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인터뷰]나종호 한국강소기업협회 상임부회장
입력 2018-12-12 17:59 
[사진제공=한국강소기업협회]

오는 13일 한국강소기업협회 주최로 한국의 중소기업 중 잠재력 있는 강소기업을 발굴해 시상하는 '제1회 대한민국 강소기업 대상'이 열린다.
한국강소기업협회는 혁신상품, 상생협력, 해외수출 등에서 성과를 창출한 강소기업을 골라 시상한다.
영국 국립과학기술재단의 연구에 따르면 6%의 강소기업이 신규 일자리의 54%를 제공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에 이를 적용한다면 강소기업이 '청년일자리 해결사'가 될 수 있다.
국내 기업 중 99%에 해당하는 중소기업을 강소기업으로 키워야 한다고 역설하는 나종호 한국강소기업협회 상임부회장(한신대 교수, 경영학 박사)을 통해 강소기업 발굴의 중요성을 들어봤다.
◆한국강소기업협회 설립 목적은
한국강소기업협회는 중소벤처기업부 산하 사단법인으로 중소기업 사업주와 이들을 지원하는 전문가 등 1040여명의 회원으로 구성됐다. 회원사인 중소기업들이 서로 협력하거나 외부 대기업과 상생할 수 있도록 비즈니스를 연결하고 아이템을 발굴하며 판로를 개척해 강소기업으로 거듭날 수 있게 지원한다. 이를 통해 국가경제 발전에도 기여하는 게 목적이다.
협회 설립을 마음먹게 된 동기는 대학교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면서 젊은 학생들이 취업난 때문에 생활안정이 안돼서 결혼율이나 출산율 저하의 원인이 된다는 것을 가까이에서 체감하면서부터다. 젊은층의 취업을 위해서는 우리나라 절대다수인 중소기업의 경쟁력을 높여 강소기업으로 성장하도록 돕는 협회 같은 단체가 필요하다는 생각으로 이어졌다.
◆강소기업이 중요한 이유는
독일은 대기업을 많이 보유하고 있지는 않지만 경쟁력 있는 강소기업을 통해 국가경제의 균형을 이루고 있다. 독일 강소기업은 평균 영업이익률이 10% 이상이다. 평균 종업원 수도 2000명이 넘는다. 독일 강소기업은 하루아침에 만들어진 게 아니라 오랜 기간 기업들의 자발적인 상생협력과 노력의 결과물이다.

우리나라는 중소기업 숫자가 전체의 99%, 중소기업 종사자는 전체의 88%에 달하지만 글로벌 경쟁력을 가진 강소기업이 많지 않다. 중소기업 대부분은 경쟁력도 부족하다. 대기업 의존도도 지나치게 높다.
대기업에 비해 중소기업 근로자들의 임금수준도 낮다. 과거 10년 동안 가계소득은 연 2~3% 수준이지만 대기업 소득증가율은 연 20% 수준이다.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빈부 격차가 갈수록 커지는 이유다.
따라서 우리나라도 독일처럼 경쟁력 있는 세계적인 강소기업을 육성,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동반성장하는 구조로 바꿔나가야 한다. 강소기업들이 많이 생겨 고용을 창출하고, 근로자들의 소득이 향상돼야 소비도 늘어나고 내수가 활성화된다. 덩달아 중산층이 두터워져 우리 경제가 안정화될 수 있다.
◆대한민국 강소기업 대상 개최 계기는
한국강소기업협회가 '제1회 대한민국 강소기업 대상'을 마련한 것은 경제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중소기업의 경쟁력 강화와 강소기업 육성이 절실하게 필요하다는 점을 인식했기 때문이다.
잘 알려져 있지 않지만 특정분야에서 자신만의 차별화된 경쟁력을 바탕으로 세계시장을 지배할 수 있는 작지만 강한 잠재력 있는 중소기업을 지속적으로 발굴·육성하는 것도 필요하기 때문이다.
◆중소기업이 가야할 방향과 전략은
요즘 4차 산업혁명이 화두가 되고 있다. 중소기업도 지금까지 이뤄왔던 사업방식이나 성과에만 몰입하지 말고 익숙한 것을 과감히 탈피해야 한다. 기존 사업에 정보통신기술(ICT)을 접목하는 노력을 강화하고 해외시장 진출을 모색하는 등 오픈형 사업을 적극 시도해야 한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에는 인공지능, 사물인터넷, 로봇, 3D프린팅 기술 등을 융합하고 다양한 산업과 연결하고 상생 협력해야 한다. 그 중심에는 중소기업이 있다. 또 4차 산업혁명은 창의성, 스피드가 중요하다. 대기업보다 중소·중견기업이 변화에 빨리 적응할 수 있다.
기존 경영방식과 성장 논리에서 벗어나 앞으로 기회가 있고, 중소·중견기업이 잘 할 수 있는 사업으로 진출을 적극 모색해야 한다. 중소기업은 지금부터 성장하는 빅데이터에 기반한 플랫폼 사업구조를 가진 대기업이나 IT기업들과 상생협력 기회를 적극적으로 만들면서 해외 진출을 모색해야 한다.
◆한국강소기업협회가 거둔 성과는
강소기업은 하루아침에 만들어지지 않는다. 한국강소기업협회 목표는 2030년까지 1만개의 차별화된 아이템을 발굴, 해외시장에 진출시켜 글로벌 히트상품으로 만드는 것이다. 동시에 2030년까지 1만개의 강소기업을 육성한다는 목표도 세웠다.
한국강소기업협회는 매월 비즈니스 매칭데이를 열어 회원사들의 비즈니스를 소개하고 협업하는 방안을 시행하고 있다. 이 같은 상생협력 성과와 실적은 이미 나타나고 있다. 외부 대기업과의 상생협력도 활발히 추진하고 있다.
삼성전자와는 25개 회원사가 각각 개별 미팅을 갖고 협력방안을 구체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아마존코리아와도 회원사 60개사가 아마존닷컴 입점 설명회를 진행해 현재 23개사가 아마존 담당이 개별적으로 확정돼 입점을 준비하고 있다.
베트남 빈그룹 대형유통에도 12개사 상품 취급을 검토하고 있다. 롯데백화점, 갤러리아백화점과는 10여개 회원사 상품 입점을 협의하고 있다.
◆한국강소기업협회의 향후 계획은
독일 강소기업대학인 미텔슈탄트 대학과 협업, 강소기업 육성 프로그램을 도입할 계획이다. 매년 연말 '대한민국 강소기업 대상' 시상식을 열어 잘 알려지지 않은 잠재력 있는 강소기업도 발굴해 나갈 방침이다.
또 우리나라 문화와 관련된 한복, 한식, 한지, 한류 화장품 등 차별화된 아이템을 개발한 뒤 공동마케팅을 통해 육성할 계획이다. 회원사가 보유한 지역 특산품 중 경쟁력있는 상품을 발굴해서 육성하는 것도 적극 추진할 방침이다.
히든챔피언을 양성하는 강소기업 CEO과정과 영업마케팅 실무 전문가 과정도 운영할 예정이다. 아울러 각 지역별 대학들과 산학협력을 통해 우수한 인재를 발굴한 뒤 중소기업에 공급하고, 지역 중소기업도 육성할 계획을 세워뒀다.
[디지털뉴스국 최기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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