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한파 덮친 금융권…농협·하나銀 잇단 희망퇴직
입력 2018-12-09 17:26  | 수정 2018-12-09 20:51
은행과 카드, 보험사 등 금융사들이 연말을 맞아 직원 줄이기에 나섰다.
9일 금융권에 따르면 주요 시중은행은 최근 임금피크제 적용 직원을 중심으로 희망퇴직 신청을 받았거나 받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 NH농협은행은 지난달 10년 이상 근무자 가운데 만 40세 이상 직원과 내년부터 임금피크제를 적용받는 1962년생 직원을 대상으로 하반기 명예퇴직 희망자를 받았다. 신청자는 총 610명으로 집계됐다.
신한은행과 SC제일은행도 연말연시 희망퇴직 진행 여부를 검토 중이다. 2015년부터 올 초까지 4000여 명을 희망퇴직으로 내보낸 KB국민은행도 임금피크제 예정자를 대상으로 퇴직 접수를 할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지난 7월 KEB하나은행은 준정년 특별퇴직을 통해 총 274명을 줄인 바 있다.
감원 움직임은 금융권 전반에서 나타나고 있다. KB증권은 오는 12일까지 43세 이상 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 신청을 받는다. KB손해보험도 2015년 LIG손해보험을 인수한 이후 처음으로 희망퇴직을 진행하기 위해 노조와 협의 중이다. 미래에셋생명은 지난 10월 118명을 희망퇴직으로 내보냈다. 이 회사 전체 임직원 1100명의 10%를 넘는 숫자다.

카드업계에서는 현대카드·캐피탈이 최근 보스턴컨설팅그룹(BCG)의 경영진단 결과를 바탕으로 희망퇴직 신청을 받고 있다. 이와 관련해 BCG는 현재 1600여 명인 현대카드 임직원 중 400명을 줄여야 한다고 진단했다.
금융사들이 인원 줄이기에 나선 것은 대외적인 여건 변화로 기존 인력 규모를 그대로 가져가기에는 힘에 부친다는 판단 때문이다. 은행에서는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을 통한 비대면 거래가 늘어나는 데 맞춰 오프라인 영업점을 줄이고 인력 구조도 슬림화하고 있다.
보험과 증권, 카드사 감원은 실적 악화 영향이 크다. 올 1~3분기 생명보험사들의 영업손실은 1년 전 같은 기간보다 1조2582억원 늘었다. 여기에 2022년 새 회계제도(IFRS17) 도입에 대비하려면 자본 수조 원을 더 쌓아야 하는 만큼 인건비를 비롯한 비용 졸라매기에 나설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주식시장 침체로 수수료 수익이 뚝 떨어진 증권사, 가맹점 수수료율 인하로 타격을 받은 카드사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금융권 관계자는 "경기 침체가 우려되는 내년에는 금융업 수익성이 올해보다 떨어질 가능성이 높다"며 "인력 구조조정 속도도 더 빨라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태성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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