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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영화결산②]‘신과 함께’ 시리즈, 쌍천만 그 이상의 의미
입력 2018-12-20 07:01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한현정 기자]
그야말로 구세주다. 2018년 한국 블록버스터 영화의 체면을 유일하게 살린 동시에 해외에서도 괄목할 만한 성과로 무한한 가능성을 입증했다. 어떤 의미로든 시리즈물의 신세계를 연, ‘신과 함께를 두고 하는 말이다.
올해 가장 많은 관객들을 끌어모은 한국영화는 1227만4353명의 누적관객을 기록한 ‘신과 함께-인과 연(감독 김용화, 이하 ‘신과 함께2)이다. 신과 함께-죄와벌에 이어 한국영화 사상 최초로 시리즈 두 편 모두 천만 영화 반열에 오른 이 시리즈는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도 뜨거운 관심을 받으며 개봉과 동시에 전세계적으로 역대 한국영화 오프닝 박스오피스 신기록을 세웠다. 세계적 수출상품이 된 K팝 열풍과 달리 한국영화는 여전히 내수용인 경우가 많았던 것과 비교하면 신과 함께는 국내 흥행 못지않게 해외 흥행에 높은 점수를 줄 만하다. 1, 2편 모두 시체스 국제판타스틱 영화제에 공식 초청되는 쾌거를 이루기도 했다.
신과 함께-인과 연은 환생이 약속된 마지막 49번째 재판을 앞둔 저승 삼차사(하정우, 주지훈, 김향기 분)가 그들의 천 년 전 과거를 기억하는 성주신(마동석 분)을 만나 이승과 저승, 과거를 넘나들며 잃어버린 비밀의 연을 찾아가는 이야기를 그렸다. 원작 웹툰의 황홀한 비주얼을 그대로 스크린에 옮겨놓은 동시에 쉽지만 불면의 진리를 담은 착한 메시지로 관객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지난해 말 개봉해 1441만1675명을 동원한 1편에 이어 나란히 1천만 관객을 돌파하며 속편은 흥행하기 어렵다는 영화계 징크스를 깔끔하게 날렸다. 1,2편이 끌어 모은 국내 관객수만 2800여만 명에 가까운, 초대박 흥행물로 기록에 남게 됐다.
‘신과 함께의 성공은 단지 수치적 성과에 그치지 않는다. 계획 중인 3, 4편까지 포함해 한국 콘텐츠가 아시아 영화시장에서도 흡인력을 겨냥할 근거와 목표점을 찾았다는 점, 이미 포화상태인 국내 시장을 넘어 해외로 뻗어나갈 첫 발자국을 내디뎠다는 점에서 충분히 박수 받을 만하다.
대만(한국영화 흥행 역대 1위), 홍콩(역대 2위), 싱가포르(역대 3위) 등 아시아권을 포함해 전 세계 120개국에서 개봉됐고, 연말 또는 내년초 일본 개봉 일정이 잡혀 있다. 한한령(한류금지령)이 여전한 중국만 개봉 일정이 미뤄진 상태인데다 해외 판권 추가수입도 예상보다 클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유난히 국내 블록버스터들이 흥행 참패를 기록하며 높은 손익분기점을 맞추지 못한 채 고꾸라진 가운데, 중저예산의 작지만 개성있고 매력있는 영화들이 그 공백을 채운 올해 영화계였다. ‘신과 함께는 그런 면에서 몸집과 내실, 미래 가치까지 모두 인정받으며 독보적인 스포트라이트를 한 몸에 받았다. 국내 프랜차이즈 영화의 첫 이정표가 된 동시에 도전을 망설이는 많은 이들에게 귀감이 됐다.
한편, ‘신과 함께 3, 4편 역시 김용화 감독이 주축이 돼 이미 시나리오 작업에 한창이다. 2021년 개봉을 목표로 추진 중인 가운데 또 한 번 진기록을 세울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3, 4편의 성패를 떠나 이미 엄청난 의미를 지닌 신과 함께의 또 다른 도전에 관심이 모아진다.
kiki2022@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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