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실적 괜찮은데…공모가 30% 밑돈 새내기株 속출
입력 2018-12-16 17:15 
증시 침체가 계속되면서 공모가 밑으로 추락하는 새내기주가 속출하고 있다. 공모가 대비 주가가 30% 이상 하락한 넷마블, 진에어, 티웨이항공 등이 대표적이다. 대내외 악재로 기초체력이 상장 당시보다 약해졌다는 점을 감안해도 주가가 과도하게 빠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16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해 1월 이후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한 회사들 가운데 공모가 밑으로 떨어진 종목은 11개다. 이 중 6개가 공정거래위원회 분류 기준으로 대기업집단(계열사 포함)에 속해 있거나 중견기업으로 분류되는 곳이다.
14일 종가 기준으로 넷마블(-32%), 진에어(-40%), 티웨이항공(-36%), 삼양패키징(-32%), 아시아나IDT(-19%), 오렌지라이프(-13%)가 공모가를 밑돌고 있다.
전문가들은 새내기주가 같은 충격에도 더 큰 영향을 받는다고 설명한다. 투자의 '기준'이 되는 저점이 형성돼 있지 않아 주가가 공모가 밑으로 빠지면 속절없이 무너지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증권사의 투자전략 담당 한 연구원은 "새내기주들은 올해 폭락장에서 동종업계 경쟁자들 대비 더 빠지는 모습을 보여줬다"며 "이는 폭락하는 주가를 밑에서 잡아줄 저항선이 없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 같은 경향을 역으로 이용할 필요가 있다는 조언이 나온다. 저항선이 없어 일단 공모가가 깨지면 낙폭이 지나치게 확대되는 만큼 되레 저가 매수 기회를 포착할 수 있기 때문이다. 가격이 과도하게 빠지면 더 큰 폭으로 오를 여력이 생긴다.
과거에도 우량주들은 공모가 밑으로 빠져도 다시 공모가 위로 대부분 올라왔다. 2014년 상장한 삼성SDS(공모가 19만원)는 지난해 12만원 선까지 떨어지고, 최근 17만원으로 주저앉기도 했지만 성장성에 대한 우려가 일부 해소되자 19만원 선으로 복귀했다.
넷마블은 2017년 15만7000원으로 상장했지만 주가가 10만6000원까지 내려간 상태다. 지난 6일 출시된 최대 기대작 '블레이드앤소울 : 레볼루션(블소 레볼루션)'이 서비스 첫날 기대보다 낮은 매출을 기록하면서 실망 매물이 쏟아졌기 때문이다. 하지만 넷마블이 매출(3분기 5260억원) 기준 국내 1위 게입 업체고, 향후 성장 모멘텀이 풍부하다는 점에서 하락폭이 과도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김동희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블소 레볼루션의 출시 첫달(12월) 일매출은 19억2000억원으로 기대치에 부합할 전망"이라며 "내년 상반기 'BTS월드' 'A3' '세븐나이츠2' 등 신작 출시가 예정돼 있어 강력한 매수 기회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진에어와 티웨이항공도 저평가 매력이 돋보이는 종목이다. 이 중 진에어는 국토교통부 제재로 신규 취항과 항공기 도입이 막히면서 경쟁사 대비 주가가 과도하게 내려갔다. 내년 추정 주가수익비율(PER)이 7.6배로 경쟁사 평균 대비 20%가량 낮다.
증권업계에 따르면 내년 상반기 중 제재가 해제될 것으로 보여 하반기부터 폭발적인 성장이 기대된다.
배세진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국토부 제재 해제 시 2019년부터 공격적 신규 항공기 도입으로 2020년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30%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티웨이항공은 항공 업황 때문에 피해를 본 종목이다. 지난 8월 상장할 당시 유가가 치솟고 원화 가치가 하락하면서 주가가 급락했다. 올해 영업이익(700억원)이 지난해 대비 50% 증가할 것으로 예상됐음에도 주가가 석 달간 40% 가까이 빠졌다. 같은 기간 경쟁사인 제주항공(-20%), 진에어(-19%)보다 두 배 가까이 낙폭이 컸다.
아시아나IDT는 낮게 책정된 공모가에 비해서도 주가가 20% 가까이 떨어졌다. 공모희망가가 1만9300~2만4100원이었으나 실제 공모가는 크게 낮은 1만5000원에 결정됐다. 1.22대1의 저조한 일반 청약 경쟁률이 초기 주가에 악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애초 낮은 공모가를 감안하면 최근 주가가 투매적 성격이 크다는 지적이 나온다.
최종경 BNK투자증권 연구원은 "아시아나IDT와 똑같은 그룹 IT솔루션 업체 롯데정보통신도 지난 7월 상장 직후 14% 하락했다가 한 달 만에 30% 이상 상승했다"며 "아시아나IDT 주가는 공모희망가 하단인 1만9300원 수준까지는 올라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의명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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