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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미래에셋의 전기차 `베팅`…中룽뎬에 1200억원 쏜다
입력 2018-12-18 17:46  | 수정 2018-12-18 23:24
박현주 회장이 이끄는 미래에셋금융그룹이 중국 전기차기업에 1200억원을 투자한다. 배터리 필수 원자재인 '동박' 기업 인수자금을 지원해 투자 이익을 향유하기 위한 포석이다. 미래에셋이 물꼬를 트는 것과 동시에 SK그룹 역시 해당 기업에 대한 투자를 통한 협업을 도모할 수 있게 됐다.
18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미래에셋자산운용 소속 미래에셋PE는 중국 전기차 기업 '룽뎬전기주식유한회사'가 실시하는 유상증자에 참여해 1200억원을 투자하기로 결정했다. 해당 거래는 연내 대금을 지급하고 종료될 예정이다.
이번 투자로 미래에셋PE는 10%대 규모 룽뎬 지분을 확보하게 된다. 룽뎬은 미래에셋 등이 투자한 유상증자 대금 등을 활용해 올해 안에 동박 생산기업인 중국 와슨 지분 100%를 4000억원가량에 인수 완료할 예정이다.
전기차 충전기 관련 기업인 룽뎬은 와슨 인수를 통해 전기차 배터리 관련 영역을 넓히게 된다. 와슨은 전기차용 리튬전지 핵심 소재인 동박을 생산하는 전문기업이다. 동박 생산 기업 경쟁력은 동박을 얼마나 얇게 생산할 수 있는지에서 나온다.

와슨은 세계 최고 수준인 6㎛(나노미터) 두께 동박을 양산하고 있으며 이 같은 기술력을 갖춘 기업은 전 세계를 통틀어 5곳에 그친다. 와슨은 이 같은 기술력을 바탕으로 중국 최대 배터리 생산기업 CATL은 물론 중국 전기차 기업인 BYD 등과 같은 리튬전지 제조사 핵심 공급처로 유명하다.
와슨은 지난해 매출 3400억원, 영업이익 620억원의 실적을 기록했다. 동박 생산 규모를 올해 3만t에서 2022년 7만5000t까지 확대할 복안을 갖고 있어 실적 성장세가 두드러질 것으로 예상된다.
미래에셋PE 투자가 완료되면 SK그룹 지주사인 SK(주)의 룽뎬 투자 역시 마무리된다. SK(주)는 지난달 이사회를 열어 룽뎬 투자를 위해 중국 계열사인 투자목적회사(SPC) 골든펄 전기차(EV)솔루션에 2712억원을 출자한다고 공시한 바 있다.
SK(주)는 계열사 출자 금액만큼 룽뎬에 투자해 지분 30%를 확보한다. 이로써 미래에셋PE와 SK(주) 양사는 룽뎬 투자를 통해 와슨을 간접 보유하는 효과를 누리게 된다.
미래에셋그룹은 최근 중국과 동남아시아 지역 4차 산업혁명 기업 투자에 집중하고 있다. 해외 신성장 기업에 대한 투자를 통해 이익을 창출하고 이를 국내 투자자와 공유해 국부를 창출하기 위한 포석이다.
앞서 미래에셋은 중국 차량공유 시장 1위 기업인 디디추싱에 2800억원을, 동남아 차량공유 시장 1위 기업인 그랩에 1700억원을 각각 투자한 바 있다. SK그룹 역시 그랩에 810억원을 투자한 바 있다.
미래에셋그룹은 중국 룽뎬의 주력 IB 자문사로 자리매김할 복안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비상장사인 룽뎬이 기업공개(IPO)에 나설 경우 미래에셋이 지닌 글로벌 네트워크를 활용할 수 있는 데다 추가 자금 수요가 발생하면 국내 투자자 유치 창구로 미래에셋대우가 적극 나설 계획이다.
박현주 회장은 최현만 미래에셋대우 수석부회장을 정점으로 하는 부회장단에 국내 사업을 맡기고 해외사업에 전념하고 있어 앞으로도 아시아 지역을 비롯한 글로벌 각지에서 투자 대상을 직접 선별해 투자 성과를 극대화하기 위한 노력을 경주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우람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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