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온라인 앞엔 경쟁없다"…화장품 6개 로드숍 점주協 구성
입력 2018-12-20 14:56 
더페이스샵 가맹점주협의회가 지난 10월25일 서울 여의도 LG트윈타워 앞에서 집회를 열고 본사의 갑질을 고발하고 있다. [사진 = 신미진기자]

화장품 온라인 초저가 판매 등 불법 유통 행위를 규탄하기 위해 6개 로드숍 가맹점주들이 단체협의회를 구성했다. 이들은 본사를 대상으로 가맹점 피해 대책 등을 요구해나갈 예정이다.
2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국내 화장품 로드숍 6개 가맹점주협의회는 최근 공동 간담회를 열고 내년 초경 '전국화장품가맹점주협의회'를 결성하기로 뜻을 모았다. 이를 위해 다음달 15일 대구에서 창립준비위원회를 개최하고 본격 활동을 시작할 예정이다.
전국화장품가맹점주협의회 준비위원회에는 ▲이니스프리 ▲아리따움 ▲더페이스샵 ▲토니모리 ▲네이처리퍼블릭의 각 가맹점주협의회 소속 점주들로 꾸려졌다. 에뛰드하우스의 경우 가맹점주들간 협의를 마치는 대로 참여할 예정이다.
6개 브랜드가 모두 참여할 시 전국화장품협의회 소속 인원은 2000여명이 될 전망이다.

눈에 띄는 대목은 6개 로드숍 브랜드가 서로 경쟁 관계라는 점이다. 이니스프리와 아리따움, 에뛰드하우스의 본사는 아모레퍼시픽그룹인 반면 더페이스샵은 LG생활건강 브랜드다. 토니모리와 네이처리퍼블릭도 각각 단일 브랜드로 경쟁사다.
전혁구 전국화장품가맹점주협의회 부회장은 "국내 화장품업계의 현안을 공유하고 함께 대처하기 위해 경쟁 관계를 따지지않고 협의회를 구성하게 됐다"며 "면세점의 불법 유통 실태나 온라인 불공정행위 등에 대한 공동 대응을 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사진 출처 = 청와대 국민청원 홈페이지]
앞서 더페이스샵과 이니스프리 가맹점주협의회는 본사를 상대로 온라인 초저가 판매 중단 등을 요청해왔다. 개인 판매자가 온라인에 제품을 공급한다는 회사의 설명과 달리 본사가 직접 싼 값에 G마켓과 11번가 등 오픈마켓에 물건을 내놓고 있다는 게 점주 측의 주장이다.
면세품 현장 인도제를 악용한 불법 화장품 판매도 가맹점주들이 지적하는 문제점 중 하나다. 최근 유학생이나 보따리상 등이 시내면세점에서 대량 면세품을 구매한 뒤 현장에서 물건을 받고 국내에 유통하는 사례가 등장하면서 질서를 어지럽히고 있다는 게 점주 측의 설명이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면세점 화장품 국내 유통 단속 못하는 관세청장을 경질하라'와 '면세 화장품을 국내에 대량 반입해 재판매하는 탈세와 불법 행위를 엄벌해달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와있다. 해당 청원은 현재까지 각각 2544명과 3233명의 동의를 받았다.
국내 6개 대형 화장품 로드숍 가맹점주들이 단체협의회를 통해 한 목소리를 낼 있게 되면서 본사를 상대로 한 협상력은 높아질 전망이다.
다만 온라인 시장 급성장 등으로 본사의 경영환경 역시 악화된 점은 우려로 남는다. 더페이스샵의 경우 연결기준 영업이익이 2014년 690억원에서 지난해 158억원으로 급감했다. 에뛰드하우스는 올해 3분기 92억원의 영업 적자를 냈다.
화장품업계 관계자는 "본사 역시 온라인과 홈쇼핑 진출 등이 시급하지만 가맹점에 따른 제약이 존재해 답답한 상황"이라며 "가맹 사업을 유지하면서도 수익을 높일 수 있는 방안을 고안해내기 위해 노력 중"이라고 말했다.
[디지털뉴스국 신미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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