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차량 속 잠든 아이, 방석으로 확인
입력 2018-12-19 15:11 

국내 연구진이 어린이집 통학 차량에서 아이의 승하차 상태를 간편하게 확인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
한국생산기술연구원(생기원)과 센서개발 기업 제이테크, 아동용 스마트워치 기업 키즈소프트 공동 연구진은 방석에 장착하는 압력감지 센서를 이용해 아이의 승하차 상태를 스마트폰을 이용해 확인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19일 밝혔다.
연구진이 개발한 방석에는 아동의 착석 여부를 감지할 수 있는 압력감지 센서가 내장돼 있다. 이 센서는 블루투스로 스마트폰과 자동 연결된다. 교사가 스마트폰에 전용 어플리케이션을 설치하면 아이의 착석 여부를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고 아동을 차량에 홀로 남겨둘 경우 바로 경보가 울린다. 조한철 생기원 정밀가공제어그룹 선임연구원은 "별도의 설치작업 없이 좌석에 방석을 비치하기만 하면 즉시 사용할 수 있어 실용적"이라고 설명했다.
통학 차량에 아동이 장시간 방치되면서 사망으로 이어지는 사고가 발생하자 정부는 내년부터 통학차량에 '잠자는 아이 확인 장치' 설치를 의무화하기로 했다. 현재 통학차량에서 아이 하차 여부를 확인하는 기술은 크게 두가지가 상용화됐다. 차량 뒤편에 설치하는 '하차 확인 벨'은 차량 기사가 직접 뒤로 가서 하차 확인 벨을 끄면서 자리를 확인하는 방식이다. 버스카드처럼 '근거리무선통신(NFC)'을 이용하기도 한다. 교사가 아동의 NFC 태그를 승하차시 단말기에 접촉시키는 방식도 있다. 하차 확인 벨은 차량 개조도 필요하고 아이를 등원시키는 목적 외에 차량을 사용할 때도 기사가 직접 뒤로 가서 벨을 꺼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었다. NFC는 승하차 시간이 지연되는 문제가 발견됐다. 일부 시는 이미 이같은 방식을 차량에 적용해 시범 운행을 하고 있다.

연구진은 이같은 단점을 해결하기 위해 방석에 센서를 넣는 방안을 떠올렸다. 조 선임연구원은 "운전자나 교사가 아동의 하차 상태를 확인하기 위해 차량을 둘러보거나 몸을 움직일 필요가 없으며, 승하차 지연도 발생하지 않는다"며 "방석 구매 이후에는 추가비용 발생 없이 2년 주기로 배터리만 교체하면 될 만큼 편리하다"고 말했다.
이번 기술에 생기원은 독자 개발한 블루투스 알고리즘을 적용했다. 기존의 상용 알고리즘은 거리가 멀어져 신호가 약해지면 통신 연결이 끊긴다는 알림만 주는데 반해 이 알고리즘은 연결이 끊겨야 알림을 주는 방식이다. 방석 센서가 차량 속 아동을 감지하고 있을 때 교사가 일정거리 이상 차량과 멀어지면, 스마트폰과의 블루투스 연결이 끊겨 경보가 작동하는 원리다. 제이테크는 아동의 몸무게와 착석 면적을 고려해 좌석 점유 상태를 빠르고 정확하게 인지할 수 있는 압력감지 센서를 개발했으며 키즈소프트는 센서 신호를 스마트폰으로 전송하는 통신부품과 전용 어플리케이션 개발을 맡았다. 연구진은 테스트 결과 기존 기술과 비교했을 때 상당히 편리하고 정확한 결과가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조 선임연구원은 "온라인 구매가 가능하고 누구나 쉽게 사용할 수 있기 때문에 전국 유치원에 빠르게 보급될 것으로 기대된다"며 "향후 유아용 카시트나 학교 출결관리 시스템에도 접목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어린이 확인 방석은 시제품 테스트를 거쳐 내년 초 시중에 선보일 예정이다.
[원호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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