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문 닫히고, 충전하다 고장까지…편의 외면한 전동보장구 급속충전기
입력 2018-12-20 19:30  | 수정 2018-12-20 21:09
【 앵커멘트 】
거동이 불편한 지체장애인이나 노년층이 주로 이용하는 전동보장구, 사실상 이분들에겐 발이나 다름없죠.
문제는 배터리가 소진될 때 관공서 등에 설치된 급속충전기를 급히 찾게 되는데, 주말이나 저녁엔 문이 닫혀 있거나 심지어 자주 이용하면 배터리가 고장 나기도 해 불편이 크다고 합니다.
강세현 기자가 전동보장구 이용자들을 취재했습니다.


【 기자 】
외출을 할 때면 늘 전동보장구를 이용하는 지체장애인 이원교 씨.

배터리가 소진되면 때때로 관공서 급속충전기를 찾지만 불편할 때가 많습니다.

관공서 출입구나 엘리베이터 바로 옆에 설치돼 이용하는데 눈치가 보이기도 하고,

여름이나 겨울철엔 차단막도 없는 야외에서 1시간 이상 고스란히 더위와 추위를 견뎌야 합니다.

▶ 인터뷰 : 이원교 / 전동보장구 이용자
- "사람들도 계속 왔다 갔다 하고. 한겨울에 바람이 들어오면 찬바람을 그대로 맞고 가만히 있어야 하는…."

심지어 평일 저녁과 주말에는 아예 이용할 수조차 없습니다.


▶ 스탠딩 : 강세현 / 기자
- "지금은 오후 6시를 조금 넘긴 시간입니다. 하지만 급속충전기가 있는 건물의 문은 굳게 닫혀 있어 충전기를 이용할 수 없습니다."

급속충전기 68%가 관공서 등에 설치돼 있는데, 대부분 저녁과 주말에 문을 닫기 때문입니다.

낮은 배터리 용량 때문에 급속충전기를 너무 자주 이용하면 성능이 떨어질 수 있지만 이런 주의사항은 어디에도 붙어 있지 않습니다.

▶ 인터뷰 : 윤정훈 / 전동보장구 이용자
- "충전했을 때 배터리 수명이 줄어드는 경우가…. 안내를 받거나 기계에 안내문이 있는 경우는 별로 없었습니다."

지자체별로 자체적으로 설치하다 보니, 공통된 기준이 없고 이용자보다는 관공서 편의대로 설치되고 있는 겁니다.

민원이 잇따르자 복지부는 뒤늦게 대책 마련에 나섰습니다.

▶ 인터뷰(☎) : 보건복지부 관계자
- "저희가 내년 예산을 처음으로 확보했습니다. (설치) 가이드라인은 내년 초에 각 지자체에 뿌릴 예정…."

국내 전동보장구 이용자는 무려 10만여 명,
장애인과 고령자들이 깊이 체감할 수 있는 정책 추진이 필요하다는 지적입니다.

MBN뉴스 강세현입니다. [ accent@mbn.co.kr ]

영상취재 : 배완호 기자, 라웅비 기자
영상편집 : 이유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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