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는 잇단 대형 인수합병(M&A)과 지분투자를 통해 글로벌 영토확장에 속도를 내면서 성과가 나오고 있다고 17일 밝혔다.
가장 두드러진 성과는 바이오·제약 영역이다. SK에 따르면 뇌전증 신약인 세노바메이트(Cenobamate)와 수면장애 신약 솔리암페톨(Solriamfetol)의 FDA 신약판매 허가 및 상업화가 2019년 내 이뤄질 가능성이 커졌다.
이에 따라 SK의 기업가치도 큰 폭으로 상승할 것이라는 전망이 증권가에서 힘을 얻고 있다. 대신증권은 이날 보고서에서 "SK바이오팜의 신약가치는 6조 2172억원으로 추정되며 SK바이오팜의 가치를 기존에는 장부가액으로 반영했다면 이제는 현실화해야 할 때"라며 "SK의 목표주가도 37만원으로 상향 조정한다"고 밝혔다.
SK는 지난해 총 투자액 1조5000억 원의 절반이 넘는 금액이 바이오·제약과 에너지 등 미래 신성장 동력 육성을 위한 글로벌 투자에 쓰였으며 올해 그 비율은 90%에 달할 전망이다.
최태원 회장이 비즈니스모델 혁신 방법 중 하나로 '글로벌 경영'을 강조하면서 SK도 '글로벌 투자형 지주회사'로 도약을 본격화한 것이다.
또한 CMO(Contract Manufacturing Organization, 의약품 위탁생산 업체) 분야에서 최근 2년간 글로벌 M&A을 연달아 성공시키며 단숨에 업계의 신흥강자로 떠올랐다. 지난 해 아일랜드 원료의약품 생산 공장인 'SK바이오텍 아일랜드'를 인수한 데 이어 올해 7월 미국 앰펙(Ampac Fine Chemicals) 인수에 성공했다. 글로벌 제약 시장을 양분하는 유럽과 미국에서 최고 기술력으로 고난이도의 의약품을 생산하는 기업들을 품에 안은 것이다.
이와 함께 SK는 에너지 영역의 전문성을 바탕으로 북미 최대 천연가스 및 원유 생산지의 고성장 기업에 투자하고 있다. 지난해 10월 미국 셰일가스 G&P(Gathering & Processing) 기업인 유레카(Eureka)에 이어 지난 5월 미국 셰일원유·가스 G&P 기업인 브라조스 미드스트림(Brazos Midstream)에 2억5000만 달러 규모의 투자를 결정한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단기간에 글로벌 투자 전문성 및 네트워크를 확보한 SK가 전문 투자사들과의 경쟁 속에서 선제적으로 고성장 기업을 발굴해 투자한 결과"라고 평가했다. 향후 전망도 밝다. 글로벌 친환경 에너지 수요 증가에 힘입어 미국 정부는 대규모 셰일가스 파이프라인 건설 등 인프라 투자를 계획하고 있으며 2019년까지 현 2배 수준으로 운송량이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또한 글로벌 투자를 통해 미래 신기술과 산업 트렌드에도 발빠르게 대응하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모빌리티(Mobility) 분야다. 지난해 한국기업으로는 처음으로 미국 1위 P2P 기업 투로(TURO)에 투자했고, 말레이시아에 쏘카와 합작법인을 세워 한국형 카셰어링의 글로벌 진출을 알렸다. 올해 상반기 동남아 1위 카셰어링 그랩(Grab) 투자는 SK㈜의 글로벌 모빌리티 사업확장에 있어 가속 패달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이밖에도 SK는 급증하는 중국의 전자상거래 수요에 발맞춰 핵심 인프라사업인 물류영역 투자도 지속하고 있다. 지난해 중국 2위 물류센터 운영기업인 ESR(E-Shang Redwood Group) 지분 11.77%(약 3720억 원)을 신주 인수한 데 이어 올해 추가 지분 투자를 진행했다. ESR은 중국의 대표적 온라인몰인 알리바바와 징둥닷컴 외에도 아마존, H&M 등 주요 200여 개 고객사를 보유하고 있다.
[디지털뉴스국 이상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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