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단독] 시험 통과 스프링클러도 오작동…"실화재 시험 필수"
입력 2018-12-20 19:32  | 수정 2018-12-20 20:35
【 앵커멘트 】
그럼 앞서 살펴본 스프링클러 헤드들이 불법이거나 불량 제품일까요?
그건 아닙니다. 소방용품 인증을 담당하는 한국소방산업기술원에서 멀쩡히 시험을 통과한 제품들이니까요.
그럼 시험에 문제가 있다는 뜻이겠죠.
계속해서 김순철 기자의 단독 보도입니다.


【 기자 】
소방 전문가들은 한국소방산업기술원이 실시하는 스프링클러 헤드 검사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합니다.

▶ 인터뷰 : A 씨 / 소방기술사
- "실효성이 없는 시험을 하고 있는 거죠. 현황에 맞는 화재 시험이 필요하죠."

스프링클러 헤드 이탈을 시험하는 방식은 크게 2가지입니다.

헤드를 액체에 넣고, 이를 가열해 기준 온도인 섭씨 72도 부근에서 헤드가 이탈하는지 보는 작동시험과,

헤드를 실험통에 넣고 고열의 바람을 쏴 이탈 여부를 살피는 감도시험입니다.

문제는 두 시험 모두 습식 스프링클러에 차 있어야 할 소방용수를 주입하지 않기 때문에 이 물이 헤드 이탈 과정에 미치는 영향을 실험할 수 없다는 겁니다.


이런 지적이 나오면서, 기술원은 올해부터 소방용수를 직접 넣는 '걸림작동시험'을 도입했습니다.

그러나 이마저도 공업용 열풍기를 이용해 72도보다 서너 배나 높은 고온을 쏘는 방식이어서 실효성이 없다는 지적입니다.

이에 대해 기술원 측은 불이 나면 화염으로 인한 바람, 즉 기류가 발생해 헤드가 이탈하기 때문에 콜드 솔더링은 발생하지 않는다는 입장입니다.

▶ 인터뷰 : 한국소방산업기술원 관계자
- "실제 화재는 온도보다는 기류 영향이…. 화재는 정적인 게 아니란 말이에요. (콜드 솔더링은) 시험장에서나 발생하는 거지…."

하지만, 전문가들이 실시한 실제 화재 실험에서도 헤드가 분리되지 않은 현상은 종종 발견된 바 있어 설득력이 떨어집니다.

▶ 인터뷰(☎) : B 씨 / 소방기술사
- "선진국에서는 스프링클러 헤드에 실화재 테스트를 적용하는데요. 국내 기준에는 실화재 테스트가 없습니다. 이를 조속히 도입해서…."

화재 진압에 결정적인 역할을 하는 스프링클러 설치 시스템에 대한 전면적인 점검이 필요해 보입니다.

MBN뉴스 김순철입니다.[liberty@mbn.co.kr]

영상취재 : 라웅비 기자·김근목 VJ
영상편집 : 한주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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