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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K뮤직]왕관의 무게 견딘, 방탄소년단 눈물의 의미
입력 2018-12-16 09:37  | 수정 2018-12-17 13:37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박세연 기자]
세계를 호령한 일곱 명의 청년은 '올해의 가수' 호명에 오열했다. 참을 새 없이 얼굴을 흠뻑 적신 그들의 눈물은, 터져나온 울음은 마치 어린 아이의 그것과 같았다.
방탄소년단이 지난 14일 '2018 MAMA PREMIERE in HONG KONG(2018 마마 홍콩)' 올해의 가수상 수상 직후 쏟은 눈물이 두고두고 회자되고 있다. 감히 짐작할 수조차 없는 '왕관'의 무게를 견디고 1년간 눈부신 성과를 내놓은 방탄소년단이지만 뜨거웠던 만큼, 무거웠던 한 해였음을 짐작하게 한 대목이다.
이들은 '2018 MAMA'에서 올해의 앨범상과 올해의 가수상, 월드와이드 아이콘 오브 더 이어(Worldwide Icon of the Year)까지 총 4개 중 3개의 대상 트로피를 획득했다. 이 외에도 틱톡 베스트 뮤직비디오, 베스트 아시안 스타일, 엠 웨이브 글로벌 초이스, 월드와이드 팬스 초이스 톱 10, 페이보릿 뮤직비디오, 페이보릿 댄스 아티스트 남자까지 총 9개 부문을 휩쓸었다.
올해의 앨범상 수상 직후 RM은 팬들 및 동료 아티스트들에게 영광을 돌린 데 이어 자신들을 키워 낸 빅히트 방시혁 프로듀서를 길게 언급하며 고마움을 표했다. RM은 "우리가 아무 것도 없을 때 그런 우리들을 데리고 작업실과 연습실, 숙소까지 물심양면으로 지원해주시면서 가르쳐주셨다. 또 2014년 우리가 많이 보잘 것 없을 때 '너희가 데뷔 전부터 대상가수라고 생각했고, 너희를 믿는다'는 말씀을 하셨다. 당시 방PD님 작업실을 나오면서 'PD님이 많이 힘드신가보다' 했던 기억이 있다. 주위에서 '여기서 커리어가 끝날 수도 있다'며 말리셨다고 하는데, 아무 것도 없을 때 우리를 믿어주시고 사랑해주신 방PD님께 이 영광을 돌리겠다"며 감격에 겨워했다.

올해의 가수상을 수상한 뒤에는 모든 멤버들이 눈물을 쏟았다. 제이홉은 "무대에 올라오기 전에 걱정을 많이 했다. 여러분들에게 항상 최고의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고 실수 하지 않는 모습을 보여 드리고 싶기 때문에 항상 매번 무대를 올라가기 전에 심장 졸이며 무대 준비를 하는 것 같다. 나는 이 상을 받아도, 받지 못해도 울었을 것 같다. 너무 많은 고생을 했기 때문에, 그리고 여러분에게 너무 많은 사랑을 받았기 때문에 꼭 보답을 해드리고 싶었다. 정말 감사 드리고 지금 이순간 같이 있는 멤버들에게 너무 고맙다는 말 해주고 싶다. 감사하다. 사랑한다"고 밝혔다.
지민은 "저희가 올해 보내오면서 힘든 일도 있었고 저희끼리 얘기하며 뒤돌아보는 시간이 있었는데 그러면서 느낀 것은 '우리 뒤에 많은 사람들이 있구나, 언제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우리 곁에 있었을까'하는 것이었다. 그런 생각을 하며 힘들더라도 항상 힘낼 수 있었고 행복하다는 생각 할 수 있었다.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하다는 얘기 전하고 싶다. 이 상을 정말 이 자리에서 다시 받고 싶었다. 여러분이 저희를 자랑스러워하는 자부심은 곧 저희의 자부심이기 때문이다. 내년에는 더 좋은 모습 보여드리고 다시 이 상으로 보답하겠다. 사랑한다"고 말했다.
뷔, 슈가에 이어 수상대에 선 진은 "올해 초가 생각난다. 저희가 심적으로 힘들었었다. 그래서 저희끼리 얘기하면서 해체를 할까 말까 고민도 했고, 그런데 다시 마음을 다잡고 이렇게 좋은 성적을 낼 수 있게 돼서 너무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다시 마음 다잡아준 우리 멤버들에게 고맙고 저희 항상 사랑해주시는 아미에게 감사하다고 얘기하고 싶다. 감사하다"고 말했다.
진의 해체 언급에 뷔를 비롯한 멤버 전원이 참았던 눈물을 쏟았다. 2017년을 예상을 뛰어넘는 '월드 와이드' 스포트라이트 속 뜨겁게 장식한 방탄소년단이 2018년을 준비하고 시작하는 시점에서 얼마나 많이 고뇌 했는지, 매 무대에 설 때마다 얼마나 많은 부담감을 느꼈을 지 짐작하게 한 장면이다. 더 이상 정상이 없을 것 처럼 느껴질 정도로 훨훨 날아오른 만큼, 가장 뜨거운 순간 아름다운 마무리를 떠올렸을 심정도 짐작 할 만 하다.
하지만 방탄소년단은 그들 스스로를 뛰어넘었다. 2017년도 큰 박수 받아 마땅했으나 2018년엔 그보다 더한, 음악사적으로 위대한 업적을 수차례 쌓아 올렸다. 한국 가수 최초의 빌보드 차트 정복, 세계적인 음악 시상식 2연패, 한국 가수 최초의 뉴욕 시티필드 단독 공연, 가온차트 집계 사상 최다 음반 판매량 달성 등 헤아릴 수 없는 대기록이 방탄소년단에게서 쏟아져 나왔다. 지구촌을 'BTS' 하나로 대동단결시킨, 엄청난 화력에 외신은 '21세기 비틀즈'이라는 영예로운 호칭도 아끼지 않았다.
'다음'에 대한 기대가 주는 부담감에 속앓이 해 온 방탄소년단을 다시 일어서게 만든 힘은 그들 스스로였고, 그들을 무한 지지하는 아미(ARMY)였다. 방탄소년단에게 아미가 특별할 수 밖에 없는 이유다. 방탄소년단이 스스로를 믿고 힘을 냈기에 이날의 영광스런 순간이 있었고, 아미가 있었기에 2018년 오늘의 방탄소년단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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