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서울시, 종각역 유휴 지하공간 `태양광 정원`으로 조성
입력 2018-12-11 14:17 
서울시가 지하정원(사진 아래)으로 조성할 예정인 종각역 내 유휴공간 모습 [자료 = 서울시]

서울시는 지하철 1호선 종각역에서 종로서적(종로타워 지하 2층)으로 이어지는 지하 유휴공간(850㎡)이 태양광으로 식물을 키우는 지하정원으로 재생해 내년 10월 시민에게 개방할 예정이라고 11일 밝혔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지난 5일 오전 서울 월드컬처오픈코리아에서 열린 한국신문방송편집인협회 초청 토론회에서 이 내용을 먼저 밝히기도 했다.
종각역 지하공간은 평소 인적이 드물고 통로 역할에만 머물러 있다. 이 공간에는 간헐적으로 신진작가들이 소품을 판매하는 소규모 플리마켓이 열리긴 하지만 대부분 비어있는 상태다.
작년부터 이 공간 활용방안을 고민해온 시는 지하공간치고 드물게 넓고(850㎡) 천장이 높은(약 5m) 광장 형태로 조성된 점, 지상부에 광장이 있어 일조환경이 좋은 점 등을 고려해 '자연광을 이용한 지하정원'으로 조성하기로 방향을 잡았다.
이번 프로젝트의 핵심 시설은 지상의 햇빛을 지하로 끌어들여 지상과 유사하게 다양한 식물이 자랄 수 있는 지하 환경을 구현해내는 '태양광 채광시스템'이다. 천장의 8개 채광시스템을 통해 자연광을 지하로 끌어들여 마치 햇빛이 스며드는 동굴 속에 들어온 것 같은 공간으로 재탄생된다.

이 채광시스템은 2개의 비구면 거울을 이용해 태양광을 고밀도로 집광한 후 특수제작한 렌즈를 통해 장거리 전송하는 원격채광 방식이다. 지상부(종로타워 앞 광장)에 설치되는 집광부는 투명한 기둥형태로 설치해 집광된 태양광이 지하로 전송되는 과정을 직접 눈으로 볼 수 있게 할 계획이다. 야간에는 내장된 LED광이 경관등 역할을 한다.
이 시설은 야간시간대, 비가 오거나 흐려서 태양광이 비추지 않는 날에는 자동으로 LED 광원으로 전환돼 외부 날씨와 상관없이 일정 조도 확보가 가능하다.
식물이 식재되는 정원은 전체 공간의 약 1/6 규모(145㎡)다. 이 지하정원에는 광량이 많아야 재배 가능한 레몬트리, 오렌지나무 같이 과실수와 이끼 등 음지식물을 포함 다양한 식물을 식재해 사계절 내내 푸른 '도심 속 작은 식물원'으로 조성할 계획이다.
시는 지난해 현장조사를 거쳐 올초 기본구상 수립을 완료하고 연내 마무리를 목표로 현재 기본·실시설계를 진행 중이다. 내년 2월 착공, 10월에 시민들에게 개방한다는 방침이다.
지하정원 조성 후에는 모니터링 등 데이터 축적 과정을 거쳐 '자연광에 의한 지하정원'을 국제표준화기구(ISO)에 인정 추진할 계획이다. 지하정원 R&D 허브를 목표로 국내·외 정책 수출 가능성 여부도 검토한다.
김학진 서울시 안전총괄본부장은 "지하 유휴공간을 태양광이 비추는 도심 속 지하정원으로 재생하는 이번 프로젝트는 단순 경관개선이 아닌 지하 유휴공간의 선도적인 재생모델이자 혁신적인 생태적 공간이 될 것"이라며 "종각역을 오가는 직장인과 시민들이 지하공간에서도 푸른 정원을 느끼며 쉬어갈 수 있는 이색 공간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디지털뉴스국 이미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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