는 21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서민금융지원체계 개편방안'을 발표했다.
먼저 저신용층 대상 '긴급 생계·대환자금'을 신설한다. 대부업·사금융 등의 이용이 불가피한 취약한 저신용층(신용 7~10등급)이 대상이다. 신용위험 등을 감안해 대출당시 금리는 연 10% 중후반대로 하되, 성실상환 시 매년 1~2%포인트씩 금리를 인하해 만기 시에는 제도권 금융으로 연계해 제도권 금융 안착을 지원하는 방식으로 운영할 계획이다.
현재 최고 연 24%로 공급중인 유사 정책상품인 안전망대출의 금리를 10% 중후반대로 낮추고 지원요건을 완화하는 방안도 함께 추진한다.
금융위는 1조원 규모로 신설하는 긴급 생계·대환자금이 최하 신용자를 위한 최종적인 지원상품인 만큼, 상환여력뿐만 아니라 자금용도와 상환계획·의지 등을 종합적으로 심사하고 저신용자의 과다부채로 이어지지 않도록 자금지원 전 재무진단을 의무화할 방침이다.
현행 정책금융상품의 금리도 조정한다. 상대적으로 시장접근이 원활한 계층의 초과대출수요를 완화하고 저신용층 지원을 위한 재원확보를 위해서다. 이에 따라 현재 연 8~10%에 집중해 있는 정책금융상품(햇살론·새희망홀씨 등)의 금리대를 시장여건을 감안해 단계적으로 확대·조정한다. 예컨대 은행권의 새희망홀씨보다는 제2금융권의 햇살론 금리상한을 확대하는 방식으로 정책상품별로 이용자 특성을 감안해 조정폭을 차등해 적용한다. 이용 기간에 따라 단계적으로 금리를 인하하는 등 금리구조를 다양화하고 성실상환에 따른 인센티브도 제공한다.
서민에 특화된 신용평가체계도 마련한다. 과거 금융거래 위주의 현행 평가시스템의 경우 금융이력이 부족한 중·저신용자의 신용위험을 제대로 평가하지 못함에 따른 것이다. 이에 서민금융진흥원 등을 중심으로 중·저신용자에 특화된 '관계형 신용평가 체계'를 마련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정책금융상품별 이용자에 대한 정보공유를 확대하고 공공요금 납부 등 다양한 비금융정보 등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식이다.
일시적 자금난을 겪는 차주가 저신용 굴레에 빠지지 않도록 연체 발생 전부터 선제적으로 지원하는 '상시 채무조정제도'도 도입한다. 현재는 연체등록으로 신용등급 하락이 이뤄진 경우 연체 90일 이후에나 채무조정 신청이 가능하나 앞으로는 연체우려 단계에서부터 신용상담과 채무조정을 지원한다.
불가피한 상황으로 연체에 빠진 차주에 대해서는 정상 경제생활로 조속히 복귀할 수 있도록 채무감면율을 2022년까지 점진적으로 45%로 대폭 확대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더불어 사실상 변제 능력이 없는 소액연체자의 경우 일정기간 성실상환 시 잔여채무를 면제하는 '특별감면제도'를 운영한다.
금융위는 법률 개정 등 과제별 후속 조치에 따른 소요 기간을 감안하되 대부분의 과제가 2019~20년 중 시행될 수 있도록 준비할 방침이다.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시장금융 이용이 가능한 자에게까지 시장보다 낮은 금리로 정책금융을 제공하고 고금리 대출을 이용할 수밖에 없는 자들은 상환능력 취약을 이유로 정책금융에서 배제되고 있다"며 "정책금융이 맡고 있는 현재의 역할은 점차 민간에 이양하고 보다 어려운 사람들에 대한 지원을 확대하는 정책서민금융의 방향전환이 있어야 할 시기"라고 말했다.
[디지털뉴스국 전종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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